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보러 속초가니? 나는 물회 먹으러 속초 간다.

백종원 3대천왕, 기가막힌 속초 봉포머구리집 물회 

엊그제 3일 연휴의 마지막날인 6월6일 현충일, 설악산에 왔다가 속초 봉포머구리집에 갔습니다. 여기는 물회로 유명한 식당인데요, 제가 5년전 처음 속초 봉포머구리집을  왔을 때는 동명항과 영금정이 있는 등대해수욕장 부근에 있었는데요, 한창 여름 피크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때문에 놀라고 대기표를 받고 또 놀라고 물회의 비주얼에 놀라고 맛에 놀라고 아무튼 속초에 이런데가 있나 싶을 정도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2014년 9월 25일 지금 이곳으로 새 건물을 지어 이전을 했다고 합니다. 

 엊그제는 3일 연휴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시간도 4시 무렵이어서 "그다지 붐비지는 않겠지"라며 설악동에서 네비를 찍어 속초 봉포머구리집 앞에 도착했는데요, 그런데 웬걸요 건물이 수많은 인파들에 포위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있네요, 건물 주변에서 앉아 있기도 하고 서서 있기도 하고 또는 길가 차 속에서 기다리기도 하더군요. 쨉싸게 안으로 들어가 대기 번호를 뽑으니 우리 앞에 무려 100번이 더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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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는데요, 특히 시원하고 칼칼하면서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올려진 속초 봉포머구리집물회는 '최고'라는 표현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제가 뽑은 대기표는 217번, 방송에서 부르는 번호는 110번, 길고 긴 대기 시간 예약입니다. 보통 50번이면 20~30분을 기다리면 된다고 합니다. 

뭔 대단한 물회라고 이렇게 까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나중에 알고 보니 얼마전 백종원의 3대 천왕 물회편에 봉포머구리와 제주도, 포항물회 이렇게 세곳이 나왔다고 합니다. 역시 방송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식당 창문에는 지금까지 다녀간 셀럽들의 사인을 자랑하듯 붙여 놨습니다. 

저는 이곳에 오면 성게모둠물회만 줄기차게 먹었습니다. 매운걸 못 먹는 우리 아이는 성게미역국을 잘 먹습니다.

한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좌식테이블이 있는 1층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1층 방에도 꽉꽉 사람들이 앉아 있습니다.

우리는 2층으로 올라 갑니다. 뒤죽박죽 어지러이 벗어 놓은 신발만 봐도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지 알 것 같습니다.

2층은 1층 보다 더 넓고 방도 많습니다. 이곳도 역시 빈 자리가 없네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자리에 앉아서도 족히 20분은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주문한 성게모듬물회가 나왔습니다. 각종 모듬회와 성게, 멍게, 전복, 해삼, 문어와 해초류가 먹기도 전부터 배가 부를 정도 입니다. 

국자로 쓱쓱 몇번 뒤적여서 소면과 함께 먹습니다.

제가 좋아 하는 새우장입니다. 짭쪼름하고 혀에 녹는 부드러운 새우살이 정말 맛있습니다. 박스로 포장판매도 하는데 안사온게 후회될 정도 입니다.

강원도 감자와 옥수수같은 좀 특색있는 밑반찬류가 나옵니다.

시원하면서도 시지 않은 육수가 정말 맛있습니다. 소면과 함께 먹어도 좋고 밥에 말아 먹어도 맛있습니다.

미래식당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봉포머구리집 물회를 배달한다고 하는데, 사는곳에 따라 배송료가 엄청 비쌉니다.

배불리 먹고 나오면서 2인분 포장을 해왔습니다. 1인분에 13,000원 포장비용 2,000원 총 28,000원입니다.

봉포머구리집 물회는 포장 후 6시간 까지는 괜찮다고 합니다. 속초에서 5시간이 걸려 집에 도착한 후 개봉한 물회입니다. 일회용 용기에 가득 담긴 물회와, 500g 물회 육수 2봉지가 전부 입니다. 

적당한 그릇이 없어서 비주얼이 별로입니다. 5시간이 지난 후라 해산물과 모듬회가 덩어리째 붙어 있습니다. 

육수를 다 붓고 나니…. 이건 뭐 물회가 피 칠갑이 된 것 같습니다. 육수를 먼저 붓고 그 위에 물회를 올려야 하는데 비주얼 꽝이 됐습니다. 

5시간이 지난 후의 포장 봉포머구리집 물회의 맛은 속초에서 먹을때나 비슷합니다. 해삼같은 해산물들이 좀 딱딱해지고 엉겨붙어서 식감이 약간 떨어지긴 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면도 없고 새우장 같은 밑반찬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가격은 똑같고요. 완전 가성비 꽝입니다.  그래도 먹고 싶은 봉포머구리집 물회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