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 라이트-트레일러닝

 Profoto 사용기

오늘의 로케이션 촬영지는 북한산, 테마는 트레일러닝입니다. 촬영 컨셉은 장쾌한 일몰을 배경으로 암릉위를 뛰어가는 모습. 

모델이 되어줄 세명의 트레일러너와 함께 오후 늦게 산행을 시작합니다. 촬영 포인트 까지는 한시간 이상 올라가야하는 만만치 않은 산행입니다. 

산행을 시작할 때만해도 잠깐 잠깐 가랑비가 왔다 갔다 변덕을 부립니다. 예보에는 비 소식이 없었는데 불안합니다. 다행이 비는 멈췄지만 막상 능선에 오르자, 새찬 바람으로 한기가 옷 속을 파고 듭니다. 반바지에 반팔 차림으로 올라왔던 모델들은 작은 트레일러닝 배낭속에서 바람막이를 꺼내 입어 보지만, 산속을 휘감아 도는 냉기를 이기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봄꽃들이 어지러이 피는 4월 둘째주, 북한산 정상부의 날씨는 아직 겨울을 벗어나지 못한것 같습니다. 

5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라 예상했던 대로 등산객들이 없습니다. 이 시간을 택한것이 일몰을 배경으로 넣기 위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등산객들이 없어야 합니다. 

새찬바람에도 불구하고 촬영은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오늘 촬영 장비는 Profoto b1x 2등에 줌리플렉터를 사용합니다. 한시간 이상의 가파른 등산으로인해 최소한의 장비만을 운용하기로 합니다.

아웃도어 로케이션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것이 장소와 시간, 모델, 그 다음이 촬영 테크닉 입니다. 

6시가 넘어가자 기세 등등하던 태양도 점점 주홍빛으로 물들며 주변 하늘을 노랗게 물 들입니다. 머릿속에 그렸던 바로 그 광경이 눈앞에 펼쳐 집니다. 트레일러닝 모델들은 노을빛 속 암릉위를 이리 저리 내달립니다. 

일몰의 시간은 30분,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고 조명을 이리 옮깁니다. 그리고 몇 장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고 어둑어둑해진 산길을 내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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