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파파포 쌀국수의 끝판왕~ 합정에서 만나다. 합정역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리틀파파포', 얼마전 주말저녁에 한시간을 대기하며 어렵사리 먹었던 집이다. 맛집이란것은 알았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곧 생각은 바뀌었다. 지금까지 먹어봤던 쌀국수 가운데 가히 최고의 맛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 합정역 부근을 지나갈 일이 있어서 또 찾아간 '리틀파파포' 그때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아 오늘은 사진을 찍어서 포스팅 하리라 굳게 다짐한다. 1시간 조금 되지 않은 시간, '이미 점심시간은 거의 지났으니 줄서지 않아도 되겠지'라는 나의 기대감은 여지없이 깨졌다. 마주보는 의자에 빈공간이 없다. 열명정도의 손님들이 대기석에 앉아 있다. 재빨리 웨이팅리스트에 이름과 메뉴를 작성했다. 20명이 채 앉을 수 없는 좁은 가..
심심한사람 나만몰랐던맛집 2015. 6. 18. 15:07
집앞이 워터파크, 일산 원마운틴 볼 일이 있어 일산에 있는 '원마운틴'이라는 물놀이파크에 다녀왔다. 원마운틴을 한자로 하면 일산이다. 아주 단순하다 못해 뇌리에 똭 박히는 이름이다. 홍천의 오션월드, 용인의 캐러비안베이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워터파크다. 그리고 설악 워터피아가 그 다음쯤 될것 같다. 어릴쩍 선망의 대상이었던 부곡하와이,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아랫동네에선 꽤나 유명한 곳이다. 그 외에 경기도 부천의 웅진플레이도시도 얘들과 놀기에 좋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곳은 인구 백만의 도시, 일산에 있는 '원마운틴'이다. 다른 워터파크가 도심에서 벗어난 교외에 있는데 반해 '원마운틴'은 고양시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아파트 문을 열면 바로 워터파크다. 7층 옥상의 실외 놀이터, 높다란 다양한 슬..
심심한사람 국내여행/경기도 2015. 6. 17. 17:23
어느 산골 마을, 여든은 훌쩍 넘었을법한 노부부가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밭일을 하신다. 측은한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갈 길이 바빴다. 한참을 내려 오는데 텅텅텅~ 숨가쁜 2행정 기관의 폭발음 소리가 점점 따라 내려 온다. 아까 보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다. 경운기 핸들을 꽉 쥔 할아버지의 마른 손은 불끈 힘이 있어 보인다. 평생 흙과 함께한 노동의 아우라가 역력히 묻어 난다. 자식들 출가 시키고 손자 손녀들도 이미 장성했을 법한 나이, 적당히 당신들 먹을 정도만 심고 거두어도 될 텐데 넓은 밭에는 고추 모종이 줄줄이 섰다. 농촌일이야 죽는날이 정년이라고 누군가 말한다. 노동하는 시골노인과 종묘공원 가는 도시노인 중 누가 행복할까?
심심한사람 잡동사니/일상다반사 2015. 6. 16. 22:04
한국전 최악의 전투 현리전투 방태산, 푸른 원시 능선에서 발견한 기억의 파편 오래전, 강원도 인제 방태산에서 찍었던 사진 한장이 생각났다.방태산 깊은 능선 한가운데서 '배달은석'이라는 바위에서 발견한 녹슨 박격포탄, 1000미터가 넘는 이 높은 산정에도 한국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버린것인지 불발탄인지 모를 빨갛게 녹슨 박격포탄. 참혹했던 51년 5월의 어느날, 공포와 굶주림속에서 붉은피 흘리며 이 능선을, 이 산속을 걷고 또 걸었을 수 많은 꽃들을 떠올려 본다. 오늘을 걷는 나에겐 능선 멀리서 들려오는 휘파람새의 청명한 울음소리와 5월 자욱한 안개속 연분홍 철쭉의 꽃잎 능선을 타고 넘는 시원한 바람 호사스런 산으로서... 그 옛날 그대들에겐 적막을 깨는 죽음의 총탄소리와 칠흑같은 어둠을 밝히는 ..
