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코스에서 빠지면 안될 김영갑 갤러리
하루에 하나씩 올라도 일년을 넘게 올라야 하는 제주의 오름, 그렇게 흔하디 흔해서 이곳 사람들은 쳐다보지도 않았던 그런 오름들이 지금은 제주도 여행코스중에서도 필수 여행코스가 됐습니다.
오늘은 오름의 여왕이라는 ‘따라비오름’을 오르고 큰사슴이오름까지 뻗은 억새길을 걸었습니다. 여태껏 제주도를 오면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은 처음입니다. 날씨도 별로였는데도 한동안 넋 이 나갈 정도의 아름다움 그 자체 입니다. 이 아름다움을 놓칠세라 정신없이 디지털카메라에 꼼꼼하게 담기도 했습니다.
호사스런 오름 관광 후 동행했던 선배가 “김영갑 갤러리가 부근에 있으니 가보지 않겠냐”고 말을 꺼냅니다.
아~김영갑
너무나 유명하기에 익히 알고 있던 그 분의 갤러리가 근처에 있다니, 당장 달려가자고 했습니다.
고향도 아닌 제주도에서 감자로 끼니를 떼우고 필름 살 돈도 없이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도 그만의 시각으로 제주의 풍광들을 사진으로 남긴 사진가 입니다.
여린 한 줄 빛과 세찬 바람, ‘후지 617 프로페셔날 파노라마’ 카메라가 만든 오름의 감동이 몰려 듭니다.
김영갑 갤러리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두모악'은 한라산의 옛 이름이라고 합니다. 20여 년간 제주도에서 담은 그의 작품들 가운데 일부만을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은 연 중 두번 바뀐다고 합니다.
9시30분부터 관람을 시작하는데 30분이나 일찍 찾아왔습니다. 우리 말고도 대여섯분이 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9시26분에 김영갑갤러리의 철문이 열립니다.
양철판을 얽기설기 이어 만든 인형이 '외진곳까지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사단법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2006년 '잘가꾼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했습니다.
정원 곳곳에 있는 토기인형
마치 숲속에 들어 온 듯한 김영갑갤러리 정원입니다.
폐교가 된 삼달국민학교에 만든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그 쓸모가 다 한 건물이 새로 태어난 격입니다.
배움의 옛터에서 감동의 터가 됐습니다.
삼달국민학교 졸업생들은 할 이야기가 하나 더 생겼겠죠.
관람료는 성인 3천원을 받습니다.
관람료로 3천원을 내면 입장권 대신 6×17 원판 사이즈의 파노라마 엽서를 줍니다. 아래의 서명은 인쇄된것이구요.
김영갑 갤러리는 모든 전시관이 촬영금지라고 합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관람객들이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김영갑 선생의 서재만 촬영했습니다.
갤러리 뒷쪽으로 가면 두모악 찻집이라고 무인찻집이 있습니다.
캡슐 하나당 3천원인데 두 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안쪽에는 전통차도 종류별로 있습니다.
아무도 없어 보였는데 안쪽에는 학생들이 잔뜩 앉아 있습니다. 무인 찻집이라 돈을 내지 않아도 오래 앉아 있는다고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습니다. 커피 한 잔, 차 한잔 손에 들고 밖에 나와도 좋을듯 합니다.
통창이 있는 무인찻집입니다. 각양각색의 옹기들이 정감있죠.
찻집을 지나 뒤로 조금만 더 가면 사뭇 곶자왈에 들어왔나 싶을 정도의 숲이 잠시 나옵니다.
갤러리 한쪽에는 넓은 공터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딱 좋아 보입니다.
정원에는 바나나 맛이 나는 으름도 있네요, 아무도 따먹어 주지 않아서 떨어져서 썩은것들이 많습니다
웬만한 나무들은 대충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제주도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식생이 전혀 다른 나무들이 많거든요.
감에 정신이 팔린 직박구리, 꽥꽥 꽤나 시끄러운 녀석입니다.
감성어린 그의 사진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아름다운 정원으로 변한 폐교의 모습도 감동입니다. 이제는 유명한 관광지가 된 김영갑 갤러리, 2005년 루게릭 병으로 돌아가신 후 그의 후손들이 아름다운 갤러리가 된 '김영갑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음 제주도 여행에는 김영갑 작가가 사랑했다는 ‘용눈이 오름’을 꼭 올라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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