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장갑 추천, 낡아서 더 좋은 울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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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등산장갑 

2012년 봄, 코엑스에서 열린 아웃도어 박람회장에서 제 눈길을 끈 등산장갑이 있었습니다. 독일의 '오토복스'라는 회사에서 나온 제품인데요, 손바닥에 노란 가죽이 덧 대어진 회색의 울장갑인데요, 담당자에게 문의해 보니 아직은 시판하지 않고 가을 즈음에나 수입될것 같다고 합니다. 이때까지만해도 제 자신도 '오토복스'라는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는 생소했는데요, 최근에는 겨울 백패킹 덕분에 '눈삽'같은 설상 장비가 좀 판매되고 있는것 같더군요. 그 해 10월 말,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오토복스 울장갑을 구입했습니다.

 

옥토보스 올장갑과 올해로 4번째 겨울을 맞고 있습니다. 겨울내내 이 장갑만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애정이 많은 장갑이라 자주 사용하는 편인데요 사용한 횟수에 비례해 울 장갑도 서서히 낡아지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가죽도 닳았고 몇몇곳은 재봉이 살짝 튿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은 장갑입니다. 낡아서 더 좋은 장갑이기도 합니다. 

고슬고슬한 천연 양모가 빛나고 있는 울장갑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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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울장갑의 정식 이름은 '키즈빌 울 글로브'라고 하는데요, 기존 옥토복스에서 판매했던 울글러브인 '베르히테스가텐'글러브에 양가죽으로 바닥을 덧 대어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보온성이 우수한 100% 오스트리아 버진울을 사용했습니다. 버진울이란, 방적, 편직 등의 공정을 거치지 않은 반모가 아닌 양모를 말하는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장갑의 바닥면에 덧 대어진 양가죽은 울장갑의 내구성과 그립감을 높여주며 동시에 디자인적으로도 클래식한 요소가 좋아 보입니다. 제품설명을 보니 오스트리아의 추운 산악지대에서 방목한 양에서 채취한 100% 천연 울소재로 우수한 보온성과 피부부담을 줄여준다고 합니다. 

 

2012년 가을에 구입한 후 바로 촬영한 울장갑입니다. 새장갑입니다.

 

 

부드러운 손바닥의 양가죽은 사용 횟수가 더 해질수록 점점 주름지고 낡아 갑니다. 울이 말해주지 못하는 시간을 가죽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4년 후, 낡은 울장갑

2012년에 구입한 후, 그해 겨울부터 올해까지 장장 4번의 겨울을 수많은 산과 들을 누비며 함께 보낸 울장갑입니다 처음처름 빳빳하고 싱싱한 맛은 덜해도 여전히 울의 따뜻함과 편안함, 그리고 함께 해 온 시간들이 주름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더 좋아 보입니다.  

 

4번의 겨울이 지났음에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처음 그대로의 모습과 별 반 다르지 않습니다. 

 

접혀 있는 손목을 펴면 팔목까지 감쌀수 있습니다.

 

 

천연울은 인공소재보다 가볍고 따듯하며 환경호르몬과 진드기의 발생이 적고 흡습성이 좋아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등산, 낚시, 스키 등의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사용가능하며 80%이상 물에 젖어도 보온력이 유지된다고 합니다. 울제품의 가장 강점인 부분입니다. 또한 인공섬유와 달리 불에 바로 타지 않아 동계캠핑시에도 사용가능하며 봉제선 없이 통으로 제작된게 특징입니다.

 

이 장갑이 아직도 판매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오토복스라는 브랜드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매우 낯설기도 하고요, 천연 버진울에 양가죽으로 만들어진 이 울장갑은 십만원 중후반대의 가격으로 만만치도 않습니다. 비싼게 다 좋은것은 아니지만 이 장갑은 충분히 비싼 이유가 있더군요. 오래 써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장갑입니다. 쉽게 구입해서 몇번 쓰다 버려지는 장갑이 아닌, 오래오래 곁에 두고 싶은 겨울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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