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보물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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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숲체험은 숲속 나무와 풀들이 만드는 보물 이야기를 주제로 했다.

제목은 숲속 보물을 찾아라~ 

일기예보는 이날 오후 늦게 부터 비 소식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모이기 시작하는 오전부터 가랑비가 소리없이 내린다. 1단지 벤치가 있는 곳으로 몸을 피했다. 머릿속으로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이대로 비가 계속 온다면 어떻해야 하나. 오늘은 조금의 산행도 포함되어 있는데 유아들을 데리고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 부모님들이 반대할 것 같다.

한두명의 아이가 도착하지 않아 기다리는 동안 모인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신나게 떠들며 뛰어 다닌다. 마냥 기다리기 보다 놀이를 하면 좋을것 같았다. 아이들을 불러 모아 친구가 올때까지 놀이를 하자고 제안을 했다. 나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변형한 '쌍둥이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자고 했더니 아이들은 싫단다. 어쩔수 없이 그냥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했다. 어떤 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항상 신난다. 자기들끼리 알아서 재밌게 잘 논다. 곧이어 마지막 친구가 도착을 했다. 날씨는 계속 가랑비가 내린다. 결심을 해야했다.

일단 가보기로 한다. 가다가 정 안되면 철수 하는것으로...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오늘 숲체험에 대해 설명을 마친뒤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됐다.

오늘 숲체험의 주제는 '숲속 보물을 찾아라~'다. 저번주 답사를 왔을때 주변 나무들이 열매를 한가득 매달고 있었다. 열매는 나무와 풀들의 보물이다. 여기서 착안했다.

아이들에게 열매가 든 상자를 흔들었다.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함이었는데 몇몇 눈치빠른 아이들은 이미 알고 소리친다. 김이 좀 샜다.  

상자속에 든 열매들이 왜 숲속의 보물일까 다 함께 찾아 보기로 하면서 오늘 체험을 시작한다.

 

1단지에서 시작해서 천왕산 올레길로 이어지는 길이다. 아이들에게 투명 비닐 봉투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눈으로 보는것보다 직접 손으로 만지고 냄새맡고 맛보는것이 더 좋을것 같다. 아이들은 봉투에 열매를 체집하는것을 너무도 신나했다. 올레길이 시작되는 길부터 밤나무,단풍나무,박주가리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박주가리는 아직 익지 않아서 아쉽게도 씨앗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제공 총무님>

숲속 열매는 빨갛고 노랗고 예쁜 열매만 있는것이 아니다. 눈에 잘 보이는 열매는 새가 먹고, 쇠무릎같은 풀들의 보물은 동물들의 몸에 묻어서 멀리 멀리 간다. 한 아이의 옷에 쇠무릎 씨앗을 붙여본다. 아이들은 와~ 하고 신나한다.  이날 밤나무,단풍나무,갈참나무,박주가리,쇠무릎,누리장나무,산수유,복자기,작살나무,산딸나무,팥배나무,찔레나무,노린재나무,산사나무의 보물들을 직접 따 보고 냄새맡아보고 맛도 봤다. <사진제공 총무님>

 

예쁜 분홍꽃을 화려하게 피운 고마리 군락을 지나 항동 약수터에서 간식타임을 가졌다. 고마리와 약수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빨간 열매와 도토리, 그리고 국화과 식물들, 제비꽃 씨앗들이 어떻게 멀리 멀리 퍼지는지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제공 총무님> 

좁은 등산로로 이어진 길이어서 중간 중간 미끄러운 구간이 있다. 먼저 아이들에게 뛰지 말고 조심히 걷도록 주의를 했다. 다행이 사고는 없었지만 한 아이가 팥배나무를 올려다보다 나무에서 떨어진 작은 조각이 눈에 들어가서 몇분동안 대성통곡하고 울었다. 다행히 식염수로 눈을 씻었더니 이물질은 사라졌다.

중간에 나온 공터. 여기서 뭔가 해 볼 생각도 있었지만 가을 모기가 여간 극성이 아니다.

아이들은 비닐봉투에 각자 숲속에서 찾아온 보물들은 한 가득 담고 돌아왔다. 아침에 미리 밤나무 밭에서 찾은 밤 쭉정이를 이용한 숟가락을 만들어 보았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직접 만들수 있도록 밤쭉정이만 나눠줬다. 밤 쭉정이 숟가락을 이용한 '도토리 옮기기'놀이를 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놀이다. 동글동글 도토리는 조금만 흔들려도 굴러 떨어지기 일수다.   

 

숲 체험 시간은 총 2시간이다. 산행에 시간이 생각이상 많이 소요됐다. 놀이시간이 빠듯하다. 도토리 놀이만 하고 마지막으로 숲속에서 찾은 보물을 이용한 그림그리기를 했다. 도화지에 사인펜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목공풀로 각종 열매들을 붙였다. 제목은 자유다. 숲속에서 보고 느낀것들을 그리라고 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그리는 시간이 됐다.

완성된 그림을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 해 보라고 했다. 아이들의 상상력이 대단했다.

이 아이는 도토리 옮기기 놀이를 세밀하게 그렸다.

한 아이는 친구들 앞에서 말 하는게 쑥스러워서 엄마뒤에 숨었다. 엄마가 대신 그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숲속에서 찾은 보물들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 했다. 나무와 풀들을 사랑하자는 이야기다.

'열매는 행복한 미래를 위한 돼지저금통'이야.

 

아이들에게 단순히 눈으로 보고 이야기 하는 것 보다 만지고 체집하고 냄새맡게 하고 맛보게 하고 또 그것을 이용해 뭔가 만들어 보게 하는것이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 특히 오늘 모인 5~7세의 아이들에겐 더 그랬다. 아이들에게 씨앗의 산포전략 같은건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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