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산행 산불조심

반응형
반응형

일년중 2월에서 5월까지가 가장 산불이 많이 나는 건조한 계절입니다. 겨울가뭄으로 계속 되는 건조주의보와, 본격 농사철을 앞두고 논두렁 밭두렁 태우기가 가장 많은 시기 입니다.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겉잡을 수 없이 퍼지며 지형적 특성상 진화에도 어려움이 따라 대부분 헬기가 투입되고 나서야 진화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틀전 동네 야산에서 일어난 산불목격담입니다. 겨울을 막 벗어난 매마른 나무들 사이로 흰 연기가 거침없이 하늘로 치솟습니다. 아~산불이 났구나, 직감하고 발화시점인듯한 곳으로 들어갑니다. 수십명의 동네사람들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불길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방차도 이미 두대가 도착해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산 아래 새까맣게 탄 밭두렁에는 흰머리 거득한 분이 흰 수첩을 꺼내든 경찰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마도 산불이 발생한 원인인듯 합니다. 

물을 가득 싣고 온 소방차의 소방호스는 불이나고 있는 산으로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산 속으로 들어가니 소방관들이 등산로도 아닌 산 비탈에 온갖 잡풀을 헤치며 무거운 소방호수를 끌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산불은 점점 비탈을 올라 멀리 까지 이동했습니다. 까맣게 탄 무덤을 지나 조금을 더 들어가니 바싹 마른 낙엽을 태우며 번지고 있는 화재현장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곳에도 이미 의용소방대같은 분들이 한줄로 길게 서서 갈쿠리로 방재선을 만들고 계십니다. 때로는 방재선 보다 불길이 더 빨라 다시 그 뒤에서 방재선을 만들기도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는데 정말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얼마뒤, 어디선가 날라온 소방헬리콥터가 정확히 발화지점 위로 물을 퍼 붇고 돌아 갑니다. 기세등등하던 산불도 물 앞에서는 맥을 못 춥니다. 방재선을 만들던 민간소방대원들도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 같습니다.        

봄철 건조기 국립공원 통제기간

매년 2월 15일 부터 5월 15일까지는 전국의 국립공원이 봄철 건조기 산불방지기간으로 주요 등산로가 통제되는 기간 입니다. 지리산,한려해상,다도해,월출산,무등산 국립공원의 남부지역은 2월15일부터 4월 30일까지 주요 탐방로가 통제되며, 계룡산,속리산,내장산,가야산,덕유산,주왕산,월악산,소백산,변산반도 국립공원은 3월2일부터4월30일까지, 설악산,오대산,치악산,북한산,태백산국립공원은 3월2일부터 5월 15일까지 일부 탐방로의 출입이 통제 됩니다. 이 시기 통제된 탐방로를 허가없이 출입하면 3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 수 있으니 지정된 탐방로로 산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반응형

소방관들이 무거운 소방호스를 끌고 등산로도 아닌 우거진 잡목을 헤치며 산불지점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낙엽과 나무를 태우는 연기로 숨쉬기도, 눈 뜨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소방차에서 족히 이백미터는 끌고 온 소방호스입니다. 아직 화재 현장까지는 더 들어가야 합니다. 

민간소방대원들이 산불이 진행하는 앞 쪽에서 낙엽을 긁어내며 방재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불과의 전쟁입니다. 

가진것이 갈쿠리 하나 뿐이어서 불을 끄는 역할 보다는 불이 번지지 않게 할 뿐 입니다.  

소방대원의 부족과 수많은 잡목들 때문에 방재선 구축은 힘들어 보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바람이 쎄지 않아 불길의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 입니다. 

다행히 산불은 방재선을 넘지 못하고 불길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굉음을 내고 소방헬리콥터가 산불현장으로 날아 옵니다. 큰 물통을 달고 오는게 아니군요.

불이 나는 곳 바로 위에서 정확히 물을 퍼붇습니다. 민간소방대들의 발빠른 출동과 소방관들의 지원에 헬리콥터까지 가세해 온 산을 홀랑 태워버릴 것 같던 거세던 화염도 어느 정도 진화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불의 무서움을 느낍니다. 

 

아직은 이른 봄, 산행

남쪽에는 매화며 산수유꽃이며 생강꽃에 바람꽃이며 노루귀, 현호색같은 들꽃들의 소식이 들리지만, 서울 경기권의 산은 "아직 이르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 합니다. 

마른 낙엽이 한발 한발 걸을때 마다 부스럭 부스럭 소리를 냅니다. 

어린 소나무도 삐죽히 얼굴을 내 밀고 있습니다. 어른 나무의 사방에는 키 큰 졸참나무와 소나무들이 햋볕 다툼을 하며 촘촘히 살고 있어 소나무의 앞날이 걱정 됩니다. 자연이나 인간이나 경쟁하는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부지런한 물오리나무는 축 늘어뜨린 수꽃을 벌써 만들었습니다.  

귀여운 생강나무꽃이 아린을 막 벗어나려 합니다.

삭막한 산에 봄을 끌고 온 생각나무의 노란 꽃 입니다. 

겨우내 푸른 잎을 달고 있는 여러해살이풀인 노루발풀 입니다. 

등산로를 따라 여기 저기 팔목까지 들어갈 만큼의 깊은 구멍을 파 놓았습니다. 누구의 짓일까 궁금하던 터에 한 구덩이에서 금방 싸질러 놓고 간 듯한 시커멓고 말랑 말랑한 똥을 발견했습니다. 잡식성인 개과의 너구리 짓이군요.  

아직은 추운 봄, 좀 더 많은 친구들을 못 만난 아쉬움을 뒤로 하며 발길을 돌립니다. 

우리산 오래 오래 볼 수 있게 산불조심 합시다.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