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꽃 만발, 설악산의 매력

반응형
반응형

설악산의 야생화

7월 마지막 주, 무더위를 뚫고 설악으로 향했습니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부터 시작된 짙은 안개를 머리에 이고 중청대피소 까지 걸었습니다. 첫날 총 6시간의 긴 산행은 습함과 더움, 그리고 짙은 안개가 더해져 힘들고 재미도 없었습니다.

중청대피소에서 곤한 하루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거짓말 처럼 파란 하늘이 나타납니다. 이제야 주변의 작고 귀여운 꽃 들이 하나 둘씩 얼굴을 내 밀고 반겨 줍니다. 설악에 피는 여름꽃은 중청을 지나 대청봉의 바람꽃 형님을 피크고 찍고 다시 오색으로 하산 하는 동안 천상화원을 걷는 듯한 꿈의 세상이었습니다. 가파른 경사를 걷는 걸음은 힘들었지만, 두 눈 만은 탄성을 질렀던 언밸런스한 설악산 여름꽃 산행입니다.   

반응형

설악산 서북능선에 만난 참조팝나무, 조팝꽃들이 5~6월에 꽃을 피우는데 이 녀석은 1500미터가 넘는 고산에서 자라는 탓에 이 여름에 화사한 연분홍 꽃을 피웠습니다.  

이질풀입니다. 말 그대로 이질을 치료하는 풀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죠. 조선시대 이질은 콜레라 장티푸스 같은 역병 이기도 했죠.

꽃에 대한 전설은 거의 대부분이 주인공이 죽고 난 자리나 그 무덤에 꽃이 피어나는 것으로 끝이 나죠. 연주황색 동자꽃도 마찬가지 입니다. 동자꽃은 말 그대로 어린중, 동자를 말하는데요, 설악산 오세암에서 스님을 기다리다 굶어 죽은 동자승의 이야기가 있는 꽃입니다. 오세암이란 사찰의 이름 또한 그 때 죽은 다섯살의 동자승이 부처가 됐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두메 고들빼기로 동정합니다. 꽃만 보고는 정확한 동정이 힘든 녀석 입니다.

두메고들빼기처럼 앞에 '두메'가 붙은 녀석들은 설악산 처럼 깊고 높은 산에와야 볼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고들빼기는 잎이 줄기를 감싸는 특징이 있습니다. 

약초꾼들을 성가시게 하는 미역줄나무도 한여름 만개했습니다.

미역줄 나무의 개화기도 6~7월이라고 하는데, 역시 서북능선에 사는 녀석들은 한달은 늦는것 같습니다.

자주여로라는 여러해살이 풀 입니다. 자주여로는 여로보다 꽃색이 더 붉습니다. 독성이 강한 풀로 살충제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구릿대라는 풀입니다. 이녀석도 비슷한 아이들이 많아서 여간 헷깔리는게 아닙니다. 천궁, 참당귀, 개당귀, 구릿대...

천상화원 중청에 올라서자 공룡능선과 마등령 황철봉, 울산바위, 신선대, 금강산까지 조망이 다가 옵니다.

 

설악산의 정점, 1708m 대청봉 입니다.

대청봉 주위에서 관찰되는 바람꽃 입니다. 우리나라 여러 바람꽃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기준이 되는 원조 바람꽃이죠. 또한 바람꽃들이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데 비해 이 꽃은 한 여름, 그것도 설악산 정상 부근에서 꽃을 피웁니다. 설악산은 지금 바람꽃이 절정입니다. 

바람꽃 뒤로 설악의 공룡능선이 보입니다. 

바람꽃의 꽃말은 '금지된 사랑'입니다.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만주바람꽃,

큼지막한 노란꽃잎에 기다란 수술이 엉성한 꽃입니다. 아는 꽃인데 도무지 이름이 생각이 나질 않더군요. 하산을 하고 난 뒤에야 번쩍 하고 스치는 그 이름, '물레나물'. 꽃잎이 물레처럼 휘돌아 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폭염속 설악도 어느새 가을의 풍경이 보입니다. 단풍나무과 가운데 가장 이쁜 색이라고 하는 복자기 나무잎 입니다.

낮은곳에는 하늘말 나리들이 눈에 띄더니 고산에 오르니 말나리 지천입니다. 말나리의 특징은 잎이 돌려나는것이고 '말'자가 붙은 이유는 꽃을 늦게 피우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설악산에 지천인 모싯대 입니다. 모싯대 어린잎은 봄나물로 좋고 여름에 피는 꽃은 샐러드로 먹어도 좋습니다. 

개다래가 수분을 위해 칠 한 흰색 페인트 입니다.

자연으로 돌아 가는 숲의 모습입니다.

함박꽃이 꽃망울을 부풀립니다. 

산꿩의 다리

사스레나무를 품은 전나무입니다.

서로 종이 다른 두 나무가 사이좋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특이합니다. 나무의 사랑에도 국경이 없나 봅니다.  

바위틈에 위태롭게 매달린 돌양지꽃 입니다.

꽃이 할아버지 곰방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두메담배풀' 입니다. 4년 전에도 이 자리에서 봤던지라 다시 찾아 보니 한 개체가 보이는군요. 꽃이 워낙 작은까닭에 눈에 잘 띄지 않기도 하고요.

우리나라 전역의 산에서 자라는 '오리방풀'이라는 꿀풀과 초본 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깻잎인가 하죠...

입이 딸랑 하나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일엽초 입니다. 나무에 기대서 자라는 기생식물이기도 하죠.

 

반음지에 핀 눈빛승마가 꽃을 피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마치 뱀이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이라고 해서 '참배암차즈기'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지리산에서 가야산, 태백산, 점봉산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우리나라 특산종입니다.

박쥐나물도 꽃을 피워냈습니다. 박쥐라는 이름은 잎이 박쥐의 날개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죠.

벚나무 열매인 버찌같죠? 이녀석은 귀룽나무 열매입니다. 먹으면 쓴 맛이.... 귀룽나무와 벚나무는 같은 식구이기도 합니다.

9~10월이면 달달해서 따 먹어도 좋은 참다래 열매 입니다. 키위 맛이 납니다.  

손대면 톡~하고 터지는 노오란 물봉선 입니다.

가파른 등로를 따라 두어시간 내려 오니 시원한 물 소리가 반깁니다. 펄펄 끓어 오르던 두 발을 계곡물에 넣으니 세상의 어떤 족욕 보다도 더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땀에 젖은 온 몸이 식을 즈음 다시 산행을 시작하고 다시 두어 시간을 힘겹게 걷다 보니 드디어 오색의 출구가 나타납니다. 힘들었던 산행의 고통

은 어느새 잊혀지고 머릿속에는 설악의 여름꽃 만이 남습니다.

1박2일 설악산 산행 코스 입니다.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