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어라연 산소길 트레킹
한층 부드러워진 가을빛 아래 동강 어라연 트레킹을 간다. 동강을 따라 걷는 어라연 트레킹 코스는 강원도의 산과 들, 바다와 강을 이어주는 70개 구간으로 구성된 '산소길'중의 하나이기도 하나입니다.
어라연은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영월읍 하송리에서 동강 윗 줄기 12km지점, 영월10경 중에 하나, 때묻지 않은 청정지역인 동강에서 경치가 가장 좋은 곳입니다. 이런 말만으로도 뭔가 대단한 비경이 상상되죠? 그리고 유명한 어라연 물굽이 사진도 관심을 끌기에 한 몫 단단히 했습니다.
어라연 동강 트레킹은 동강 거운분교에서 출발해 마차삼거리-만지나루-전산옥주막터-어라연-537m 잣봉- 전망대-마차삼거리-거운분교로 원점회기하는 8km거리의 4시간 코스인데요 동강의 강변길과 산길을 걷는 비교적 편안한 트레킹코스입니다.
레프팅으로 유명한 동강, 그리고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어라연 계곡, 물길은 산을 따라 휘어져 넓어지면서 연못처럼 되었습니다. 이곳은 옛날부터 물고기가 많아 항상 물고기가 비단처럼 반짝이는 곳이라고 '어라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네요.
동강 어라연 트레킹의 출발은 거운분교앞에서 하지만 자가용은 거운교 직전 삼옥리 섭새주차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넓고 무료주차가 가능한데요 평일에는 거운분교 건너 길가에도 열대 정도 주차공간이 있습니다.
거운분교 길건너 동강탐방안내소에서부터 본격적인 동강 어라연 트레킹, 어라연 산소길의 출발입니다.
탐방안내소에서 포장길을 따라 이십분 정도 완만한 길을 오르면 잣봉과 어라연으로 갈라지는 마차삼거리에 서게 되는데요 이곳 마차삼거리에서 강변으로 갈수도 있고 잣봉으로도 오를 수 있습니다. 왼쪽 산길을 오른뒤 전망대에서 어라연을 조망하고 강변길로 내려와 어라연의 물길을 가까이서 보는 편이 더 나을것 같습니다.
어라연 산소길과 , 동강 생태마을 산소길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어라연 산소길을 가는 사람들입니다.
숲의 가장자리나 냇가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의 개버무리라는 녀석입니다. 어라연 트레킹 중 만났습니다. 동그란 꽃 봉우리가 땅을 향해 매달려 있습니다. 곧있으면 탐스러운 꽃을 피울건데 꽃을 보지 못해 아쉽습니다.
우리는 마차삼거리에서 강변으로 내려 왔는데요 그곳에 있던 등산객들이 "어디로 가나 다 똑같아요" 하면서 강변으로 내려 가라고 추천하더군요. 강변길을 걸어 어라연과 잣봉을 지나 산길로 내려오면서 느낀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나 같으면 산길을 먼저 올라 강변길로 내려오는것을 추천했을것 같더군요. 전망대에서 어라연을 조망하고 동강의 전체적인 물굽이와 산들을 보고 조금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걸어서 편안한 동강변의 물길과 마주하는 편이 한결 더 좋을것 같습니다.
어라연의 모습만 살짝 염탐하고 오려면 마차삼거리에서 잣봉과 어라연 전망대까지만 가도 되지만 동강을 따라난 강변길도 정취가 있습니다. 강모래길과 자갈길, 너덜바위길, 억새길들이 차례차례 걷는 걸음걸음이 무엇보다 좋더군요.
물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한 강변길 안쪽에서 "하나둘 하나둘" 레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의 노젖는 구호만이 아련하게 들렸다 사라지더군요. 정말 고요함 그자체 입니다.
동강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어라연 산소길입니다. 강 건너편에는 높다란 병창들이 쏫아 있습니다. 어라연으로 가는 길은 동강 중에서도 비경에 꼽힌다고 합니다.
강건너 석회암 병창은 봄이면 고개떨군 동강 할미꽃이 피는 곳입니다.
대극도 가을빛을 따라 붉게 물들고 있네요.
산호랑나비 애벌레 입니다.
레프팅을 즐기는 아이들이 손을 흔들어 줍니다.
동강 레프팅은 동강 상류의 마히리에서 출발해 어라연과 동강의 숨은 절경들을 보고 거운리까지 12km를 내려오는게 일반적인 코스입니다. 동강 비경의 속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멋진 체험이기도 합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강변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들은 잣봉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입니다.
어라연 650미터라는 글이 바위에 적혀 있는데요. 거짓말이더군요. 어라연은 여기에서도 몇 킬로를 더 가야 합니다.
동강 협곡의 허리를 몇번을 돌았나? 유명한 객주집 전산옥이 있던 자리가 나옵니다. 지금은 잡풀로 덥혀 주막이 있던 자리라고는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한때는 수많은 땟목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장소인데 말이죠.
여름에 피는 꼬리진달래입니다. 꽃은 이미 지고 씨방이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참으아리 씨앗이 달렸습니다. 넓다란 부채모양 가운데 새까만 씨가 있습니다.
개옻나무도 좁쌀같은 씨앗이 잔뜩 매달렸습니다.
주막터에서 산허리 비탈길 따라 조심조심 걷다 보면 얼마지 않아 굵은 나무들 사이로 어라연의 모습이 슬쩍 보이는데요 어라연의 모습이 담긴 안내판과 벤치 두개가 있는 쉼터가 나옵니다. 여기서 십분만 급경사를 오르면 어라연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옥빛 어라연 가운데 있는 바위가 상선암이라고 합니다. 단종이 폐위되어 어라연을 거닐때 죽어서 저 상선암의 신선이 되고자 했던 바위라고 하네요.
잣봉은 동강을 끼고 있는 산 가운데서도 보잘것 없고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데요. 어라연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산입니다.
잣봉 정상에서는 어라연이 보이지 않습니다.
잣봉 정상에서 소나무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전망대가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어라연의 물굽이 사진을 볼 수 없습니다. 뭔가 속은 느낌입니다. 사실 어라연의 물굽이 사진은 반대쪽 산에서 본 풍경이라고 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어라연의 풍경입니다. 사진에서 보는 어라연과는 완전 다릅니다.
유명한 어라연 사진은 강건너 산에서 바라본 풍경이라고 합니다.
완전 속은것 같습니다.
열받아서 한달음에 뛰어 내려 갑니다.
이렇게 휘어진 소나무도 있습니다.
소나무 아래로 굴러 떨어진 도토리입니다. 과연 이 도토리는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요?
살짝 길을 잘 못 들었습니다. 동강유역 보전이란 이름으로 마을 전체가 이주를 햇더군요.
마을 끝 까지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 나옵니다. 길은 이미 잡풀로 뒤덥혀 인적이 끊어진지 오래된것 같습니다.
처음 갈림길로 다시 돌아와서 간신히 길을 찾았습니다. 길이 좀 애매하게 되어 있긴 하더군요.
바위에 앉아 옥빛 반짝이는 동강과 어라연을 보고 또 봤습니다. 동강은 아직 때묻지 않은 청정지역이라 풍경 하나하나가 아름답더군요. 다시 올 기약은 없지만 다음엔 사랑하는 가족들과 다시 오고 싶어 지더군요.
강물과 산과 바위 나무들이 어울려 멋진 비경을 만든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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