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뀌라고 들어보셨나요? 며칠전입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산길을 내려가고 있었는데요. 무언가 내 뒤에서 도로롱 도로롱 하고 따라 오고 있었어요,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보니 그 무엇인가가 도로롱 도로롱 하면서 여전히 따라 오고 있더군요. 그런데 한 두개가 아니었네요. 턱~ 도로롱, 턱~도로롱, 하나가 나를 따라오다 지치면 바통을 이어받은 다른 녀석이 턱~ 도로롱 하며 나를 계속 따라 오는 것이었습니다. 많을 때는 한꺼번에 얼추 너댓 녀석이 나를 따라 내려 옵니다. 나를 따라오던 녀석들의 정체는 바로 '도토리' 였는데요. 상수리,굴참,신갈,떡갈,갈참,졸참 같은 참나무에서 길가로 턱~하고 떨어뜨린 동글동글 도토리 들이 도로롱 도로롱하며 저를 따라 오는 것이었어요. 혼자 내려가는 하산길이 도토리들 때문에 심..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5. 9. 24. 10:50
치명적인 말벌독에 쏘이다 몇해전 경험입니다. 북한산에서 엄지손가락 만한 장수말벌에 양쪽 복숭아뼈 부근에 두방을 쏘인 일이 있었습니다. 굵은 송곳이 몸속으로 쑥 들어오는 듯한 뜨거운 통증과 함께 삼사분 후 하늘이 빙글 돌면서 땅으로 꺼지듯 쓰려졌는데요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숨쉬기가 곤란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다행이 바로 근처에 북한산 산악구조대가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네명의 구조대원이 교대로 나를 업고 20여분을 뛰다시피 내려가는데 그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가뜩이나 호흡곤란으로 숨이 넘어갈 지경인데 구조대원의 등에 줄로 단단히 묶인 상태여서 더욱 고통이 가중됐습니다. 숨쉬기가 너무 힘들어 구조대원에게 제발 내려 달라고 사정을 할 지경이었습니다. 이틀같이 긴 20여분간의..
심심한사람 잡동사니/정보 2015. 9. 23. 16:03
추석에 추천하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오늘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보고 왔습니다. 평소 연극이나 뮤지컬은 볼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우연히 '지인 찬스'를 사용해서 관람했는데요 장장 두시간 동안 웃고 코끝 찡하게 울기도 했습니다. 출연자들의 호흡과 노래, 춤, 대사하나하나가 또렷하고 군더더기 없을 정도로 깔끔한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이 끝날때 까지 누구 하나 자리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박수를 치는 모습이 가슴 뭉클하더군요. 왠지 공짜로 이 공연을 본게 미안해 지더군요. 끝까지 열연하신 출연자들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은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며 보모님의 넉넉한 사랑을..
심심한사람 잡동사니/정보 2015. 9. 22. 14:36
가야산 단풍 기대하지 않았던 2015년 첫 단풍을 저 먼 남쪽, 가야산 국립공원에서 만났습니다. 가야산 1400미터 상왕봉 정상 부근에서 막 시작된 울긋불긋 단풍의 향연은 능선을 타고 넘는 구름과 만나 환상의 세계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올해 첫 단풍은 평년보다 1~2일 빠르고 절정은 평년과 비슷하다는 기상청 단풍예보와 달리 가야산의 단풍은 한달 일찍 시작된것 같은데요 기상청에서 발표한 가야산의 첫단풍은 10월14일, 절정은 10월28일이라고 했지만 가야산의 첫 단풍은 사진과 같이 이미 스타트를 끊은것 같습니다. 보통 첫단풍은 산정상에서 8부능선까지 단풍이 물 드는걸 이야기 하고 단풍 절정은 산 전체의80%가 단풍이 물들 때를 말합니다. 9월19일 토요일의 청명하게 맑은 가야산 국립공원의 풍경, 특히 칠불..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9. 21. 20:34
영월에서 알아주는 중국집 '영빈관' 벽화마을 부근이었는데 영월에서 유명한 벽화마을은 한창 공사중이고 옛날의 벽화들도 거의 사라진 후였다. 근처에 있는 라디오스타에 나왔던 영빈관이라는 중국집을 가기로 했다. 하루 웬종일 돌아다녔던 터라 다들 시장했다.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서너명은 모른다고 하고 마지막에 물어본 한 대학생은 "쪼~위로 쫌만 가면되요"라고 한다. 근처에 다왔겟구나 했는데 이건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위쪽도 아니었다. 골목을 돌아 돌아 한 오백미터는 더 올라온 뒤에야 빨간 간판을 만났다. 이쁜 고양이가 문앞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더군요. 아직 아기 고양인데 엄마가 버린걸 데리고 왔다고 합니다. 애교도 많고 귀엽더군요. 귀여운 길냥이가 문앞에서 손님을 맞이 합니다. 내부에는 라디..
