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후의 궁궐, 창덕궁 낙선재
창덕궁은 서울의 5개 궁궐 가운데 예전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기도 하고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비인 이방자 여사가 1989년 4월 30일 87세로 타계하기 전 까지 사셨던 궁궐이기도 합니다.
조선왕조 제일의 법궁인 경복궁보다 규모면에서는 창덕궁이 더 넓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공간에 아름다운 지세를 그대로 살리면서 여유있게 전각을 배치했으며 전체 궁궐의 70%를 차지하는 왕실정원의 백미인 후원은 그 아름아움이나 규모면에서도 대단합니다.
창덕궁은 휴무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언제든지 볼 수 있지만 왕실정원의 백미인 창덕궁 후원은 예약을 해야만 합니다. 인터넷으로 간단하게 예약할 수 있는데 회차마다 인터넷50명, 현장판매 50명입니다. 당일 현장에 일찍가면 현장 판매분을 예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평일은 여유가 있지만 주말에는 매진이 잘 되니 부지런 해야 합니다. 창덕궁 관람료는 3,000원, 후원 관람료는 5,000원이 더해져서 8,000원 입니다. 만24세 이하와 65세 이상, 독립유공자 등은 무료입니다. 후원관람시간은 1시간30분으로 해설사가 함께 동행합니다.
후원을 제외한 창덕궁 전각은 시간에 구해받지 않고 자유입장이 가능한데요 '궁궐전각 무료해설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좋을것 같아요. 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문화 해설사가 시간별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월부터 10월까지는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관람시간입니다. 11월부터 1월에는 5시30분까지입니다. 입장은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가능합니다.
창덕궁은 조선 후기 부터 대한제국이 문을 닫는 270년 동안 왕을 비롯한 왕족이 지냈던 궁궐입니다.
임금과 신하들이 정사를 돌보던 외전과 왕과 왕비의 생활공간인 내전, 휴식공간인 후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창덕궁은 태종5년(1405년)에 별궁으로 지어졌고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과 창덕궁이 소실되자 가장 먼저 다시 재건되어 정궁의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경복궁이 근정전이 있다면 창덕궁은 인정전이 있죠. 궁궐의 핵심 전각으로 임금이 정사를 펼치던 곳입니다. 그리고 조선시대 궁궐의 정전인 근정전, 인정전, 명정전, 숭정전,중화전은 모두 정면이 5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1칸은 기둥과 기둥 사이를 말합니다.
막강한 권력을 좌지우지 하던 품계석 입니다.
이 앞에 서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학생들이 인정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잘 어울리는군요.
경복궁 근정전의 박석은 거칠고 울퉁불퉁한데 창덕궁은 편편하고 반듯합니다. 비오는날 왠지 운치가 더 있을것 같지 않나요?
인정전은 외부에서 보면 2층 처럼 보이는데 안에서 보면 천정이 터여 있습니다.
인정전 내부에 왕이 앉는 용상과 그 뒤로 일월오봉도가 그려진 병풍이 있습니다. 인정전은 다른 궁과는 달리 유리창과 전구, 커튼 등이 있는데요 구한말 외국과 수교 후 들어온 것이라고 합니다.
선정전으로 들어가는 선정문입니다. 뒤로 보이는 선정전의 기와는 궁궐 가운데서 현존하는 유일한 청기와 입니다.
선정전은 창덕궁의 편전이며 왕이 평상시에 거처하며 신하들과 국사를 논하는 장소입니다.
궁궐같은 중요한 건물위에는 어처구니 또는 잡상이라는 토우가 있습니다. 귀신이나 살로 부터 건물의 안주인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만들었는데 궁궐의 잡상들은 주로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 일행을 형상화 했다고 합니다.
편전이자 침전으로 사용된 희정당 입니다. 우리나라 전통건물에서 자주 나타나는 누마루 형태와 비슷하나 약간 서구적인 느낌의 돌출 현관이 특징입니다.
희정당에는 특이하게 자동차가 정문앞까지 들어 갈 수 있는 완만한 돌길이 있습니다.
비가 안으로 들이치는 것을 막고 구들을 통해 연기가 잘 빠져나가도록 하는 굴뚝입니다.
희정당과 대조전이 연결되는 행각입니다.
희정당의 뒷쪽에는 왕비의 생활공간인 대조전이 있습니다. 자개로 만든 쇼파가 이채롭습니다.
