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이야기가 있는 영회원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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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영회원 그리고 느티나무

경기도 광명 구름산 뒷편 외진곳에 영회원이라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름의 무덤이 있습니다. 이곳은 광해군을 폐위시키고 왕이 된 인조의 장자, 소현세자의 비 민회빈의 능원으로 문화재 사적 제357호로 지정된 무덤 입니다.  

이 능원 입구에는 4백여 년 전, 병자호란의 아픈 역사와 더불어 비극적인 삶을 마친 민회빈의 묘를 지키고 있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얼마전까지 공사가 한창이던 영회원은 철제 휀스가 둘러져 있고 입구는 굳게 닫혀 있습니다. 깊은 안쪽 비탈에 어림짐작 능으로 보이는 봉분이 보일 뿐 사위는 온통 망초꽃 투성이로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모습 입니다.  

인조반정으로 왕위에 앉게된 인조는 치욕적인 삼전도의 굴욕으로 잘 알려진 왕으로 선조와 더불어 무능하고 못난 임금 랭킹 1,2위를 다투는 왕 이기도 합니다.  

시아버지인 인조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민회빈(1611-1646)은 강감찬 장군의 19대 손녀로 우의정 강석기의 차녀인 강빈으로 소현세자가 의문사로 죽은 다음 해, 사약을 받고 일족이 비극적인 죽음을 당한 세자 빈 입니다. 

의문사로 남편인 소현세자를 잃고 여섯 아이의 어머니로 30대 초반에 시아버지 인조에 의해 사약을 받은것도 모자라 친정까지 멸문지화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어린 세 아들마저 유배 당해 두 아들을 잃은 소현세자 빈 강씨의 한이 잠들어 있는 곳 입니다.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영회원 느티나무는 수령이 약 400년으로 추정하는 높이 20m, 둘레 6m의 보호수 입니다. 그런데 다른 보호수들과 달리 느티나무 둘레에는 휀스가 없어 한아름 안아 볼 수도 있고 굴곡진 나무의 상흔들 만져 볼 수 도 있습니다.   

400여 년 전 세자빈 강씨의 죽음을 지켜 봐 왔을 느티나무 고목에서 한 많은 조선의 역사를 떠 올려 봅니다.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되어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어른이 되어 늙어가도 이 늙은 영회원의 고목은 여전히 봄이면 푸른 잎을 내고 꽃을 피우겠죠, 민회빈 강씨의 슬픈 넋이 서려 있을것 같은 느티나무 아래에서 권력의 무상함과 세상사의 회한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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