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키워준 볍씨, 그리고 흙집 이젠 안녕~ 아이들 방학이 시작되고 아빠들이 철거될 교실을 싹~ 비우자, 단단한 집게를 단 육중한 포크레인이 볍씨 윗학교로 들어 왔습니다. 철컹 철컹 손떼 묻은 기둥이며 흙벽들이 우루루 떨어져 나갑니다. 본연의 소용을 마치고 어지러운 폐기물이 된 조각들의 어지러운 모습이 아쉽기도 하고 이쁘기도 합니다. 건물들이 허물어지니 꽤나 넓은 공간이 나타납니다. 화장실이 있는 자리 입니다. 똥묻은 휴지만 덩거러니... 다행이 메타세콰이어나 뽕나무, 복사나무는 그대로 입니다. 비스듬히 기대 앉은 곰돌이가 볍씨의 소멸을 모두 지켜 보고 있었습니다. 잠시 동안에 모기 몇 방을 물린 후 후퇴 합니다. 볍씨로 가는 길 양쪽으로 쌓여 있던 고물들도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볍씨로 가는 길도 ..
심심한사람 아이의 길/풀씨볍씨 2016. 7. 28. 09:52
볍씨 이삿짐 싸기오늘은 볍씨학교의 공사가 있었습니다. 매번 다양한 공사가 많았지만 오늘은 좀 특별한 공사입니다. 2001년 3월 12명의 학생으로 개교한 볍씨가 그간 학부모들의 손때와 땀방울이 묻은 컨테이너 교실과 흙집을 털어내고 새로운 볍씨건물을 짓는 그 시작 공사 입니다. 본격적인 공사는 올해 7월 방학과 함께 시작되는데요, 오늘은 그 전에 창고정리와 도서관 책정리가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건축이 시작되기 전 까지 볍씨학교의 이삿짐을 모두 싸고 다른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순전히 볍씨 학부모들의 일입니다. 학교 창고에서 유물을 발견했습니다. 똥푸는 바가지라고 하네요. 볍씨 마당에 있는 하늘높이 자란 메타세콰이어와 단풍나무들이 숲속 풍경을 주는 학교입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
심심한사람 아이의 길/풀씨볍씨 2016. 6. 29. 00:00
도시에서 꿀벌을 키우다 7월이면 볍씨 윗학교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해 공사에 들어가는데요, 그 전에 짐도 싸고 이것 저것 정리할 것도 많습니다. 오랫만에 볍씨 공사가 있던 날 입니다. 오전 내내 도서관의 책을 박스에 넣고 창고를 뒤져서 온갖 물건들을 분류하고 정리했습니다. 볍씨학교 옥상 벌집 생각보다 꿀벌들이 얌전합니다. 점심무렵 볍씨 아래학교 정리를 위해 왔다가 드디어 벌선생님을 봤습니다. 지금까지 빈 벌통만 있었던 볍씨 옥상이 오늘은 웽웽거리는 꿀벌로 아주 분주해 졌습니다. 덩달이 벌선생님까지 계시니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선생님~ 옥상에 올라가봐도 되나요." "네~ 벌통 가까이만 오지 않으면 되요"라고 하신다. 볍씨 대문안으로 들어가 옥상계단 아래서 빼꼼 얼굴을 내밀어 본다. 붕붕~ 웽웽 거..
심심한사람 아이의 길/풀씨볍씨 2016. 6. 27. 13:23
어린이 배낭 고르는 요령 올해부터 초등학생이 된 꼬마, 훌쩍 커버린 아이의 등판에는 유치원때 부터 매고 다녔던 어린이 등산배낭이 너무 작아져 버렸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어린이 배낭을 사줘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꼬맹이때 부터 애비 등에 업혀 북한산을 수도 없이 올랐고, 한라산 윗세오름과, 선자령, 북한산 둘레길, 소백산, 그리고 근처의 야산들을 같이 다니곤 했습니다. 어릴때 부터 산에 다녀서 그런지 지금은 산에 가자고 하면 곧 잘 따라 나섭니다. 예전에는 힘들면 업어 달라고 보채기도 했지만 초등학생이 되고 난 후로는 업어 달라는 말도 하지 않습니다. 기특한 녀석입니다. 아무리 낮은 산을 가더라도 아이에게 여분의 옷과, 간식, 식수 정도가 든 배낭을 직접 매게 하는게 좋습니다. 적당한 무게의 배낭을 ..
