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숙성을 좌우하는 캐스크
사람들이 위스키를 마시는 이유는 향과 맛 때문인데요, 위스키는 눈과 코, 입과 머리, 총 네 번을 마신다고 하죠. 눈으로는 오묘한 색을 , 코로는 독특한 향을 느끼며 입으로는 다양한 맛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리로는 여운을 느끼는 지구상 그 어떤 술 보다도 풍미가 있는 술이라고 합니다.
위스키는 보리, 밀, 옥수수 등의 곡류를 발효시켜 증류한 뒤, 참나무 통에서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향과 맛을 이끌어 내는데요, 이 과정에서 위스키의 맛과 향을 좌우 하는 가장 큰 요소가 나무통(Cask)이라고 합니다. 위스키에서 캐스크의 기여도는 최소 70% 이상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재료입니다.
위스키 숙성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스크는 가장 기본인 참나무(Oak) 부터 내부를 태운 버번캐스크, 셰리 같은 와인 품종을 숙성했던 재활용 와인 캐스크 등 증류소마다 다양한 캐스크를 활용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크통에서의 숙성기간에 따라 낮은 농도에서는 오크향과 나무향이, 고숙성의 높은 농도에서는 코코넛 향이나 바니쉬 향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미즈나라 캐스크의 마법
최근 일본의 한 리쿼샵에서 미즈나라 캐스크로 숙성한 야마자키, 시바스리갈, 마쓰이(Matsui) 위스키를 보게 됐습니다. 미즈는 '물'이고 나라는 '참나무'라는 뜻이니 '물참나무' 캐스크라는 말인데 처음 들어보는 캐스크였습니다. 물참나무는 남부식생으로 일본과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참나무 종입니다. 참나무 6형제 가운데 신갈나무와 졸참나무 사이에서 만들어진 교잡종으로 잎이 신갈나무와 졸참나무의 중간 형태입니다. 전문가가 아니고는 구분하기도 쉽지 않고요.
미즈나라 캐스크(Mizunara Cask)는 일본산 물참나무로 만든 통인데 이 나무를 캐스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령이 200년 이상은 되어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목재 자체의 희소성과 생산과정이 까다로워 가격이 비싸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즈나라의 특징이 침수성이 좋아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 불리는 위스키가 숙성되는 동안 증발되는 양이 보통의 오크통보다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침수성이 좋은 덕분에 위스키와 물참나무의 상호작용이 다른 참나무에 비해 더욱 크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숙성과정에서 미즈나라의 물관 속에 있는 타이로시스라는 물질이 위스키 속에 잘 녹아들어 백단향, 향신료향 같은 깊은 향미와 바닐린을 만드는 리그닌 성분이 풍부해 바닐라 풍미를 돋우어 준다고 합니다.
산에서 만난 미즈나라
며칠전 일본 '규슈의 지붕'이라는 기리시마 에비노고원을 오르다 만난 일본 물참나무, 미즈나라입니다. 야마자키, 시바스 리갈, 마쓰이에서 숙성통으로 채용한 미즈나라 캐스크, 그 실제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수피는 옅은 회갈색에 잎은 마주나고 신갈나무처럼 도란형입니다.
미즈나라 캐스트의 존재를 알고 나니 미즈나라 나무가 눈에 보입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습니다. 향기롭고 맛있는 술을 만들어 주는 참나무, 사람에게 이로운 나무 참 좋은 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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