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색 동작동 국립현충원 가을의 끝 입니다. 산 꼭대기에서 부터 울긋불긋하던 단풍이 어느새 집 앞 까지 내려 왔습니다. 아파트 문을 열자 알록 달록한 가을색에 눈이 즐겁습니다. 가을의 끝 자락을 붙잡기 위해 근처 공원을 가 볼까 하다가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가 봅니다. 아이는 동작동 국립현충원이 처음입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확 터인 공간에 줄지어 있는 묘비 보다 진한 가을색의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 옵니다. 바닥까지 축 쳐진 수양벗나무 의 노랑과 붉음이 좋고 바닥의 잔디도 이쁨니다. 숭고한 영령들의 공간이지만 오늘만은 가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단풍숲 사이로 난 일방로를 따라 위로 올라가 봅니다. 노란 단풍 터널이 어느새 빨간 터널로 바뀌면서 시공간의 마술이 시작됩니다. 벚나무의 노랑 빨강 ..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7. 11. 9. 11:48
북한산 둘레길 9구간 마실길 북한산 둘레길 8구간 내시묘역길과 10구간인 구름정원길 사이 마실길, 거리는 딸랑 1.5km, 설렁설렁 걸어도 1시간, 오르막이 없어 난이도는 하, 마실길에는 하늘 높이 삐죽 자란 은행나무 숲과 그 옆에 보호수로 지정된 170년 된 느티나무가 있어 아이들과 단풍구경하기에 좋은 곳 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은평 한옥마을도 볼거리고 이외수, 장광, 천상병 시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셋이서 문학관'도 있어서 길도 걷고 단풍도 구경하고 멋진 한옥도 보고 문인들의 작품까지 두루두루 볼 수 있는 길 입니다. 그리고 최근 사찰음식으로 유명해진 진관사가 있어 일요일 12시에는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대중공양'도 해 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마실가듯 혼자 걸어도 ..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7. 10. 19. 18:00
월악산 만수계곡 단풍 (2016년11월4일) "가을이 너무 짧아요"라며 아쉬움을 토합니다. 그러게요, 엊그제 시작된 것 같은데 벌써 겨울이 오는 것 같습니다. 울긋 불긋 화려함을 자랑하는 단풍들도 뭐가 그리 바쁜지 하루가 다르게 색을 잃어 갑니다. 그래서 가을이, 단풍이 더 아름답다고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가을의 단풍이 두 달, 세 달간 계속된다면 어떨까요? 가을의 단풍은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의 생리활동 가운데 하나 입니다. 광합성을 하던 엽록소가 파괴되고 잎속에 있던 카로티노이드와 안토시안,탄닌 같은 색소가 분해되면서 나뭇잎에 노랗거나, 붉거나 또는 갈색의 색깔로 변하는 것입니다. 사람들 단풍놀이 하라고 나무들이 만드는건 절대 아니죠. 이기적인 아름다움, 만수계곡의 단풍 이번주가 올 해 단풍을 ..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충청도 2016. 11. 5. 14:07
창덕궁 후원, 오감에 취하다 창덕궁 후원은 모든것을 버리고 오감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단풍으로 물 든 숲속 풍경에서 시각이, 은은하게 달콤한 엄나무와 신선한 숲속 향기에서 후각이, 수백년을 살아온 그루터기에서 묻어나는 나무의 숨결에서 촉각이, 바람소리 물소리에서 청각이, 그 옛날 임금과 신하가 띄웠다는 술잔에서 미각이 온전히 느껴지는 시간여행입니다. 파란 가을 하늘을 담은 부용지에는 느티나무며 엄나무, 단풍나무의 울긋 불긋함이 그 어떤 필름으로도 담지 못할 만큼 선예하게 찍혀 있습니다. 조선왕실의 시크릿 가든, 창덕궁 후원 창덕궁 후원으로 향하는 길은 돈화문에서 선정문을 지나 인정전과 선정전, 희정당에서 성점각까지 낙선재 사잇길로 10분여가 걸리는 길 입니다. 특별관람 구역으로 제한된 후..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6. 10. 31. 16:05
내장산 단풍 절정 시기는 11월 첫째, 둘째주 호남의 금강, 내장산은 설악산과 함께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단풍나무를 비롯해 활엽수가 많아 조선8경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봄꽃의 개화시기도 빨라지거나 늦어지고 단풍 절정 시기도 감 잠을 수 없을 정도로 각종 기상 요소들이 과거에 비해 정상적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또한 올해는 유난히 가뭄이 심해 위쪽 지방의 단풍은 거의 고사상태가 됐는데요. 설악산, 치악산을 비롯한 강원지역의 가을산은 단풍이 들자마자 말라버려 다소 실망스런 풍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찾은 내장산 단풍은 선명한 붉음 그 자체 입니다. 왜 사람들이 내장산 내장산 하는지, 교통체증에 시달리면서도 꾸역꾸역 찾아오는데는 모두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번 단풍여행은 ..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전라도 2015. 10. 30. 08:56
9월 말 중청산장 부근에서 불게 물든 단풍의 영상과 함께 설악산의 첫 단풍소식이 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그리고 십여일후 남교리 십이선녀탕을 올랐다. 오늘의 산행은 남교리에서 십이선녀탕 복숭아탕 대승령 대승폭포 장수대분소로 하산할 계획이다. 남교리에서 노랗게 잘익은 옥수수막걸리를 한병사서 배낭에 넣고 출발했다. 계곡을 왼편으로 끼고 올라가는 좁다란 등산로는 노랗고 빨갛게 물든 벚나무 잎사귀들이 발 밑에서 반겨주었다. 기분은 상쾌했으며 날씨 또한 좋았다. 한두시간 뒤면 뿌연 가스도 걷힐것 같다. 곧이어 잘 정비된 나무데크들이 나왔다. 언제였던가 2006년이었나 폭우로 인해 십이선녀탕 계곡이 엉망이 되었고 데크등의 설치물도 함께 유실되어 흉칙한 모습이 생각났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역시 물길도변하고 산도..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3. 10. 12. 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