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서울대수목원에서 숲치유 체험하기 몇 년전, 찜통 더위 속에 관악산에 갔었던 적이 있습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남쪽 경기도 안양으로 이어지는 관악산과 삼성산, 그 사이를 지나는 나즈막한 무너미고개를 넘어갑니다. 어디선가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면서 "서울에도 이렇게 좋은 계곡이 있었구나"라는 감탄이 나올 만큼 훌륭한 계곡을 만났습니다. 이 계곡이 삼성산에서 발원해 안양천, 한강, 서해로 이어지는 삼성천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계곡을 따라 안양 방면으로 얼마간 내려 가다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납니다. '일반인 출입금지' 팻말과 함께 '서울대학교 수목원' 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더 이상의 전진은 불가 했고 우회로를 따라 돌아 내려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갈 수 없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왠..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8. 7. 6. 20:57
한 주 전 까지만 해도 노오란 송홧가루가 바람을 타고 하늘을 뒤덮더니 며칠 비가 온 뒤, 울그락 붉그락 귀여운 애기 솔방울이 태어났습니다. 소나무는 한 나무에서 수꽃과 암꽃이 같이 피는 나무입니다. 암꽃은 가지끝에 피고 수꽃은 그 아래에 졸졸이 피죠, 그리고 암 수꽃이 피우는 시기도 달리해서 자가수정을 하지 않으려는 전략을 쓴답니다. 분홍색 소나무 암꽃이 꽃가루 받이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콩알만큼 작은 애기 솔방울은 올해와 내년을 보내고 3년째인 내후년에는 쏠씨를 품은 어른 솔방울이 된답니다. 보통의 나무들이 봄이나 여름에 꽃을 피워 가을이면 열매가 익는데 비해 소나무는 열매가 크는데 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답니다. 그래서 소나무를 자세히 살펴보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크기가 다른 솔방울들을 찾아 볼 수 ..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8. 5. 18. 15:03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차로 30~40분이 넘게 걸리는 먼 곳으로 중학교를 다니게 됐습니다. 한 반 64명 가운데 5명 만이 이 먼 학교로 배정 받은거였습니다. 뺑뺑이 였는지 뭔지 선정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회수권 두 장으로 낯 선 곳에서 낯 선 친구들과의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까까머리의 기억들 난 생 처음 머리를 빡빡 밀고 유년시절을 보낸 동네를 벗어나 면서 많은 기억들이 생겼습니다. 학교에서 30분 거리에 있었던 구포장은 5일장인데 장날이 되면 친구들과 자주 구경가던 곳 이기도 했습니다. 만병통치약을 팔던 약장수며, 뱀장수, 차력쇼, 초강력 회충약 한알에 똥꼬에서 회충들이 우루루 빠져나오기도 하고, 강아지와 고양이, 토끼며 닭과 오리같은 가축들도 산 채로, 또는 현장에서 잡아서 팔던 장 날 구경 재미가 ..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8. 5. 15. 21:00
매년 이맘때면 복수초, 바람꽃, 노루귀 같은 겨울을 깨우는 봄꽃들을 찾아 떠나곤 합니다. 작년에는 풍도로 갔었고 올해는 수도권의 야생화 보고인 천마산으로 갔습니다. 천마산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야생화의 보물창고 같은 산 입니다. 해마다 야생화의 개체수가 점점 줄어 들어 안타깝지만 여전히 3월 둘째주가 되면 봄 꽃을 찾는 탐방객들이 천마산 팔현계곡을 찾습니다. 천마산 등산로 가운데 야생화를 볼 수 있는 등산로는 팔현계곡 주변입니다. 팔현계곡은 교통이 불편하고 주차시설도 없어서 평소에는 등산객 자체가 없는 곳 이기도 합니다. 늦추위가 기승을 부린 탓에 2018년 봄은 야생화가 열흘정도 늦다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3월중순이 천마산 야생화 적기였지만, 올해는 3월 31일에 천마산을 올랐습니다. 오남저수지..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8. 3. 31. 20:27
