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산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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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절정, 지금 꼭 가 봐야 할 곳 중 한 곳을 고른다면, 저는 뮤지엄 산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가을의 짙은 단풍과 건축 예술의 조화에 압도되는 곳, 노출 콘크리트와 어우러진 조용한 자연 그대로의 조각 정원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 자연이 주연일까? 건축과 예술품이 주인공일까? 어떤 것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절제된 균형감에 자연과 합치되어 버린 '合 自然'의 신세계가 펼쳐 지는 뮤지엄 산, 작가가 꽤 한 의도까지 엿볼 수 있다면 그 즐거움이 배가 되는 곳입니다.

 

뮤지엄 산은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 내 해발 275m에 위치한 약 2만 2,000평 규모의 미술관입니다. 화장지, 티슈, 타월 등을 만드는 한솔제지의 한솔문화재단에서 2013년 건립한 문화공간입니다. 개관 초기부터 유명세를 떨치다가 지금은 연 20만 명이 찾는 원주의 핫 플레이스가 되어 버린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자연과 건축물, 곳곳에 설치된 예술품들의 조화가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 다른 모습으로 하모니를 이뤄, 뮤지엄산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네 번은 와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고도 합니다.  

뮤지엄 산 Museum SAN

   

뮤지엄 산은 노출 콘크리트의 미니멀한 건축물의 대가인 '안도 타다오'의 설계를 시작으로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마지막으로 설치되면서 2013년 5월 개관했습니다.  

 

안도 타다오가 오크밸리 정상의 뮤지엄 부지에서 느꼈던 '도시의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난 아름다운 산과 자연으로 둘러 쌓인 아늑함'이라는 첫인상이 지금의 뮤지엄산을 설계한 뼈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뮤지엄 산은 자연 그대로의 지형에 따라 오솔길로 이어진, 웰컴센터, 주차장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플라워가든, 워터가든, 본관, 명상관, 스톤가든, 제임스 터렐관으로 이어지는 'Box in Box' 콘셉트의 건물들이 자연의 조화를 이루면서 설계되어 있습니다.

뮤지엄산

 뮤지엄 본관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고요한 물의 정원인 워터가든, 물속의 해미석과 본관으로 연결되는 Archway는 뮤지엄산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뮤지엄SAN은 Space, Art, Nature의 줄임말로 해석된다고 합니다. 공간과 자연을 예술로 승화시킨 의미로 자연과 문화의 어울림 속에서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휴식과 자유, 그리고 새로운 창조의 계기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MUSEUM S A N , 운영 시간은 10시부터 18시까지, 월요일은 휴무, 기본권의 미술관만 둘러보는데 2~3시간이 소요되고 명상관과 제임스터렐관까지 포함한다면 넉넉히 반나절은 걸린다고 합니다.  

뮤지엄산 입장권

입장권은 네이버예약, 홈페이지예약, 현장구매가 가능한데 기본권, 제임스터렐권, 명상권, 통합권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2만 2천 원부터 시작하는 기본권에 제임스터렐관이나 명상관을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뮤지엄산

입구에는 뮤지엄산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 뮤지엄산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 포스터, 그리고 도슨트와 함께 하는 건축투어, 조경투어 박물관 투어를 볼 수 있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10월29일까지 전시되는 안도 타다오는 일본의 건축가로 땅의 기운을 존중하는 설계로 유명합니다. 특히 노출 콘크리트라는 칙칙한 재료의 시적 승화, 건축의 본질로서의 자연, 그리고 빛과의 조화를 기본 컨셉으로 삼았습니다. 특히 그의 노출 콘크리트가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불러 트레이드 마크가 된 건축가 이기도 합니다. 

뮤지엄산

첫 번째 만나는 작품인 'For Gerard Manley Hopkins'(제라드 먼 리 홉킨스를 위하여)

마크 디 수베로의 작품으로 크레인을 조각 작업에 사용한 최초의 예술가이며 1950년대 후반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조각가입니다. 산업사회에서 발생하는 건축 폐기물을 이용한 구조적인 작품으로 시인 제랄드 맨리 홉킨스의 '황조롱이 새'라는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바람에 의해 상부가 움직이는 키네틱아트의 일종으로 '새'가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뮤지엄산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플라워 가든의 자작나무숲, 이 숲길을 지나야 드디어 미술관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가든 입구의 성벽과 마찬가지로 다음 주제관인 미술관을 자작나무로 감춰 놓아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느낌입니다.   

뮤지엄산

자작나무 길을 통과하면 뮤지엄산의 시그니처인 Archway 나타납니다. 파란 하늘과 초록 숲의 보색인 빨강의 아치가 시선을 자극합니다. 

뮤지엄산뮤지엄산

돌 길의 중앙, 양다리를 물속에서 뻗어 올린 알렉산더 리버만의 아치웨이가 다음 세계, 즉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문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뮤지엄산

물과 자연, 콘크리트 그리고 빨간 아치의 조화가 하나의 작품을 만듭니다.  

뮤지엄산

자연속에 잠깐 끼어든 듯한 콘크리트와 파주석 담, 그리고 잔잔히 고여있는 물의 균형이 편안하게 자연스럽습니다.    

뮤지엄산

뮤지엄 산의 외벽은 콘크리트와 사진의 파주석으로 나뉘는데요, 파주석은 경기도 파주에서 채취한 돌을 말합니다. 

