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내 마음의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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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만에 찾은 영주 부석사, 첫번째 방문은 일 때문이었고, 두번째는 순수하게 여행으로 왔습니다. 이번에는 아내와 아들도 동행 했습니다. 갑자기 부석사를 찾은 이유는 영주 부석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그리고 양산 통도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까지 모두 7곳의 산사가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고 합니다. 저는 두 곳 빼고는 한 두번씩 가본터라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부석사 하면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을 떠 올립니다. 이것은 국립 중앙 박물관장을 지내신 최순우 선생님의 대표작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어서서'라는 책 때문입니다. 

「기둥의 높이와 굵기, 사뿐히 고개를 든 지붕 초녀의 곡선과 그 기둥이 주는 조화,

간결하며서도 역학적이며 기능에 충실한 주심포의 아름다움, 이것은 꼭 갖출 것만을 갖춘 필요미이며,

문창살 하나 문지방 하나에도 비례의 상쾌함이 이를 데가 없다.

눈길이 가는 데까지 그림보다 더 곱게 겹쳐진 능선들이 모두 이 무량수전을 향해 마련된 듯 싶어진다.」

최순우전집,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어서서'

최순우 선생님의 이 책 때문에 부석사 무량수전으로 가면 누구나 배흘림 기둥에 기대어 서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서울 성북동의 최순우 옛집이 떠 오릅니다. 아담한 한옥과 방문 앞에 걸려 있는 '두문즉시심산'이라는 글자도 생각납니다. '문을 닫으면 깊은 산속'이라는 뜻 입니다. 이 곳에서 최순우 선생님은 말년을 보냈으며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어서서'를 집필하셨다고 합니다.

최순우 옛집 보기

성북동으로 떠나는 고택 탐방

 

무량수전 앞마당 끝, 안양루에서 바라 보는 소백산 연봉들의 모습입니다. 남서쪽으로 뻗은 백두대간이 국망봉-연화봉-죽령을 넘어 속리산으로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누구라도 여기에 있으면 시인이 되는것일까요? 그래서 인지 옛날 많은 문인들이 안양루에서 바라본 소백산의 풍광을 시문으로 남겼고 누각 내부에 걸어 놓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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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이 보고 싶어졌다.

 

"영주 부석사는 해질녘에 가야 한다." 저녁 6시가 훌쩍 지난 시간 부석사 주차장에 들어 섰습니다. 주차장 매표원은 퇴근을 했는지 사람도 없고 주차장도 텅 비어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10년전 보다 거리가 깨끗해 졌음을 느낍니다. 주차장에서 부석사까지는 500미터 정도, 어른 걸음으로  15분이면 갈 수 있지만, 일주문지나 천왕문을 통과 하면서 경사도 쎄지고 무량 수전으로 올라가는 길은 꽤 가파른 돌계단으로 몸이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힘들수도 있습니다.  

부석사는 문화재 관람료를 내야 합니다. 어른 1200원 어린이 800원

태백산 부석사 일주문에 기대어 앉아, 부석사는 소백산 자락 봉황산에 있는 절인데 일주문에는 '태백산 부석사'라고 써 있습니다. 부석사 바로 옆이 강원도 태백과 영월이긴 하지만, 좀처럼 이해가 안됩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백두대간 영주와 단양을 이어주는 '고치령'을 기준으로  남쪽은 소백산, 북쪽은 태백산으로 불렀다 합니다.     

부석사로 올라가는 은행나무길 오른쪽은 사과밭, 왼쪽은 인삼밭이었는데 인삼밭은 사라지고 소나무밭이 됐네요.

법고가 있는 범종각

안양루로 올라가는 가파른 돌계단에서...

안양루에 올라서다. 안양은 극락세계를 말합니다. 무량으로 가는 길목 입니다.

드디어 부석사의 주불전인 무량수전 앞에 섰습니다. 끝없는 지혜와 무한한 생명을 지녔다고 '무량수불'로도 불리는 아미타여래를 모신 전각 입니다. 아미타여래, 무량수불이 있는 전각, 무량수전 입니다.  

예전에 찍어놓은 사진을 꺼내 봅니다. 무량수전 속 아미타여래좌상은 정면이 아닌 동쪽으로 돌아 앉아 있는게 특이합니다.  

드디어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어 섰습니다. 

무량수전 앞 마당의 석등과 안양루 처마끝에서 이어지는 소백산의 풍경이 고즈넉하고 아름답습니다.  

부석사라는 이름이 유래된 '부석' 뜬돌 입니다. 양쪽에서 명주실을 잡고 지나가면 통과 된다고 합니다.

부석사 3층석탑과 안양루, 소백산, 해넘이

7시가 넘자 부석사 경내에 조용한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2008년 9월의 부석사 모습 입니다. 달라진 것은 우뚝 자란 나무들 뿐입니다.

어쩌면 소백의 능선 뒤로 넘어가는 석양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석양은 커다란 나무 뒷 편으로 방향을 틀어 눈앞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석양은 겨울로 갈 수록 남쪽으로 내려 온다고 하죠. 부석사 올라가는 은행나무길이 노랗게 물 들면, 다시 한번 와야 겠습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서서  붉디 붉은 노을을 한번은 꼭 봐야 겠습니다. 뜨거운 가슴이 식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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