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오른 북한산 등척기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속 "방학인데 너무 심심해"를 연발하는 우리 아이, 뭔가 심심하지 않게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바다는 이미 다녀 온 터라, 가까운 한강 수영장이나 시원한 계곡을 갈까? 고민하던 차에, "이열치열, 산으로 가는건 어때?" "싫어"라는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 "좋아~"라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아이와 함께 북한산 등산이 시작됩니다. 간단한 도시락을 싸고 보냉병에 얼음과 물을 가득 채우고 헤드렌턴이며, 응급처치키트, 방풍자켓 등을 챙겨 북한산성으로 출발합니다. 아이와 북한산 백운대로... 오늘의 목적지는 북한산의 정상인 836m '백운대'입니다. 백운대를 오르는 등산코스는 우이동 도선사를 기점으로 하는게 가장 짧고 쉽지만, 우리는 북한산성 코스로 올..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8. 8. 7. 12:47
설악산을 가장 쉽게 즐기는 방법 설악산 등산은 대부분 산행의 난이도로 보나 거리로 보나 1박2일 정도가 보통 이지만 대피소의 예약이라던지 시간적 여휴때문에 새벽에 출발해서 늦은 오후에 끝마치는 당일산행도 많이 합니다. 당일산행의 경우에는 가장 짧은 등산코스인 한계령-오색 등산코스나, 오색-천불동 코스가 일반적인데요, 둘 중 어디를 택해도 초보자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코스 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험한 공룡능선이라도 가려면 1박은 필수고 계절에 따라 2박까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설악산을 희말라야 에베레스트처럼 험하고 힘든 산이라며 '설베레스트'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만큼 초보 산꾼들에게는 엄두가 나지 않는 대상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고 험난한 설악산도 정..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8. 2. 22. 16:22
에베레스트가 궁금하면 국립산악박물관으로 산악인이라면 한번쯤은 에베레스트에 대한 동경을 해 보았을 것입니다. '세상의 어머니', '대지의 여신'이라는 이름으로 신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에베레스트가 1953년 영국 원정대의 애드먼드 힐러리와 네팔 셰르파인 텐징 노르가이에 의해 초등됐죠. 그들의 등정으로 인간도 범접 가능하다는 희망에 수 많은 원정대들의 도전이 시도됐으며 또한 등정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후반 부터는 한시즌에 수백명의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선다고도 합니다. 에베레스트 등정 반세기만에 이룬 엄청난 발전입니다. 지금의 이런 등반 성과에 대해 산악인 박정헌씨는 "사람이 오른것이 아닌 티타늄이 올랐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말은 애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가 올랐..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8. 2. 6. 21:03
눈꽃산행의 대표, 태백산 등산하면 겨울등산이 최고죠, 가슴터질 듯 화려한 상고대와 눈부신 설화, 파도치듯 일렁이는 마루금의 알몸을 볼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겨울이라고 해서 무조건 상고대와 눈꽃을 다 볼수는 없습니다. 그것도 운이 좀 따라야 볼 수 있는데 눈이 많이 오는 산이어야 하겠죠, 그리고 높이가 천미터는 넘어야 되고 날씨는 아주 추울때가 좋고 시간은 이른 아침이 상고대와 눈꽃을 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산행을 눈꽃산행을 대표하는 산 가운데 한곳인 태백산으로 들어갑니다. 도립공원이었던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지도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22번째 국립공원지정 이후 어떤 변화가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눈꽃에 덮힌 태백산의 주목들도 궁금합니다. 태백산 ..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8. 1. 6. 17:10
금강산 1만 2천봉의 첫 봉, 한국에서 갈 수 있는 금강산 오늘은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를 거쳐 중국과 만주벌판을 지나 백두산까지 뻗은 산맥이 한반도의 등뼈를 따라 금강산으로 설악과 태백과 소백을 지나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이라 불리는 한반도의 가장 긴 산줄기, 그 한가운데 있는 금강산으로 갑니다. 금강산은 오래전 금강산관광이 시작되고 얼마지 않아 동해에서 배를 타고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겨울 온정리 노천온천에서 금강산을 바라보며 온천욕을 했었고, 삼일포며 금강산 상팔담과 구룡폭포까지 빙판길을 아이젠도 없이 아슬아슬하게 올랐던 기억들이 세세히 남아 있습니다. 그랬던 금강산을 지금처럼 남북교류가 꽝꽝 얼어붙은 시국에 어떻게 갈 수 있냐고 하겠죠? 그런데 금강산의 시작이자 끝인, 강원도 고성의 신선대..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7. 11. 23. 11:01
설악산 산장, 설악롯지 얼마전 산악인 유학재씨로 부터 설악산에 산장을 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학재씨 와는 몇 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리지등반을 함께 했었던 존경하는 분 입니다. 많은 산악인들이 오직 8천미터 고산 등정에만 목매어 있을 때, 그는 등정만이 목적이 아니라 그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등로주의'를 추구했던 분 입니다. 등정주의와 등로주의 과거의 히말라야 고산등반가들은 대규모의 셀파와 포터를 고용해서 정상을 정복하는 이른바 '등정주의'가 주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세계최고봉 8,848m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완벽하게 가이드를 해 주는 상업등반대로 인해 한 시즌에만 수백명씩 에베레스트 정상을 등정하는 등반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원정대만으로 아무도..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7. 11. 22. 13:16
늦깎이 마장터 탐방기 11월의 둘째주, 만산홍엽은 이미 끝난지 오래고 그렇다고 백설의 눈이 온 겨울도 아니어서 일년중 이 맘때가 가장 어중간 하고 등산의 맛이 적은 시기입니다. 대신 그만큼 등산객들이 적어서 한산하고 고즈넉한 산행을 즐 길 수 있기도 합니다. 조용히 산길을 걷고 싶다면 지금이 제철인 셈이죠. 오늘은 인제군 북면의 깊은 숲 속으로 가려 합니다. 이 곳에는 왠지 기분나쁜 어감의 '마장터'와 또 왠지 기분 좋고 달콤한 어감의 '새이령'이라는 지명이 나란히 있는 장소 입니다. 새이령은 지리산에서 북진한 백두대간의 우리나라 마지막 구간으로 미시령과 진부령 그 사이를 넘어가는 길 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샛령, 새이령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마장터는 새이령을 넘어 오고 가는 사람들의 주막이 있던 곳이..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7. 11. 13. 22:02
대한민국의 첫 산장, 북한산 백운산장 산악인들의 요람, 인수봉 아래 북한산 경찰구조대를 지나 30분 정도 깔딱고개를 오르면 통나무로 만든 근사한 산장이 나타납니다. 이 산장은 올해로 93살의 나이를 먹은 대한민국 첫 번째 산장인 백운산장인데요, 마당에 묵직한 통나무 테이블이 예닐곱개 있어 백운대를 오르는 등산객들이 마지막으로 다리쉼을 하는 장소이자 도란도란 모여 도시락을 펼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산할때는 구수한 멸치국물에 말아 먹는 잔치국수와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 잔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통나무로 지어진 백운산장 이층은 인수봉을 등반하는 클라이머들의 베이스캠프이기도 하죠. 이런 백운산장이 지금은 잔치국수도 두부김치도 사라지고 '백운산장 국가귀속반대'라는 플랭카드와 서명대..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7. 9. 11.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