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그토록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쏵~걷히고 날씨도 따뜻해 졌습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는 최적의 날시여서 바람솔솔부는 나무그늘 아래에서 한 잠 자도 그만일것 같습니다.
1년중 이렇게 좋은 날이 며칠이나 될까요? 아침부터 마음은 산으로 들로 향했습니다. 백사실로 갈까 광화문으로 갈까 하다 집과 가까운 구름산으로 가 보자고 합니다. 구름산에 산림욕장이 있다는데 가볼만하다고 합니다. 구름산은 도덕산, 구름산, 가학산, 서독산으로 광명에 있는 낮은 산 중에 하나 입니다. 요즘은 이 네개의 산을 연결해서 '도구가서'라는 종주코스가 인기입니다.
237미터의 구름산은 구름속까지 산이 솟아있다해서 '구름산'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산이 높은게 아니라 구름이 낮은 동네 같습니다. 구름산은 숲이 울창하고 산림욕장이 있어 가족나들이나 등산하기에도 좋습니다. 구름산 정상에 오르면 시흥시와 안양시, 관악산이 한눈에 조망됩니다.
구름산 산림욕장으로 가는 길은 광명시보건소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주말에는 보건소 주차장이 개방되는데 어지간히 일찍가지 않으면 자리가 없습니다.
보건소에서 산림욕장으로 가는 길가에도 주차장이 있긴한데 사정은 마찬가지 입니다.
길을 따라 대통령선거 벽보가 붙어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는 누가 국민의 선택을 받을까요...
안철수 후보 유세차량이 쿵짝쿵짝 음악과 함께 지나갑니다.
보건소에서 오분여를 걸어가니 구름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의 입구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옆으로 커다란 보리밥집 대문이 있습니다. 이 문 안쪽으로 보리밥집과 고깃집, 쌈밥집 등이 있는데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3시까지 대기표를 부르는 방송이 들리더군요. 꽤 유명한 식당인가 봅니다.
구름산 산림욕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입니다.
귀여운 강아지도 왔습니다.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곳과 그 위쪽에 밧줄놀이터가 있습니다.
야생화 단지에는 다른꽃은 아직 보이지 않고 돌단풍과 금낭화만 간간히 눈에 보입니다.
참나무숲 아래로는 너른 나무데크가 있어, 피크닉하기에도 좋습니다.
산림욕장에 있는 대부분의 수종이 참나무같은 활엽수 입니다.
산림욕장 주변의 산책길을 따라 피톤치드가 많다는 잣나무오, 낙엽송, 드문드문 편백나무가 보이긴 하지만, 아직 어리고 작은 나무들 입니다.
산림욕장을 빙둘러 황톳길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황토로 된 산책로를 맨발로 걷고 난 후, 발을 씻는 세족장입니다.
아이들과 한나절 쉬기 좋은 힐링숲 입니다. 커다란 떨기나무들이 많이 있어 특히 여름에는 더할나위 없을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놀이기구도 있습니다.
주위에 봄꽃이 지천인 때라, 산림욕장은 다소 썰렁합니다.
산림욕장 윗쪽에 성곽도 지어져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것 같습니다.
이제 막 싹들이 올라오고 있는 참나무들 입니다. 조금 더 지나면 파란 하늘을 완전히 가리겠죠.
어떤 신갈나무는 벌써 커다란 잎을 완성했습니다.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우리 아이
이렇게 좋은날, 밖에 나가기 싫어 하는 우리 꼬마 입니다. 책보고 그림그리고 레고놀이하고...집에서 노는게 제일 좋다고 합니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때인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구름산 산림욕장에는 모래사장과 밧줄놀이같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아 한나절 신나고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엄마, 벌이 손에 앉았어~", 벌은 날개가 네개, 파리는 날개가 두개, 이녀석은 날개가 양쪽 두장으로 파리목의 꽃등에라는 곤충입니다. 이녀석은 몸색깔을 마치 벌처럼 만들었습니다. 침을 가진 벌처럼 보여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의태'라는 생존전략입니다.
아이들에게 외줄타기는 힘든 놀이 중에 하나입니다. 아랫쪽에는 큰 매듭을 지어 놓아서 올라가기가 쉽지만 윗쪽으로는 조금씩 어려워 집니다.
몇번을 올라가다 미끌어 지곤 합니다.
결국에는 가장 윗쪽 매듭까지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스스로도 자랑스러운지, "아빠 사진찍어줘"라고 합니다.
구름산 산림욕장과 가까운곳(약3킬로)에 있다는 오리서원으로 향했습니다. 서원은 조선시대 사립학교랍니다. 그리고 향교는 공립학교가 되겠죠.
넓은 주차장을 지나 오리서원으로 올라가는길에는 붉은 산철쭉이 대단합니다.
생각했던것과는 달리 시멘트로 번듯하게 지어진 한옥이 나옵니다. 문화해설사 분께 여쭤보니 옛날 그 오리서원은 이미 없어졌고 그 터만 있다는데 어딘지 의견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이곳은 조선시대의 청백리인 오리 이원익이라는 관리를 따라 공무원들의 교육과 예절교육 및 인문학 강의 등등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차라리 오리 이원익 선생의 고택과 박물관이 있는 충현박물관으로 가라고 안내 해 줍니다.
오리서원도 없는 오리서원에서 씁쓸하게 발길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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