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만큼 이름이 많은 나무는 없다. 육송, 적송, 해송, 곰솔, 관음송, 춘양목, 황장목, 금강소나무 등등
반면에 자신의 이름이 없는 나무도 있다. 밤나무, 감나무, 배나무, 사과나무는 자식의 이름을 빌려쓴다. 개똥이 엄마. 소똥이 엄마 정도 되겠다.
소나무는 왜 이렇게 이름이 많을까? 정답은 오랜 세월동안 우리 생활에 중요한 나무였기 때문이다.
건축재로서 기둥, 서까래, 대들보, 관재(棺材), 선박을 만드는 용도로도 쓰였으며, 창틀, 책장, 도마, 다듬이, 병풍틀, 말, 되, 벼룻집 등 가구재로도 사용됐고, 소반, 주걱, 목기, 제상, 떡판 등의 생활용품으로도 또한 지게, 쟁기, 풍구, 물레통, 사다리 등 농기구재료로 사용됐다. 사찰을 지을 때에는 간혹 다른 나무를 쓰기도 했지만 역시 대부분의 사찰이나 조선시대의 궁궐은 모두 소나무로만 지었는데 지금의 남대문이나 경복궁도 소나무로 건축한것이다. 이는 소나무가 나무결이 곱고 나이테 사이의 폭이 좁으며 강도가 크고 거기다가 잘 뒤틀리지 않으면서도 벌레가 먹지 않으며 송진이 있어 습기에도 잘 견뎠기 때문이다.
또한 가뭄과 기근 등의 고통으로 먹을것이 궁하던 시절에 우리 민초들은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으며 목숨을 유지 할 수 있었다. 솔잎, 솔순, 송절, 솔씨, 송화가루, 송목피,송근백피, 송진, 송이버섯, 복령 등.
그런데 사람에겐 이렇게 고마운 소나무가 너에겐 자유를 억압하는 악마의 나무가 됐구나. 아무리 사람에게 이롭다 해도 모든 생명에게 이로울 순 없구나.
2012/05/15/ 울진 소광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