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따라 걷는 선자령 등산코스_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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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등산코스/야생화트래킹 두 번째 이야기

꽃피는 봄날, 창넘어 회색빛 하늘을  보면서 중국탓만 하고 있기에는 너무 대책 없지 않을까요? 2016년 4월 들어서 26일까지 미세먼지 없는 날이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중국과 가까운 서해 쪽이 심하고 동쪽으로 갈수록 미세먼지의 농도는 차츰 옅어지는 것 같습니다. 답답하고 퀴퀴한 미세먼지를 피해 청청하늘과 푸른 바다가 있는 동해로 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대관령 선자령은 동해로 넘어가는 고개 입니다. 겨울이면 매서운 북서풍을 막아주고 지금같이 봄철이면 황사와 미세먼지의 방패막이가 되는 영동사람들에게는 든든한 천리장성이자 만리장성같은 존재입니다. 

선자령 정상부는 백두대간을 타고 오는 산바람과 동해에서 치고 오르는 바닷바람이 만나는 곳으로 풍력발전단지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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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산경석을 지나 하늘목장 표지판을 따라 하산하는 등산코스입니다. 곤신봉과 황병산, 매봉이 눈앞에 보이고 왼쪽으로 소계방산과 계방산이 펼쳐진다. 

   선자령은 노랑제비꽃의 기세가 쎈 동네 같네요. 선자령 노란색의 9할은 노랑제비꽃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선자령에서 개별꽃도 당당히 한 몫 합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모양의  '피나무'입니다. 

 

 

 노랑 제미꽃 사이에 드문 드문 양지꽃도 섞여 있습니다. 

 

 흰젖제비꽃같지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노란 스프레이를 뿌려 놓은 듯한 금괭이눈

 

포엽 가장자리가 굵고 무딘 톱니모양의 금괭이눈입니다. 노란색은 벌과 나비를 부르기 위한 번식 전략입니다. 수분이 끝나면 다시 녹색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향이 좋은 곰취와 잎이 비슷해서 매년 식중독으로 사망사고가 빠지지 않는  '동의나물'입니다.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독이 있는 녀석입니다. 식물의 이름 뒤에 ~나물로 끝나는 것보다 ~채로 끝나는 식물은 100% 식용가능합니다. 

 

곰취는 국화과 식물이고 동의나물은 독이 있는 미나리아재비과의 다년생 풀입니다. 

 

노란꽃이 피나물 같기도 하고 매미꽃 같기도 합니다.  

 

곰취는 잎의 가장자리가 날카로운 잔 톱니모양인데 비해 동의나물은 둔한 잔 톱니모양입니다.  

 

 독을 품은 동의나물 꽃입니다. 5장의 꽃잎처럼 생긴 잎이 사실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라고 합니다. 이 또한 수분을 위한 번식전략이기도 합니다. 

 

 

덩굴이 서너 번 휘감고 오른 자리의 상채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나무입니다.  

 

 흰색 무늬가 눈에 띠는 물푸레나무입니다. 이 녀석은 아주 선명한 무늬를 가지고 있네요. 

 

 나물로 먹는 은분취도 돋아나고 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선자령의 맑은 계곡물소리 들어보세요.

 

계곡 주위로 요상하게 휘어진 나무들도 보입니다. 

 

 앞에는 수녀님 두 분이서 고요한 길을 걷고 계십니다.

 

 한 손에는 십자가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들고 계시네요. 조용히 뒤따라가고 싶었지만 계곡으로 내려가셔서 먼저 와야 했습니다.  

 

 왼쪽 숲에는 잣나무가 오른쪽 계곡에는 속새와 물푸레나무가, 그 사이 경사 없는 흙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아는 소나무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생기를 잃고 죽어 가고 있습니다. 이미 한쪽 가지는 부러져 버렸습니다. 

 

2015년 7월의 생생했던 모습입니다. 

 

 육중했던 한쪽팔이 와르르 부러져 버렸습니다. 

 

 

고향을 잃은 풀, 모데미풀

계곡을 따라 걷는 곳곳에서 모데미풀 군락지를 만났습니다. 모데미풀은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1 속 1종의 특산식물입니다. 전북 남원 지리산  운봉 부근의 '모데미마을'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그런데 지금 '모데미마을'은 사라져 버린 마을이 됐다고 하니 고향을 잃어버린 애처로운 풀이기도 합니다. 

 

모데미풀의 고향을 찾아가자면 남원과 운봉의 중간이고  지리산둘레길 1코스의 중간 즈음에 있는 남원 주촌 회덕마을의 옛 지명이 '모데미'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모였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모꼬지'라는 우리말도 생각납니다. '모데미 해서 모꼬지하다.' 제법 근사한 순우리말이 됐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데미'라는 우리말이 일제강점기에 일본식 한자인  '회덕'으로 창씨개명하듯 바뀌었다고 합니다. 고향 잃은 모데미풀이 고향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이 녀석도 멀리서 보면 모데미풀처럼 보입니다. 가까이 보니 '꿩의바람꽃'이더군요. 물을 좋아해 계곡 물가에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녀석입니다.  꽃잎 아래쪽의 초록색 잎사귀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입니다. 꿩의바람꽃은 꽃잎이 없습니다. 

 

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은 종류는 무척이나 많이 있습니다. 꿩의바람꽃, 홀아비, 회리, 변산, 풍도, 국화, 나도, 너도, 만주, 외대 등등..  

 

 꿩의바람꽃 아래에는 쓰다 버린 화장실 청소 솔 모양의  '애기감둥사초' 꽃도 피었습니다.  

 

초록의 잎에 갈색 무늬가 있어서 얼룩이로 하다가 '얼레지'로 변했다고 합니다.  얼레지 잎은 나물로 먹지만 흰색얼레지의 잎에는 독이 있다고 하니 100% 확신하지 않으면 먹으면 안 되겠죠.

 

 어떤 이는 얼레지 꽃을 치마를 들어 올린 모습 같다고 해서 '바람난 처녀'라고 하기도 하더군요. 봄바람난 처녀 같아 보이나요?

 

지금 걷는 선자령 등산코스는 강릉 바우길 1구간인 풍차길이기도 합니다.  

 

 잣나무 숲을 지나면 낙엽송 숲이 나타납니다. 곳곳에 쓰러져 뿌리를 드러낸 낙엽송들이 여기저기 나타납니다. 

 

이렇게 쓰러진 나무들은 또 다른 누군가의 보금자리가 되며 삶의 터전이 됩니다.  

 

 

 이곳 낙엽송 숲의 처음은 사람의 손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처럼 쓰러지고 패인 나무들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겠죠? 

 

 산괴불주머니도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꽃모양이 예전 한복에 달던 노리개인 괴불주머니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짚신나물입니다. 양지꽃, 뱀딸기, 가락지나물과 혼동하기 쉽습니다. 

 

 자작나무는 대체적으로 곧게 뻗는데  이 녀석은 거대한 새총처럼 가지를 냈습니다. 

 

 

만든 지 몇 달이 안된 '재궁골' 뒷산의 무덤입니다. 아직 풀들이 자리를 채 잡지 않은 황토색 무덤가에는 노랑제비꽃들이 먼저 찾아와 화려하게 치장을 했습니다. 무덤의 주인이 누군지는 모르나 복을 많이 지으신 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자령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흰 설경의 겨울도 아니요, 알록달록 낙엽의 가을도, 진초록의 여름은 더더욱 아닌 '봄'인 것 같습니다. 봄꽃 흐드러진 능선길과 물소리 들리는 계곡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헤아릴 수 없는 작은 풀꽃들과의 만남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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