대조전은 창덕궁 조성때 지어진 것인데 연산군 2년(1496)중수되었고 이후 임진왜란으로 소실, 광해군원년(1609)창덕궁 재건으로 다시 지었으나 인조반정으로 다시 불탔습니다. 그 후 인조 25년(1647)복원됐고 순조 33년(1833)또 한번 불이 난 후 복구됐으나 1917년 다시 불이 나자 일본인들이 경복궁의 왕비 침전인 '교태전'을 헐어서 지금의 대조전을 지은것 입니다.
희정당 북측
희정당과 대조전 사이를 연결해주는 연결복도 입니다.
낙선재 앞 마당에 있는 기품있게 생긴 감나무 입니다.
낙선재로 들어가는 '장락문'의 현판은 흥선대원군이 썼다고 합니다. 고종의 아버지이기도 하죠.
창덕궁 문화 해설사 분과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따라 다녔습니다. 해설사의 말을 귀담아 들으니 피상적으로 보이던 전각 하나 하나가 새롭게 보입니다.
낙선재와 석복헌,수강재가 하나의 일곽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통칭해 '낙선재'라고 합니다.
이곳은 순종의 비 효황후, 영친왕 부인 이방자여사와 고종황제의 딸 덕혜옹주 등 조선황실의 마지막 여인들이 한만은 생을 마감한 곳이기도 합니다.
효황후는 1966년 타계하실때까지 석복헌에 기거하셨고 이방자 여사는 '낙선재'에서, 덕혜옹주는 '수강재'에서 1989년 타계하실때 까지 기거하셨다고 합니다.
이로서 마지막 까지 궁궐에서 살았던 조선 왕가의 맥이 끊어졌고 그 후 낙선재는 일반인에 공개됐다고 합니다.
낙선재는 현종이 지은 곳으로 서재겸 사랑채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낙선재는 다른 전각과 달리 단청이 없습니다. 그리고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본채에 연결된 1단의 댓돌에 사다리꼴 누하주를 받친 '내루'가 특징입니다.
쉬나무 열매는 기름을 짜서 불을 켜는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봉수대 부근에 많이 심었던 나무 입니다.
낙선재에서 종묘로 넘어가는 곳에서 발견한 쉬나무 입니다. 우리 궁궐에서 나무를 살펴 보는 것 또한 하나의 즐거움 입니다.
어스름하게 해가 져물고 있는 쓸쓸한 희정당과 낙선재의 모습입니다.
일제에 의해 나라를 뺏기고 인질이 됐다가 해방 후에는 이승만의 견제로 일본을 떠돌아 다녔고
그 후 박정희 군사정권의 정치적 희생물로 이용되다 결국 비통한 최후를 보낸 조선의 왕실을 보는 것 같아 쓸쓸합니다.
희정당 앞 마당에서 바라본 인정전의 모습입니다.
인정전은 광해군 이후부터 조선 후기 까지 13분의 왕이 즉위한 곳 입니다.
가운데 길은 왕이 걸어 다니는 어도, 양쪽 좁다란 길은 신하들이 다니는 신도라고 합니다.
경복궁은 광화문과 홍례문-근정문-근정전이 직선으로 나 있는데 창덕궁은 정문인 돈화문을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꺽으면 진선문이 나오고 다시 왼쪽으로 꺽어야 정전인 인정전이 나옵니다. 사진은 돈화문과 인정문 사이에 있는 진선문 입니다.
경복궁에서 임진왜란 이후 소실될 때 대부분의 나무들도 함께 타버렸는데 창덕궁은 오래된 나무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오래전 창덕궁 근처에 직장이 있어 자주는 아니지만 간간히 왔던 곳인데요 지금은 직장도 그렇고 집도 멀리 있어서 한 번 오기가 힘이 드네요. 그런데 예전에는 자유관람이 안돼서 시간에 맞춰 해설사를 따라다녀야 했는데 지금은 자유롭게 관람 할 수 있어서 편해지긴 한것 같아요.
철따라 바뀌는 창덕궁의 모습과 직박구리 짖어대던 회화나무, 수백년된 고목에 둘러 쌓인 후원의 연못, 소나무 길 따라 걸었던 아름다운 풍경은 오래된 기억이지만 아직도 또렷합니다. 호젓한 창덕궁을 걷다 보면 금방이라도 곤룡포를 입은 임금님과 신하들이 지나갈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기도 하고요.
곧 있으면 단풍이 전국을 빨갛게 물들이는데요 꽉 막히는 고속도로 고생길을 가는 것 보다 단풍이 아름다운 창덕궁 후원이나 다양한 수목의 창경궁 정원, 하늘 끝가지 키큰 종묘의 숲길을 걸어보는건 어떨가요? 아이와 손잡고 역사 공부도 같이 하면 더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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