심심한사람 잡동사니/일상다반사 2015. 6. 15. 14:14
서핑은 신앙입니다. 본격적인 바다 스포츠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 가운데 몇년전 부터 젊은층에서부터 인기 치솟는 서핑, 혹자는 신앙이라고 까지 부른다. 그만큼 중독성 강한 놀이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서핑을 해요?" 이런 물음은 이젠 그만. 이미 부산 송정, 다대포, 제주도, 서해 만리포, 강원도 양양, 경북 포항 등에는 오래전 부터 로컬(지역서퍼)들이 탄탄한 기반을 다져왔다. 서핑은 외국의 것인줄만 알았던 20년전, 서핑에 첫 발을 내 디딘 우리나라 서퍼 1호 송정서핑학교 서미희 교장, 그리고 모델겸 서퍼인 예수환 선수를 만났다. "오늘처럼 바람이 새찬날은 파도가 없어요" 송정서핑학교 강사의 이야기다. 해무 가득한 송정해수욕장, 바람은 새차고 파도는 일어날듯 말듯 한다. 파도에 대한 기대가 컸던만큼 ..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기타 2015. 6. 14. 00:07
배고파도 고마운 국수나무 '언제 국수 먹여주느냐?'라는 말은 결혼을 의미하는 말이다. 옛날에 국수는 결혼식 같은 큰 잔치에나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국수 한 그릇 먹기가 꿈에 용보기나 다름없었다. 보릿고개 시절 먹을 것을 찾아 산속을 헤매던 굶주린 백성들이 이 키 작은 나무의 속줄기가 꼭 국수처럼 기다란 흰가닥인걸 보고 꿈에도 그리던 '국수나무'라고 이름 붙인 나무가 있다. 말그대로 가지를 잘 벗기면 국수같은 하얀 줄기가 국수발을 연상하고 색깔도 영락없이 국수를 닮아 있다. 주로 등산로의 가장자리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사람의 공간과 자연의 공간, 그 경계를 잇는 생태계의 대표적 식물이다. 보통 '주연부생태계'라고 하는데 생태계와 생태계의 인접부분이란 뜻으로 예를 들면 육상생태계와..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5. 6. 13. 00:30
겨울을 기다리는 쥐똥나무 요즘 길에서 흔하게 보이는 나무다. 앙정맞은 꽃은 꽤 좋은 향기까지 난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괴상한 이름을 붙여놨다. 이녀석의 이름은 '쥐똥나무'다. 가을에 열리는 열매의 모양이 꼭 쥐똥처럼 생겼다고 그렇게 부른다. 나무에도 입이 있다면 작명자에게 한 소리 했을 법 하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이 녀석을 쥐똥나무라 하지 않고 '검정콩알나무'라고 한다. 같은 검정열매를 보고 한쪽에서는 쥐똥이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검정콩알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이름 지은걸 보면 북쪽 사람들이 좀 더 감성적인것 같다. 열매의 색깔이 까만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여름과 가을에 빨간 열매, 노란 열매가 새들의 먹이가 되고 나면 엄동설한 하얀 눈세상에서는 새까만 쥐똥나무의 열매가 굶주린 새들..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5. 6. 12. 00:30
넉줄고사리 지구의 시간 지구의 나이가 46억년이라고 한다. 화염이 치쏟는 불구덩이 인채로 10억년을 보냈다. 뜨거웠던 지구가 차츰 열기를 내리자 원핵생물이 출현했다. 9억년이 흘러 광합성을 하는 돌연변이가 생겨나면서 대기중 산소농도가 서서히 증가하게 됐다. 그 후로 6억년이 더 흘러 단세포 진핵생물이 출현했다. 다시 6억년이 흘러 다세포 진핵생물이 나타났다. 또 8억년이 흘러 바닷속에 조류와 무척주 동물이 출현했다. 이들은 2억년이 지나 육상으로 진출했다. 그리고 2천만년이 지나자 최초로 육상에 적응한 선태식물, 즉 이끼들이 등장했다. 다시 8천만년이 지나자 고사리같은 양치식물이 지구를 뒤덮었다. 지구가 만들어 진지 42억만년이 지나서 이다. 그 이후 종자식물이 출현해 다양한 DNA의 조합이 시작되었다...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5. 6. 10. 17:31
밤나무산누에나방의 생존전략 팔봉산을 내려 오면서 손가락 굵기 보다 큰 큰 애벌레를 만났다. 온몸에는 바짝 선 털이 유쾌하지 않은 녀석이다. 쐐기풀이나 쐐기벌레에 쏘여본 적이 있다. 눈물 핑 도는 따끔함과 뒤이은 쓰라림, 두번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다. 정체불명의 이 녀석도 하얗고 긴 털이 예사롭지 않다. '난 위험하니깐 만지지 마시오'라는 경고의 표시같았다. 나중에야 '밤나무산누에나방'이라는 녀석의 이름을 알게됐다. 지난해 가리왕산에서 그물모양의 고치 상태에서 본 적이 있는 녀석이다. 그때도 고치의 크기에 엄청 놀랬는데 역시 애벌레의 크기도 만만찮다. 애벌레를 주로 먹는 새들의 입장에서는 작은 애벌레를 백마리 사냥하는것보다 이렇게 큰 애벌레 한마리를 사냥하는게 에너지 절감차원에서 효율이 좋을것이다. 덩치만..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5. 6. 9. 21:35
산골누에나방이랍니다. 인제에 갔다 본 녀석인데, 첨보기도 하고 희한하게 생기기도 해서 사진을 찍게 되었다. 생긴게 꼭 단풍나무 열매같은데 자세히 보니 나방이었다. 그런데 온 몸에 털이 북실북실 난 녀석이 눈도 없고 얼굴도 없다. 튼실한 털복숭이 앞다리로 떡 하니 미끄러운 판대기에 잘도 붙었다. 첨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아는 곤충선생님에게 여쭤보니 그 선생님도 처음 보는 얘라고 하신다. 볼 일을 보고 한시간 후 쯤 그 앞을 지나가는데 여전히 꿈쩍도 없이 그대로다. 카메라를 꺼내 이쪽 저쪽 찍었는데 배경이 별로라서 손으로 날개를 슬쩍 집었더니 파다닥 하면서 노란 가루가 날린다. 나방은 멀리 날아가지 않고 바닥으로 떨어졌고 정지상태다. 더이상의 사진찍기는 힘들것 같아 발길을 돌렸다. 몇시간이 지나서 곤충 ..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5. 6. 9.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