뮤지엄산

파주석 외벽이 비친 물까지도 건축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물이라는 속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뮤지엄산

뮤지엄 산 입구에 영구 설치된 안도 타다오의 청사과 '청춘'이라는 작품입니다. 일본의 효고현립 미술관과 나카노시마 어린이책 숲 도서관에 이어 세 번째로 제작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청춘은 인생의 시기가 아닌 어떠한 마음가짐'이라는 미국 시인 사무엘 울만의 시에서 영감 받아 안도 타다오가 직접 제작한 작품입니다. 청사과처럼 푸르고 도전정신으로 가득한 사회를 염원하는 그의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뮤지엄산

자연 그대로의 채광만을 살린 복도입니다. 

뮤지엄산

노출콘크리트, 철, 유리의 순수한 조형과 자연의 빛을 재료로 설계하는 안도 타다오의 건축

뮤지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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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타다오 <청춘>展

안도 타다오

올해로 만 82세가 되는 안도 타다오 Ando Tadao, 1941년 일본 오사카 출생으로 공업고등학교 졸업이 그의 학력의 전부이며, 첫 직업은 프로복서였으며, 건설현장 인부로 첫 건축 세계에 발을 디뎠다고 합니다. 건축에 매료된 안도 타다오는 친구들의 교과서를 빌려 읽으며 건축을 독학했다고 합니다. 2차 대전 이후 모더니즘 건축이 간과하고 있던 氣의 개념과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장식성과 차별화된 간결하고 추상적인 조형미, 노출 콘크리트라는 삭막한 재료의 '시적 승화' 등이 당시 건축계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1995년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가 그의 창의성을 인정하게 됐다고 합니다.   

안도 타다오

건축의 여백을 빛으로 채우는 안도 타다오, 역시 그의 건축들이 흑과 백으로 사진 인화지에 표현됐습니다.  

안도 타다오

이번 전시에는 1969년부터 1990년대 중반에 이르는 전반기 건축 작품부터 30년 동안 걸쳐 완성한 나오시마 프로젝트,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공공장소에서의 건축 작품, 2020년 준공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그의 건축 세계를 망라하는 대표작 250점이 소개됐다고 합니다. 

안도 타다오 계단식 주택

지형을 최대한 해치지 않으면서 산을 계단식으로 만들어 구역을 개발한 주택 건축, 안도 타다오의 원본 드로잉과 스케치, 영상, 모형등 약 25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복도에서 만난 의자 디자인들, 디자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뭔가 디자인적인 지식이 생길 것 만 같습니다. 

 

나오시마 프로젝트

1980년대 말, 세토 내해의 작은 섬인 나오시마를 예술로 재생하는 사업에 참여해 베네세하우스, 지추미술관, 이우환미술관 등의 8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그에게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뮤지엄산 나오시마 프로젝트
안도 타다오 나오시마 프로젝트
안도 타다오 나오시마 프로젝트

뮤지엄 산의 내부를 둘러보면 재밌는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건물 내부에는 직접 조명이 전혀 없이 비상구나, 바닥 부분의 무드등과 같은 간접 조명만 있는 게 특징입니다. 

안도 타다오 나오시마 프로젝트

안도 타다오가 참여한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 버려졌던 작은 섬 곳곳에 안도타다오의 건축물로 살아난 섬입니다. 

안도 타다오 나오시마 프로젝트

올해 일본 다카마쓰 여행에서 나오시마 섬에 갔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때까지만해도 안도 타다오라는 사람은 알지도 못했죠, 단지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만 보고 왔습니다.  

이것은 일본 소도시 마쓰야마 에서 본 안도타다오가 설계한 언덕위의 구름 사카노우에노쿠모 뮤지엄 입니다.

오사카부립 사야마이케 박물관, 포트워스 현대미술관, 나카노시마 어린이 책 숲 도서관, 효고현립 미술관 같은 안도 타다오의 공공건축은 도시 확장과 재건에 있어서 풍경을 창조하는 도전 정신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단순한 조경이나 디자인과 같은 근시안적 의미의 풍경이 아니라 지역이 함께 점유하는 공동체의 기억이 포함된 개념이라고 합니다. 

그라운드 제로 프로젝트, 실제 건축물을 보는 것만큼이나 스케치나 도면, 모형물을 보는 것도 새롭습니다. 

나카노시마 프로젝트 II - 공간 단층 

뮤지엄산

안도 타다오 개인전에는 안도 타다오의 작품들을 목업과 도면, 드로잉, 공사과정 등 건축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뮤지엄산

푼타 델라 도가나 

뮤지엄산

브르스 드 코메르스

백남준 비디오 아트

스톤가든으로 가는 길에 만난 백남준관, 사람 키보다 훨씬 큰 비디오 아트입니다. 

뮤지엄산 백남준 아트

당시 사용하던 진공관 앰프들이 작품 곳곳에서 볼 수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뮤지엄산

스톤가든에서 본 미술관의 모습입니다. 

뮤지엄산

스톤가든 전경

뮤지엄산뮤지엄산

신라고분을 모티브로 한 스톤 가든, 9개의 부드러운 곡선의 스톤 마운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뮤지엄산

뮤지엄산은 미술관이기도 하지만, 느리게 걸으며 산책하며 힐링하기에도 좋은 공간이기도 합니다. 2023년 10월 29일까지 열렸던 안도 타다오의 개인전은 끝이 났지만, 우리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제주 본태 박물관, 제주 유민 미술관, 제주 글라스 하우스, 서울 종로 JCC 재능문화센터,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그리고 원주 뮤지엄산에서 안도 타다오의 영감을 얻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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