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대회, 농민이 없으면 도시민도 없다.
어제 서울 도심에서 십만명이 넘는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참석하는 민중대회가 열렸는데요, 남대문에서, 정동에서 광화문에서 시청광장에서 대학로에서 각 부문별 집회를 열고 오후 4시 무렵부터 광화문에서 민중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경찰은 차벽으로 사용하는 버스외부에 콩기름을 바르고, 우레탄으로 바퀴 휠의 구멍을 막는 등 전국에서 모인 경찰병력이 광화문 인근에 몇 겹의 방어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민중대회가 끝나자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대회 참석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살수차와 최루액이 등장하고 밧줄로 차벽을 끌어내는 등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죠, . 보성에서 올라오신 한 농부는 경찰의 살수포에 맞아 한 때 절명의 위기까지 갔다고 하니 시위의 현장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몇 해 전 서울생활을 접고 아이들과 함께 곡성으로 귀농하신 형님이 있습니다. 유기농으로 쌀농사를 하시고 계신데요, 항상 막걸리에 거나하게 취하시면 우리쌀의 소중함을 외치십니다. 그런 형님이 며칠전부터 민중대회 참석차 서울로 오신다는 통보를 해 왔습니다. 곡성에서 아침7시에 출발해 남대문에 오후 3시에 도착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저 멀리서 걸어 오는 형님의 얼굴이 한 눈에 보입니다. 오랫만에 보는 형님의 얼굴이 생각보다 너무 밝고 좋습니다. 서울에서 보다 더 힘있고 편해 보입니다.
선물로 받은 곡성에서 가져오신 유기농 사과 입니다.
아담하고 빨간 사과가 형님의 미소를 닮은것 같습니다.
두시가 넘자 덕수궁 대한문을 지나 남대문으로 가는 왕복 8차선이 집회 참석자들로 인해 교통이 통제 되어 버렸습니다.
남대문으로 가는길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민들이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소주, 오징어 "다 팔아야 집에가요~"라고 펫말을 쓴 이동상인들도 나섰습니다. 유독 농민대회에 술파는 상인들이 등장하곤 합니다.
안주로 딱이죠? 오징어, 번데기 어묵도 등장했습니다. 독점입니다.
몇년만의 만남입니다. 이젠 전국농민회총연맹의 회원이 됐습니다.
곡성군은 차가 막혀 집회에 늦게 도착했습니다. 집회는 안중에 없습니다.
각자 가방을 열어 술이며 안주며 이것 저것 꺼내 놓습니다.
일단 한잔 먹고 시작합니다.
불문학을 배우고 사진을 배우고 9년간의 프랑스 유학...귀국후 대학 강단에서의 삶, 한옥 목수로의 삶이 형님이 농사지은 한알 한알의 쌀알속에 모두 함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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