심심한사람 아이의 길/아이와함께 2016. 4. 25. 15:38
장대빗속 세월호 2주기 추모식 참석 세월호 참사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문화와 국민이 위험에 빠졌을 때 제대로 구하지 않았던 국가의 병폐가 압축적으로 표출된 사건입니다. 벌써 2년이 지났지만 사건의 진실은 여전히 세월호와 함께 컴컴한 바다속에 침몰해 있습니다. 세월호 2주기 추모식이 있던 어제는 꼬마와 함께 빗속을 뚫고 광화문 추모 문화제에 다녀왔습니다. 꼬마는 추모제 하루 전날에도 학교에서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 갔었다고 합니다. 세월호에서 희생된 형아들과 누나들을 만나고 노란리본 공작소에서 리본도 만들었답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세월호 참사 2주년 기억·약속·행동 문화제'의 열기가 높아갈 수록 빗소리와 바람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쓴 사람들 사이에서 간신히 무대를 볼 수 있을..
심심한사람 아이의 길/아이와함께 2016. 4. 17. 15:44
대표 봄나물, 달래 봄이면 가장 먼저 생각 나는 봄나물이 무엇일까요? 저는 고추먹고 맴맴~달래먹고 맴맴~ 하는 '달래'가 먼저 생각납니다. 어제는 집 뒷산에 올랐는데 여기저기 얼굴을 내민 들풀들 사이에서 낯 익은 봄나물들이 보입니다. 쑥쑥 자란다고 '쑥'은 이미 지천 이고, 로제트 식물인 냉이는 이미 꽃이 폈습니다. 그 사이로 파드득 나물도 가끔씩 보이고 볕이 잘드는 곳에는 대표 봄나물인 달래가 헝컬어진 머리카락 처럼 듬성듬성 돋아나 있습니다. 그 옆으로 봄나물의 황제라는 두릅도 눈꼽만큼 싹이 올라왔습니다. 원래는 달래를 캐러 간 건 아니었는데 달래의 알싸한 향기에 빠져 아이와 함께 달래를 캐기 시작합니다. 달래의 하얀 알뿌리 처럼 생긴 '비늘줄기'는 한약재로 '소산'이라고 하며 복통, 종기, 벌레에 물..
심심한사람 아이의 길/아이와함께 2016. 4. 11. 15:23
세월호 희생자, 진실의 얼굴되어 되살아 난다. 비극적인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지도 벌써 2년이 되어 갑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비통해 하며 몇 시간을 줄서 분향하고 가슴과 거리마다 노란 리본이 휘날렸었죠, 아직까지 그날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져 옵니다. 시간이 가면 무뎌지는건 만고의 진리인가요? "이제는 잊자며" 그날의 비극을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날의 진실이 밝혀질 때 까지 세월호 사건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오는 4월16일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안산에서는 세월호 추모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 가운데 광명YMCA볍씨학교 학생들과 부모님들도 그날을 기억하고 진실을 외치는 마음을 담아 추모행사에 사용될 '진실의 얼굴들 304개 종이탈 만들기'워크샵에 참여했습니다. '진실의 얼굴들 304개 ..
심심한사람 아이의 길/풀씨볍씨 2016. 4. 8. 17:03
아이들의 총선 볍씨학교 청소년과정 친구들이 4.13총선을 앞두고 국회, 정당, 선거제도의 역사에 대해 공부가 한창입니다. 며칠전에는 4.13총선에 출마하는 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청소년정책을 만들어 제안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른들의 총선에 앞서 볍씨 아이들이 직접 당을 만들고 후보가 되어 각당의 정책을 홍보하는 '2016년 볍씨학교 4.5 모의 총선'을 하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볍씨학교 1학년에서 5학년, 그리고 선생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합동유세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은 '거름회'가 있는 날이라서 볍씨 부모님들이 학교에서 모였습니다. 아이들은 4월 5일 투표에 참석하지 못하는 볍씨 부모님들에게 각 당을 알리는 홍보와 유세를 하고 마지막으로 부재자 투표를 마쳤습니다. 볍씨 모의 총선 날인..
심심한사람 아이의 길/풀씨볍씨 2016. 4. 2.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