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사진 혹한의 추위도 끝나가고 한낮의 태양은 두꺼운 외투를 벗어버리게 하는 따뜻한 날 입니다. 오늘은 서대문 안산자락 낡고 빈 집들이 즐비한 골목길을 걸었습니다. 웬지 이런 곳에 가면 길고양를 만나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좁고 높은 계단을 조금 올라가니 예상처럼 허물어진 담장 위에 길고양이가 저를 보면서 앉아 있습니다. 살금살금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손을 뻗으면 길고양이를 만질수도 있을것 같은 거리 입니다. 귓떼기는 너덜너덜 찢겨나가고 흑과백이 반반씩 잘 어울려 있는 통통한 녀석 입니다. 많은 길고양이들이 겨울을 나지 못하고 죽는다고 하는데 이 녀석은 용케도 추운 겨울을 버텨낸 것 같습니다. 게다가 포동포동하기 까지 합니다. 70-200mm 망원렌저로 몇 장의 사진을 찍은 뒤, 살금..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8. 3. 6. 16:00
길고양이의 비참함 얼핏 보아도 피골이 상접해서 병들고 굶주려 보이는 길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아직은 한기가 있는 겨울이라서 골목길 양지바른 곳에서 두 눈을 감은건지 뜨질 못하는 건지 고개를 비스듬히 떨궜습니다. 오늘 당장 죽을 것 처럼 위태롭고 애처러운 행색입니다. 가지고 있던 물이라도 줄려고 가까이 가니 힘들고 느릿하게 뒤로 물러 나더군요. 병든 길고양이를 괜시리 귀찮게 하는건 아닌지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길고양이들의 평균 수명은 3년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길고양이가 한 살이 되기 전에 죽는다고 합니다. 첫 고비는 2개월째고 그 다음은 첫 겨울을 넘기느냐 못 넘기느냐에 달렸습니다. 좋지 못한 영양상태와 비바람과 혹독한 추위에서 여러가지 바리어스에 감염되어 쉽게 죽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첫 겨울을..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6. 3. 12. 20:06
차 밑의 고양이 절에서 고양이는 처음봤다. 대부분 개를 많이 키우는것 같았다. 고양이에 비해 잡식인 개가 키우기 쉬웠을거다. 육식동물인 고양이가 흔한 생선 한 조각 얻어 먹질 못하니 절에서는 영 힘빠질 듯 하다. 아마도 절 부근에 사는 길고양이가 아닐까? 조계사 경내를 어슬렁 어슬렁 자기집 마당 돌아다니듯 순찰하듯 다닌다. 역시나 차를 좋아하는 고양이들 Cat under the car... 20150407/조계사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5. 4. 8. 10:32
오랫만에 찾은 용두산, 학창 시절 담담했던 기억들이 묻어 있는곳, 여전했다. 나무들이며 사람들이며 뒤로 우뚝 쏟은 타워도 그대로다. 장기두는 노인들, 간간이 보이는 노숙자들, 그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단지 세대가 바뀌었을뿐. 하늘로 쭉쭉 뻗은 큰 은행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었다. 그 길을 따라 내려오니 고양이들의 집단 급식소가 있다. 한 아주머니가 사료를 주고 계셨다. 매일 6시30분이면 고양이들이 알아서 모인다고 한다. 고양이 뱃속시계가 꽤나 정확한가보다. 매일 열댓마리 남짓한 고양이들이 아주머니의 호의를 받는다. 그러나 이런 호의에도 끼지 못하는 녀석들이 있다. 2013/08/08 용두산 배를 채운 듯 한발치 물러나 입가를 정돈하고 있다. 낮선이의 시선도 대수롭지 않는 듯 빤히 쳐다보기만 한다. ..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8. 9. 11:22
나가노현 하쿠바 키사키 호수, 일본 북 알프스의 눈 녹은 물이 모여서 이루어진 호수로 깨끗하기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 호수가에 위치한 소나무숲 캠핑장. 스르륵 다가가니 스르륵 다가온다. 다리 사이로 빙글빙글 돌며 지 몸을 부빈다.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단지 바지에 묻은 털이 잘 떨어지지가 않았을 뿐. 사람의 인기척과 시선에도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다는건 신뢰한다는거다. 이녀석과 나는 오늘 처음 보았을뿐. 그 어떤 신뢰의 기억도 없는데...이런다. 13/06/20 키사키 호수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26. 13:22
강아지가 많다. 고양이도 많다. 그가 좋아하는 비싼 오토바이도 두대가 있다. 그의 집 마당 풍경이다. 그는 광부도 했었고 기자도 했었고 환경운동도 했고 지금은 좋아하는 시를 쓴다. 섬진강이 보이는 가장 높고 경치 좋은 곳에 그의 마당이 있다. 즐거운 마당이다. 2012/09/05 지리산 하동 이원규 시인집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26. 12:32
수락산 정상에는 막걸리를 파는 곳이 있다. 이곳 주인인 김봉주씨는 자신의 땀과 부지런함을 판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수락산 정상, 막걸리 가게 주위를 맴도는 길고양이, 운이 좋으면 맘좋은 등산객이 싸온 족발 한 점쯤은 얻어 먹을 수 있지만 현실은 엉덩이 뼈가 앙상하게 삐죽 나온걸 보니 먹고 살기가 팍팍한것 같다. 사람이 사는 산 아래까지 내려오는 멧돼지는 그들 무리의 번식과 경쟁에서 도태된 애들이라고 한다. 이 길고양이도 그들만의 무리에서 도태돼어 이렇게 척박한 산정까지 올라온 것일까? 아니면 홀로 있고 싶어서 일까? 2009/08/10 /수락산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5. 14:56
경상북도 군위군, 병풍같은 계곡을 마주하고 있는 인각사라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桐華寺)의 말사이다. 또한 삼국유사를 쓴 일연스님이 입적하기 전 5년 동안 이곳에 머물며 삼국유사를 완성했다. 유래깊은 절이다. 인각사에서 만난 고양이다. 털색깔과 무늬는 고양이과 '삵'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까많다. 잠깐동안이지만 이놈과 나는 술래잡기 놀이를 했다. 술래는 고양이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고양이가 알아채지 않도록 살금살금 한발한발 내디뎠다. 그러다 고양이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하고 휙 하고 돌아보면, 난 얼음이 되어야 한다. 2009/07/20 인각사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5.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