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골을 지운 광화문 D타워
광화문 주변으로 전통어린 이름의 동네들이 사라지고 거대한 빌딩숲 도시로 바뀌고 있네요. 몇년 전 부터 교보빌딩 뒤 피맛골이 헐리고 공사를 하더니 24층 쌍둥이 빌딩이 들어섰습니다. 길가 구둣방 아저씨에게 여쭤보니 대림에서 만든 'D타워'라고 합니다.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나오면서 올려다 보는 위압감이 참 대단하더군요. 가까이 가니 한옥지붕아래로 투명창이 보이네요. 공사현장에서 발굴한 조선시대 '시전행랑'터라고 합니다.
공사현장 전체에서 이런 옛날 집터나 유물 발굴이 있었는데 모두 덮어 버리고 한뼘조차 되지 않는 공간만 투명유리막으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교보빌딩과 마주보며 위세를 뽐내고 있는 'D타워'
시간이 흐르면 역사의 흔적도 땅속에 하나의 지층이 되어 묻혀 버린다.
각 시대마다 건축부자재들이 층을 이루며 땅속에 묻혀 있다.
큰 유리관 안으로 출토당시의 땅속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투명 유리 바닥 밑으로 집터가 보인다.
마루와 방, 부엌, 부숴진 세간살이, 그릇조각 벽돌, 아궁이까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D타워 한쪽 공간에 한옥지붕과 유리벽으로 이곳의 역사가 남아 있을 뿐이다.
수세기가 지나면 지금의 빌딩도 이렇게 땅속으로 들어가겠지?
서울역사박물관 앞에도 이곳에서 발굴된 시장터를 옮겨놓은 곳이 있다고 한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가까우니 종로나 시청근처에 나오면 꼭 한번 들러 보면 좋을것 같다.
광화문 주변이나 종로는 전통적인 거리들이 많은데 하나둘씩 허물어 버리고 높은 빌딩숲이 들어서는건 더이상 반갑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피맛골이나 청진동같은 전통 거리를 더 보존하고 특화 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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