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번 보기 힘든 고구마 꽃 피었어요

반응형
반응형

고구마꽃이 피었습니다.

오늘 아침 일산에서 농사를 지으시고 계신 지인분이 카톡으로 올려 주신 꽃 사진 입니다. 메꽃 같기도 하고 나팔꽃 같기도 한데 뭔가 조금 다른것 같습니다. 알고 보니 평생 한번 보기 힘들다는 '고구마 꽃'이라고 합니다. 

올 여름 유난히 더웠던 이상고온으로 남부도 아닌 중북부지역인 일산에 고구마가 꽃이 폈다며 반가워서 꽃이 핀 줄기를 잘라 화분에 옮겨 심었다고 합니다. 이상기후 덕분에 저 먼 아랫나라의 식물들이 자라고 꽃을 피우는 이상한 시절 입니다.

고구마는 하루에 12 이하로 낮의 길이가 짧아지면 꽃이피는 단일식물입니다. 단일식물에는 콩,벼,옥수수,깨,목화같은 식물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이 고구마 꽃은 고구마 밭에서도 유독 햇볕을 받는 시간이 적은 그늘진 땅에서 꽃이 피었다고 합니다. 자연은 오묘하며 스마트합니다.  

우리나라 기후가 점차 아열대성기후로 바뀌어 커피도 바나나도 심고 커피도 심는다고 하더니 머지않아 고구마 꽃은 길가에 흔한 꽃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고구마 꽃을 처음 봅니다. 고구마는 원산지가 중남미 지역의 아열대식물인 까닭에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상태로는 꽃을 피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이유가 다른 식물들 처럼 꽃을 피운 다음 씨앗을 만들어 번식하는것과 달리 뿌리나 줄기로 번식하는 무성생식, 즉 자기복제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종자 번식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에너지가 많이 드는 꽃을 피울 필요가 없었던거죠. 고구마는 씨고구마를 땅에 심어 싹을 틔운 다음 줄기를 꺽어 밭에 심으면 다시 모체와 똑같은 고구마로 자라납니다.  

고구마의 맛있는 기억

어릴적, 동네 고구마 밭은 아이들의 간식창고 였습니다. 고구마가 한 창 자랄때는 서리를 했고, 추석이 지나 찬바람이 불 때면 수확이 끝난 고구마밭에서 이삭을 주웠습니다. 삽 한자루만 있으면 미쳐 캐 가지 못한 고구마 한포대는 너끈히 지고 올 수 있었죠.      

이삭이 끝나고 즉석해서 고구마를 굽습니다. 시커멓게 숯 칠갑 한 손가락이며 주둥이로 내껀 물고구마네~내껀 타박고구마야~를 외치면서 놀았던 맛있는 고구마의 기억이 납니다.  사이다를 부르는 고구마~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