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이와 괭이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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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망둥이의 생존전략

아침부터 여름을 알리는 회색빛 장마구름이 하늘을 뒤 덥었습니다. 내일부터는 지루한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지만 오늘만은 장마구름이 있어 더 아름다운 하늘입니다.  

 오늘 경인운하 김포 아라마리나 요트 계류장에 갔었는데요, 각양각색의 요트구경에  빠져 있다가 신기한 장면을 봤습니다. 망둥이 새끼같아 보이는 물고기들이 하얀 배를 물위로 뒤집어 놓고 죽어 있었습니다 . 물색도 탁하고 어린 물고기 들이 살기가 그다지 좋지 않은건가... 하면서 유심히 보고 있었는데, 웬걸요 지느러미를 살랑 살랑 흔들면서 요리 조리 배영을 하고 있습니다. 

김포 아라마리나 요트 계류장입니다. 주말이면 럭셔리 요트에서 선상파티가 열리는 별천지가 된다고 합니다. 

한 눈에 봐도 망둥이같은 물고기가 배를 까뒤집고 물위에 둥둥 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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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배를 까뒤집고 둥둥 떠 있는 물고기가 한두마리가 아닙니다. 족히 수십마리는 되어 보입니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 완전히 죽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가슴 지느러미가 살랑 살랑 움직이기도 합니다. 

배를 까뒤집고 있는 물고기는 손가락 크기의 새끼 망둥이들 입니다. 

하늘에는 괭이갈매기들이 선회를 하다가 물속으로 첨벙 뛰어 드는 소리가 여기 저기 들려 옵니다. 한창 물고기 사냥에 바쁜 괭이갈매기들 입니다.  

그런데 물고기 들에게는 무시무시한 괭이갈매기들이 하얀 배를 뒤집고 있는 새끼 망둥이는 본체만체 합니다.

망둥이들에게 괭이갈매기는 하늘의 폭격기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이제야 새끼망둥이들이 흰 배를 뒤집고 물 위에 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상은 연일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이지만 물고기들이 사는 바다속은 아직 차가운 봄의 계절입니다. 바다속은 육지에 비해 한계절이 늦다고 하죠. 상대적으로 약한 새끼망둥어들 에게도 지금의 바다속은 가혹하게 추운 곳 입니다. 그래서 수온이 높은 수면 가까이에서 유년시절을 보내야 합니다. 그러나 수면 가까운 곳은 괭이갈매기의 사냥터이자 표적이 되기 쉬운 곳입니다. 저체온으로 죽거나 갈매기밥이 되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지에서 새끼망둥이 들이 생각해낸 전략은, '죽은척'입니다. 괭이갈매기가 죽은 물고기를 먹지 않는다는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죠. 세상의 모든 생명체의 존재 이유가 그들의 종을 존속시키기 위함인것 처럼 망둥이들에게도 이런 기발한 생존전략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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