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면 전국이 분홍빛 벚꽃으로 열병을 앓는 계절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봄꽃 가운데 벚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지 도시와 시골을 가리지 않고 어느곳 에서나 벚꽃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서울만 해도 많은 벚꽃 명소가 있죠, 여의도 윤중로 부터, 석촌호수, 어린이대공원, 남산, 안산 등 벚나무가 많은 곳에는 사람들로 넘쳐 납니다.
전국의 벚꽃 명소는 어디일까요? 저는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군항제가 열리는 '진해'이고, 그 다음으로는 경남 하동의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가는 '십리벚꽃길' 입니다. 꽃귀경 좀 다닌 사람이라면 대부분 아는 벚꽃관광지죠. 사실 진해나 쌍계사에 벚꽃이 절정을 이룰때는 차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서 십중팔구 된고생만 하게 됩니다. 그래서 꽃구경 갈때는 단단히 각오하고 가야 후회가 없습니다.
섬진강 벚꽃길 그리고 쌍계사 십리벚꽃길
올해 꽃구경은 어디로 가나 하던 차, 저 먼 남쪽 끝 언저리 경남 하동으로 가 봅니다. 하동읍 신기리가 외할아버지가 평생을 사셨던 어머니의 고향이여서 왠지 정감이 가는 곳 입니다. 그러나 서울에서 가기에는 만만한 거리가 아닙니다. 구례에서 하동까지 이어진 19번 국도가 섬진강을 만나는 동시에 긴 자동차 행렬이 엉금엉금 속도를 줄입니다. 화개장터까지는 아직19km가 더 남았는데 언제 갈 지 기약도 없어 보입니다. 차가 막혀 기어가는건지 길따라 난 벚꽃구경하느라 기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벚꽃은 이미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조급함만 덜어낸다면 이마저도 훌륭한 벚꽃관광입니다.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
하동 화개장터부터 쌍계사가 까지의 길을 '십리벚꽃길'이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일제 강점기때 심었던 벚나무들 이라고 합니다. 벚나무의 평균 수명이 60년 정도라고 하는데, 십리벚꽃길에 있는 벚나무들이 대부분 노거수여서 앞으로 얼마나 더 벚꽃을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십리벚꽃길을 꽉 채운 둥치큰 벚나무들이 모두 절명하기 전에 두 눈에 꼭 담고, 사진에도 담아 봅니다.
화개로 향하는 19번 도로가 섬진강을 만나면서 속도가 확 줄어 듭니다. 아름다운 벚꽃 구경하라는 뜻 인가 봅니다. 푸른빛 강과 그 위로 분홍 벚꽃길을 보고 또 봅니다.
벚꽃길로 가는 차동차 행렬이 꽃비를 맞고 있습니다.
섬진강 벚꽃길
관광객들을 잔득 실은 시외버스가 화개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부산 사상에서 출발한 시외버스가 흩날리는 벚꽃잎을 맞고 있습니다.
섬진강 벚꽃 풍경
마삭줄과 벚나무, 거미줄에 걸린 벚꽃잎들
구름 사이로 새어나온 빛을 받아 투명하게 빛나는 벚꽃잎이 섬진강의 푸른빛과 대비를 이룹니다.
꽃구경에 차가 막히는지 모르고 오다 보니 어느듯 화개장터앞 남도대교에 도착합니다.
섬진강변 너른 임시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화개장터로 향합니다.
전라도와 경상도 '화개장터'
화재후 새로 단장한 화개장터 입니다. 벚꽃필때 딴 벚굴과 은어가 한창입니다.
화개장 수수부꾸미집에는 긴 줄이 섰습니다.
별의 별 버섯과 한약재를 파는 가게도 구경합니다.
지리산 산수유 막걸리, 회개장터 막걸리가 유명한가 봅니다.
화개장터 십리벚꽃, 쌍계사의 가을, 형제봉 철쭉, 지리산 불일폭포, 금오산 일출과 다도해, 평사리 최참판댁, 청학동 삼성궁, 하동포구 백사청송숲이 하동 8경이라고 합니다. 모두 둘러 보고 싶습니다.
소설 '역마'에 나오는 옥화주막이라고 하는데 화개장터에서 유명하다고 합니다. 역마는 역마살을 말하는 거겠죠?
옛날 주막처럼 빈티지 하게 꾸며놨습니다. 너른 평상에 앉자 질펀하게 막걸리 한사발이 생각납니다.
화개장터 옥화주막 뒷길에는 조영남갤러리카페가 있습니다.
조영남 갤러리 카페 벽에는 담쟁이가 슬금슬금 기어 가고 있네요.
조영남의 이런 저런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고요. 얼마전 대작 구설수 때문에 요즘 활동을 안하시는가 봅니다. 인생사 새옹지마인가 봅니다.
화개장터 주변은 평일에도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차가 꽉꽉 막힙니다. 이번 주말이 벚꽃축제라고 하는데 어마어마할 것 같습니다.
섬진강변의 벚꽃에 흠뻑 취 한 하루입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하동 여행의 하일라이트 '10리 벚꽃길'을 갈 예정입니다. '십리벚꽃길'은 오늘 본 섬진강 벚꽃 보다 훨씬 더 볼만하다고 하는데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천상의 벚꽃길이란 말인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벚꽃길, 쌍계사 '십리벚꽃길'
화개장 화개농협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벚꽃길이라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식재했다고 하니 다른 나무에 비해 짧은 벚나무의 수명을 보면 앞으로 벚꽃을 볼 날 도 얼마 남지 않은것 같습니다. 나무는 아무리 늙었다고 늙은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화개마을에서 쌍계사까지 4.5km 구간, 10리벚꽃길의 시작, 벚꽃터널 입니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화계천 주위는 분홍빛 벚꽃잎 천국 입니다.
일주일 남짓 피는 벚꽃잎이 오늘 최고 절정입니다. 이번주말이 벚꽃축제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그때 까지 매달려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축제기간을 맞추는것도 정말 어렵습니다.
화개천을 따라 핀 벚꽃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꽃구경의 최대 관건은 타이밍 입니다. 오늘이 기가막힌 타이밍입니다.
10리벚꽃길의 또 하나의 볼거리인 차밭 입니다.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차나무를 심었던 차시배지라고 합니다. 봉긋하게 이어진 차나무와 벚꽃이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그림같은 풍경이 계속 되는 10리 벚꽃길 입니다.
10리를 갈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는데, 쉬이 발 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10리를 가는 내내 이런 풍경이 계속 됩니다.
화개마을에서 쌍계사이 이르는 10리 벚꽃길의 모습은 지금까지 봤었던 그 어떤 벚꽃길 보다 훨씬 아름다움, 감동, 잊지 못할 장관 그 자체 입니다.
쌍계사 10리벚꽃길 TIP
4.5km 10리 벚꽃길은 되도록이면 한걸음 한걸음 걸어서 갈 것.
주말보다는 평일, 아침 일찍 8시 이전이 좋다.
벚꽃길이 끝나는 곳에서 쌍계사도 둘러 볼 것.
재첩국과 참게탕은 꼭 먹어 볼 것.
*십리벚꽃길의 끝, 쌍계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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