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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턴테이블 beogram 1000

아웃도어에서/기타 by 심심한사람 2020.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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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턴테이블( beogram1000)을 들이다. 

10여년 전 즈음, 한 카페에서 보고 반해버린 B&O의 'beomaster 1000' 리시버, 마침 영국에 있던 친구에게 부탁해서 어렵게 들여올 수 있었다. 그리고 스피커 벨런스가 맞지 않아 황학동을 들락 날락 하면서 몇 달을 리시버와 옥신각신 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긴 세월동안 버려지다 시피 방치 했다.

그리고 몇 달 전, 청소하다 선반위에서 발견한 베오마스터 1000, 뿌연 먼지를 털어내고 전기를 먹여 봤더니 신기하게도 소리가 난다. 집에 굴러다니는 스피커를 연결해 라디오를 듣는 재미에 빠졌다. 

십년 이상 팽겨쳐 놓았던 리시버 앰프에 또 다시 애정이 샘 솟는다. 제대로된 스피커를 달아 줘야 할 것 같아서 beovox s30 북쉘프스피커를 구해서 연결했다. 촥 깔리는 저음과 딴딴하게 두드려 주는 고음에 감동이 물밀려 온다.  

1970년 전후에 생산된 'beomaster 1000' 리시버는 'beovox 1000' 스피커와 'beogram 1000' 턴테이블이 한 세트였다. beovox 1000 스피커는 구하기도 힘들고 막상 상태가 좋은 녀석이 있다 하더라도 가격대가 꽤 된다.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한것이 beovox s30이다. 적당한 가격에 ebay를 통해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요즘 레트로 열풍을 타고 'beomaster 1000'과 한 형제인 'beogram 1000' 턴테이블까지 들였다. 이 녀석 또한 연식이 50이 넘어가는지라 제대로 작동하는 기계는 레어 중에서도 rare item이다. 그런데 그 레어아이템 'beogram1000'을 구해 버렸다. 게다가 옵션으로 포노앰프까지 내장된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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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시대의 추억소환, 턴테이블로 듣는 소리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 파이오니아 였는지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유리로된 양문을 열면 한쪽칸에는 더블 카세트 플레이어와 앰프 튜너 이퀄라이즈가 있고 그 옆칸에는 LP꽂이와 그 위로 턴테이블이 있는 커다란 전축을 들였다. 동네 사거리 레코드방에 가서 새로 발매되는 lp들을 사곤 했었다. 그러다 타향 살이 20여년, 문뜩 생각이나 물어보니 나의 lp들은 언제인가 전축과 함께 고물쟁이에게로 가 버렸다고 한다.

1분에 33과 1/3바퀴를 빙글빙글 돌며 음이 세겨진 미세한 고랑을 훑으며 바늘끝 진동을 전기신호로 바꿔 결국 스피커를 울려주는 지극히 아날로그 적인 시스템이다.

요즘은 주로 고음질 스트리밍 앱인 타이달(tidal)로 간편하게 음악을 즐긴다. 음질도 훌륭하고 우리나라 가요를 제외하고는 없는 노래가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손가락 몇번 까딱 하면 새로운 노래가 나온다. 

그런데 아날로그 lp의 노래를 들을려면 앨범에서 둥그런 lp를 꺼집어 내고 양손으로 들어 턴테이블 플래터에 올린다. 그리고 먼지를 떨어내야 하고 부러지기 쉬운 카트리지 바늘을 신경써서 놓아야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20여분 마다 판을 뒤집어 줘야 한다. cd처럼 건너뛰어 듣고 싶은 곡만 듣을 수도 없다. 노래 한곡을 듣기 위해선 몸이 고달프기 까지 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음악에 집중하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50년이 지난 낡은 턴테이블을 돌리는것이 더 좋다.

추억의 소환으로 시작했지만, 스트리밍이나 cd같은 디지털로는 절대 접근할 수 없는 아날로그만의 영역이 확실히 있는것 같다. 누군가는 '소유'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더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생음악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매체가 lp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견들이 있으므로 음질에 대한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lp가 주는 교감은 시대를 떠나 특별한것 같다.

최근 레트로 유행을 타고 lp시장이 기세등등한것 같다. 인기 아티스트 들은 한정반으로 lp를 발매 하기도 한다. 특히 lp를 접해 본 적이 없던 20~30대 젊은층들의 수요가 더 많다고 한다. 일종의 굿즈라고 한다. 

디지털 세상에 존재하는 특정 히트곡 만을 스트리밍으로 듣는것 보다, 둥그런 플라스틱 원판에 세겨진 소릿골을 따라 쟁기질 하듯 골을 파내려가는 아날로그적인 시각과 앨범을 모두 느낄 수 있기에 턴테이블 앞을 쉬이 지나치지 못하는것 같다.   

베오마스터 1000리시버와 베오그램 1000 턴테이블, 리시버는 앰프와 라디오가 결합된것을 말한다. 

덴마크의 Bang & Olufen, 뱅앤올룹슨 'beogram 1000' 1960중반~1970년대 초반, 뱅앤올룹슨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수동 턴테이블로 전설적인 디자이너로 불리는 야콥 젠슨(Jakob jensen)이 디자인했다. 또한 영국 전설의 왼손잡이 기타천재, 지미핸드릭스 뮤지엄하우스에도 이 모델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이 턴테이블은 33,45,78로 회전수를 조절할 수 있고, 미세 속도조절도 가능하다. 유럽은 220v에 50h로 우리나라의 220v, 60hz에 비해 10hz가 낮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회전수가 맞지 않고 빠르게 돌아간다. 다행인건 미세조정 노브를 돌리면 속도를 완벽하게 맞출 수가 있다. 

beogram1000으로 듣는 비틀즈 'Here Comes The Su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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