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는 겨울산의 백미
며칠전에 폭설 소식이 들리더니 어제부터는 소백산에서, 덕유산에서 그리고 저 남쪽 가지산에서도 상고대의 소식이 들려 옵니다.
그러고 보니 산은 일년 내내 바쁜것 같습니다. 이른 봄, 노란 생강나무가 꽃을 피우더니 줄줄이 희고 붉은 꽃들을 여기저기서 앞다투어 나왔습니다. 갖가지 꽃들은 봄과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산을 수놓았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산은 알록 달록 단풍잎으로 두번째 꽃을 피웠죠, 그리고 지금, 순백색의 세번째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서리꽃이라는 상고대입니다.
상고대(Rime)는 서리가 만든 서리꽃입니다. 그래서 상고대를 보면 '폈다'라고 하죠, 상고대는 기온이 낮고 습기가 많은 날, 높은 고산지대에서 안개가 나무가지에 달아붙어 얼면서 생기죠, 영하6도 이하의 기온과, 90%이상의 상대습도, 초속 3m정도의 바람이 상고대가 생기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상고대는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1,000m 이상의 고산에서 주로 생기는 데요 바다에 피는 산호초를 연상케 한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상고대로 유명한 산들이 있습니다. 덕유산, 태백산, 오대산, 소백산, 민주지산과 한라산이 상고대로 유명하답니다. 그러나 나무에 하얀 꽃이 핀다고 모두 상고대는 아닙니다. 단순히 눈이 쌓인것은 눈꽃(설화)라고 하고 얼음이 줄기에 매달린 것을 빙화라고 합니다. 굳이 힘든 산이 아니더라도 춘천의 소양강 3교와 5교사이는 상고대 출사지로 유명하니깐 시간을 내어 보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겨울산에서 찍어 두었던 상고대의 사진입니다.
진달래에 촘촘히 붙은 상고대의 결정입니다.
송곳같이 곤두선 눈의 결정이 나무가지에 촘촘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니 나뭇가지에 산호초 같은 상고대가 만들어 졌습니다.
상고대는 밤에서 이른새벽 사이에 생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가 뜨면 대부분 녹기 때문에 부지런하지 않으면 볼 수 없습니다.
동이 막 튼 직후입니다. 반짝이는 아침 햇볕에 순백의 상고대가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
큰 가지에 붙은 상고대는 산호초 보다는 녹각과 닮았습니다.
아침 햇볕에 걸린 능선의 상고대는 더욱 순백색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민주지산은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한 겨울산입니다. 초겨울 상고대가 피는 풍경은 마치 적외선 사진을 보는 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는 모습은 보송보송 거위의 가슴털 같이 따뜻해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차가운 한겨울의 산입니다.
설화와 상고대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잎을 떨군 낙엽송 군락 위로 상고대가 피었습니다.
하얗게 얼어버린 참나무와 시리도록 파란하늘은 마치 바닷속 산호군락 같습니다.
소리 마저 얼어붙은 한 겨울 태화산의 상고대가 있는 풍경입니다. 보기만해도 추운것 같습니다.
상고대는 계방산 정상의 돌탑에도 피었습니다.
올해 겨울 이런 멋진 상고대가 있는 '겨울왕국'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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