봄을 알리는 꽃, 영춘화 미세먼지 자욱한 완연한 봄 날 입니다. 점심을 먹으러 골목길을 걷다 보니, 담장안으로 하얀 목련이 드디어 꽃잎을 틔웠네요, 골목길 봄의 시작은 목련이 스타터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빌라 화단에 노오란 꽃이 폈습니다. 어라 벌써 개나리가 폈나? 노란 꽃잎이 총총 핀 화단으로 다가가 봅니다. 음...개나리가 아니었네요, 바로 봄을 알리는 영춘화라는 꽃 입니다. 영춘화는 중국에서 온 나무로 주로 중부 이남에 식재하기 때문에 서울에서는 잘 보기 힘든 꽃 입니다. 저는 성북동 길상사 뒷뜰에서 보고 오늘이 두번째 보는 영춘화 입니다. 봄을 알리는 영춘화, 개나리와 비슷한 모양으로 둘 은 같은 물푸레과 가족 입니다. 작은 관목에 잎보다 먼저 피는 노란 꽃까지 닮은게 많습니다. 그런데 개..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8. 3. 26. 16:18
가을의 홍역, 꽃무릇 엊그제 전북 진안의 한적한 지방도를 지나다 풀밭위로 붉게 핀 꽃 군락을 보았습니다. 멀리서 봤지만 대략 어떤 꽃인지 짐작이 가더군요. 바로 꽃무릇 이라는 꽃 입니다.붉은색 꽃이 군락을 이뤄 피기에 눈에 잘 띄는 꽃입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쯤이면 서해 변산반도 아래, 고창 선운사와 남쪽 끝, 영광 월출산 불갑산에도 꽃무릇이 만개했겠군요. 보통 가을에는 흰색이나 보라색, 노랑색의 가을꽃들이 피는데 반해 꽃무릇은 유독 붉은 꽃을 피워 가을에 피는 꽃 가운데 가장 화려한 꽃 이기도 합니다. 꽃무릇은 보통 상사화와 혼동하기도 하는데, 꽃무릇은 9월 말께 개화 하고 꽃잎이 가늘고 빨간색을 띠는게 특징인데 반해 상사화는 여름에 피고 색깔이 노랑이나 주황색 계통으로 꽃잎이 꽃무릇보다는 넓습니다. ..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7. 9. 24. 19:30
광명 영회원 그리고 느티나무 경기도 광명 구름산 뒷편 외진곳에 영회원이라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름의 무덤이 있습니다. 이곳은 광해군을 폐위시키고 왕이 된 인조의 장자, 소현세자의 비 민회빈의 능원으로 문화재 사적 제357호로 지정된 무덤 입니다. 이 능원 입구에는 4백여 년 전, 병자호란의 아픈 역사와 더불어 비극적인 삶을 마친 민회빈의 묘를 지키고 있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얼마전까지 공사가 한창이던 영회원은 철제 휀스가 둘러져 있고 입구는 굳게 닫혀 있습니다. 깊은 안쪽 비탈에 어림짐작 능으로 보이는 봉분이 보일 뿐 사위는 온통 망초꽃 투성이로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모습 입니다. 인조반정으로 왕위에 앉게된 인조는 치욕적인 삼전도의 굴욕으로 잘 알려진 왕으로 선조와 더불어 무능하고 ..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7. 6. 19. 17:44
마음과 몸의 치유, 대관령 치유의 숲에서 찾다. "굳이 이렇게 멀리 오지 않더라도, 집 근처의 숲으로 가세요", "그런데 제가 살고 있는 곳에는 이렇게 조용한 숲이 없는걸요". 어제 대관령 치유의숲에서 만난 한 치유사 선생님과 나눈 이야기 입니다. 도시에 포위된 산과 숲은 이미 차소리 사람소리로 숲의 기능이 상실됐습니다. 요즘은 새소리도 듣기 힘든것 같고요. 단지 땀흘리며 운동하기 좋은 곳, 막걸리 마시기 좋은 곳 정도… 그래서 좀 더 멀리 좀 더 조용한 곳, 대관령을 타고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이 하늘 높이 뻗은 소나무를 스치며 기분좋은 솔향이 솔솔솔 풍기는 상쾌해서 기분좋은 '대관령 치유의숲' 으로 떠난 방문기 입니다. 소나무 숲 가운데 우뚝 솟은 잣나무입니다. 햇볕 쟁탈전에서 성공한 녀석입니다. '치..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7. 5. 31.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