심심한사람 나만몰랐던맛집 2015. 9. 19. 06:00
동강 어라연 산소길 트레킹 한층 부드러워진 가을빛 아래 동강 어라연 트레킹을 간다. 동강을 따라 걷는 어라연 트레킹 코스는 강원도의 산과 들, 바다와 강을 이어주는 70개 구간으로 구성된 '산소길'중의 하나이기도 하나입니다. 어라연은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영월읍 하송리에서 동강 윗 줄기 12km지점, 영월10경 중에 하나, 때묻지 않은 청정지역인 동강에서 경치가 가장 좋은 곳입니다. 이런 말만으로도 뭔가 대단한 비경이 상상되죠? 그리고 유명한 어라연 물굽이 사진도 관심을 끌기에 한 몫 단단히 했습니다. 어라연 동강 트레킹은 동강 거운분교에서 출발해 마차삼거리-만지나루-전산옥주막터-어라연-537m 잣봉- 전망대-마차삼거리-거운분교로 원점회기하는 8km거리의 4시간 코스인데요 동강의 강변길과 산길을 걷는 비..
심심한사람 국내여행/강원도 2015. 9. 18. 13:06
동쪽하늘에 뜬 일몰 외곽고속도로를 타고 김포톨게이트를 막 지날때다. 오늘따라 유난히 기세등등하던 태양도 힘없이 서해바다로 빨려 들어가고 고속도로 가로등도 불이 곧 켜질듯 껌뻑껌뻑 거리는 일몰이다. 확실히 해가 짧아짐을 느끼며 오늘따라 유난히 막히는 고속도로위에 거의 멈춤상태로 앞만 보고 있을 때다. 에어컨을 켜기엔 춥고 안켜기엔 좀 답답한 어중간한 계절이다. 창문을 한껏 내리니 시원한 밤공기와 함께 김포공항쪽으로 고도를 한껏 올리며 하늘로 치솟는 비행기에 시선이 따라갔다. 비행기의 머리 위에는 한 줌 붉은 노을빛에 물든 붉디붉은 구름과 아직은 청초한 푸른색의 하늘이 꽤나 대비를 이루고 있다. 오랫만에 보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손살같은 비행기는 눈을 피해 허공으로 숨어 버리고 남은 일몰의 잔흔만이 하늘을 ..
심심한사람 국내여행/경기도 2015. 9. 17. 13:06
정구지꽃, 부추꽃 부추꽃, 왠지 백합꽃이랑 비슷하게 보이죠? 백합과 식물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부추꽃은 백합꽃보다는 아주 작아서 눈여겨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이시기가 부추꽃이 피고 씨앗이 생기는 때 입니다. 부추는 한번만 씨를 뿌리면 이듬해부터는 뿌리에서 싹이 돋아나 계속 자라는 다년생 초본입니다. 별다른 품없이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뜯어 먹을 수 있는 고마운 채소죠. 저는 부추 한 움큼 넣고 묽은 밀가루 반죽 살짝 부어서 지져먹는 정구지찌짐의 고소한 기름냄새와 상큼한 정구지향이 가끔 생각납니다. 부산이 고향이 우리 동네에서는 부추를 정구지라고 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중의 최고는 부추 송송 썰어 넣은 재첩국이죠, 어릴적 낙동강에서 직접 잡은 뽀안 재첩국에 밭에서 갖 뽑은 도톰한 ..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5. 9. 17. 06:00
북한산성입구에서 찾은 평양초계탕 얼마전 지인이 북한산성 맛집이라며 소개해준 평양초계탕집입니다. 위치는 구파발에서 조금 더 들어가는 북한산성입구에 있는데 주로 아웃도어매장들만 줄지어 있는 곳이라 부근에 사는 사람나 등산객이 아니라면 찾아오기가 그다지 쉽지는 않은 곳인데요. 주변에 회사나 사무실이 있는것도 아니고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앉아 있네요. 등산객 차림도 아닌걸 보아하니 주변 은평뉴타운에서 왔을지도 모르겠군요. 아무튼 이곳이 나에게는 거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아주 아주 멀게 느껴지는건 어쩔수 없군요. 오래전에 우이동 북한산 입구에서 먹어본 기억으로는 삶은 닭을 찢어서 식초푼 국물에 넣어 먹는 음식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튀긴닭 외에는 별로 좋아 하지도 않은 괴상한..
심심한사람 나만몰랐던맛집 2015. 9. 16. 22:55
고씨는 살지 않는 고씨동굴 몇번이나 영월을 왔다 갔다 하면서도 한번도 들어간 적이 없었던 고씨동굴, 이번엔 기필고 가보리라 굳은 결심으로 찾았다. 고씨동굴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동굴로 천연기념물 219호라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고씨가족이 피난해 살던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고씨동굴은 총 3,388m중에 약 620m정도만이 개방되어 있다. 여름에는 14~16도, 나머지 기간에는 11~13도의 온도다. 종유관,종유석,석순,석주,동굴산호,유석,커튼과 동굴진주, 피솔라이트,동굴방패,곡석,월유등 다양한 동굴생성물이 분포하고 있다. 또한 박쥐를 비롯해 등줄굴노래기,담흑물결자나방,아시아동굴옆새우등 67종의 동굴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개장시간은 09:00~18:00분까지인데 입장은 17:00분까지 가능하다, 성수기..
심심한사람 국내여행/강원도 2015. 9. 11.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