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엄마들의 뜨개질전시가 열리는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에 다녀왔습니다. 제목은 '그리움을 만지다'로 세월호 엄마들이 한땀한땀 손으로 뜬 작품과 사연들이 전시됐습니다. 그리고 뜨개질에 참여한 엄마들과 이야기 하는 시간도 있었는데요. '세월호 엄마'라는 소리가 너무 듣기 싫었다고 하는 한 엄마의 애절한 이야기에 코끝이 찡 했습니다. 이제는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세월호엄마', 아이를 잃었다는 무거운 짐과 함께 평생을 지고 가야할 고통을 잊기 위해 시작한 뜨개질이 천장이 되고 만장이 됐다고 합니다.
손끝이 닳고 닳도록 뜬 뜨개물, 씨실에 날실이 겹쳐 튼튼한 옷이되고 목도리가 되듯 세월호엄마들의 마음도 이제는 튼튼해지길 바랍니다.
시간 × 그리움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 그리움이 고였습니다. 이 마음을 다 어찌할까요?
시민청 갤러리 천정에는 2500개의 컵반침을 이은 뜨개물이 걸려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대로 끝나면 어쩌나, 잊히면 어쩌나,
아무것도 해준 것 없고, 달라진 것도 하나 없는데,
시간이 갈수록 불만이 늘어가던 중이었습니다.
지난 10월 말, 손석희님이 터뜨려준 뉴스 이후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jtbc뉴스를 챙겨보게 되었습니다.
앵커브리핑에서 세월호 이야기를 해 주실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어쩌면 한번쯤은 두르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하얀색 목도리에요.
-손석희님께 강혁엄마가
이날이 마지막 전시였는데, 뜨개 작품들은 손석희, 잠수사, 자원활동가 등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8시 뉴스룸에서 흰목도리를 두른 손석희앵커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정이가 물에서 올라왔을 때,
이름 대신 42번이라는 번호를 받았어요.
잠수사님은 기억하고 계시겠죠?
우리 수정이를 소중하게 품고 와준 당신을
꼭 한 번 안아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선뜻 찾을 수가 없었어요.
많이 힘들어하신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살았을 때, 좀 더 일찍, 아이들을 데려다주지 못한 것에
지울 수 없는 미안함을 가지고 계시다고요.
아니에요.
우리 수정이를 제 품으로 보내준 건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인 걸요.
잠수사님을 안으면 수정이가 고스란히 느껴질 것 같은 걸요.
그래서 더 고맙고 안타까웠어요.
잠수사님께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제가 뜰 수 있는 건 이 가방뿐이에요.
잠수사님을 위한 선물이 아니라서 미안하지만,
함께 힘들었을 소중한 가족, 사랑하는 아내 분께
당신을 대신해 감사와 위로의 선물을 전합니다.
-잠수사님의 아내에게 김수정 엄마가
뜨개질을 해 온 3년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
마지막 전시회라서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치유공간<이웃>의 정혜신 박사님이 세월호 엄마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꼬마는 크레인에 들어올려져 바다위에 떠 있는 세월호의 그림으로 마음을 전합니다. 이러길...
차가운 바다에서 숨져갔을 아이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세월호와 함께 있을 아홉명의 영혼도 기억합니다. 이렇게 가슴아픈 일은 되풀이 되선 안되기에 '세월호 7시간'의 진실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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