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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꿔진 편백나무 숲, 그 향기에 머리가 맑아졌다. 매화향기 까지 더하니 무릉도원의 꿈길을 걷고 있는 듯 하다. 마을이 보이고 개가 보이면 산행이 끝이 난다. 대밭 앞으로 덩치가 송아지만한 큰 개들이 있다. 큰개는 이래 저래 서럽다.
언젠가 금정산성 마을 어느 식당에서의 일이다. 마당 한 구석에 목을 빼꼼 내밀고 있는 검둥이가 있었다. 덩치가 꽤 크다. 구석진 잡동사니 더미 사이로 겨우 목만 보인다. 한 여름 그의 물 그릇은 녹조가 뒤덥고 있었다. 그의 물그릇을 닦고 시원한 물을 부어주니 너무도 시원하게 먹는다. 얼마나 목이 말랐는지...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저 개, 먹을려고 키우는건가요?" 아니란다. 그냥 키운단다. 또 불쌍하단다. 아직 장가도 못갔단다. 이래저래 불쌍타. 묶여 살아서 불쌍코 장가못가서 불쌍코 개라서 불쌍코 불쌍해서 불쌍하다.
아주머니도 어쩔수 없단다. "저 검둥이가 사람을 워낙 좋아해요 식당에 사람이 오면 좋다고 막 달려 드는데 자칫 딱딱한 발톱때문에 손님들이 다치기도 해요"... 어쩌겠는가?
발톱이 너무 커서 너는 무 기 징 역.
2013/03/12/경남사천 와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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