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다리 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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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다리 들던 날

아버지는 유년기를 남부민동에도 사셨고 대신동인지 대청동인가에도 사셨다고 합니다. 술 한잔 드실때면 그때의 이야기를 하시곤 하는데, 아버지의 유년시절에도 영도다리는 꽤나 명물이었습니다. 영도다리가 들어 올려질때면 동네 아이들이 다리위에서 뛰어 다니며 장난을 쳤다고 합니다. 그러다 한 아이가 다리를 들어 올리는 톱니에 팔이 끼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하셨고요.

 

얼마전 "영도다리가 다시 들어 올려지니 한번 가 봐라" 는 말에 집을 나섰습니다. 자갈치에 주차를 하고 지하상가를 통해 영도다리로 향했습니다. 12시가 되자 여기저기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관광지의 분위기가 흠씬 느껴집니다.

 

영도다리는 1934년 일제가 영도조선소에서 만든 군수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세운 다리입니다. 그 밑으로 큰 배가 드나들 수 있도록 하루 2번씩 다리를 들었으나 수관교와 교통량의 증가로 1966년 도개를 중단했습니다. 그러다 교량이 안전성 위험판정을 받아 2010년부터 복원 공사를 거쳐 2013년 새롭게 개통을 했습니다. 

 

남포동 지하철역에서 영도다리로 나가는 출입구에 과거와 현재의 영도다리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나를 주워온 곳'이라는 글이 재미있네요.

 

왕종근이 광고하는 '생탁', 부산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생탁만 먹는다고 하데요. 그런데 요즘은 노동자를 착취하는 회사로 제대로 찍혔나 봅니다. 

 

한국전쟁당시 영도다리는 헤어졌던 피란민들이 만남을 약속했던 장소이기도 했는데요. 생사를 알고싶은 마음들로 점집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여전히 할머니는 집나간 사람을 찾고 계시고요.

 

 

일제 강점기 부터 있었다는 적산가옥의 점집건물, 페인트는 벗겨진지 오래고 칸막이 합판은 너덜너덜 뜯겨져 나가 폐가 분위기 입니다.  

 

 

어릴땐, 점보는 사람을 '전바치'라고 불렀는데 그런데 전바치가 아니라 '점바치'였네요. 영도다리 아래 유명한 '점바치'골목이 관광객들에게 쏠쏠한 눈요기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모여드는 관광객들로 커피 자판 아주머니가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은 47년 만에 다시보는 추억의 옛 모습 입니다.   

 

도개가 시작되어 왕복 6차선의 육중한 상판이 서서히 올라가 2분만에 완전히 세워지자 시민들은 환호를 하고 있습니다. 

 

도개식을 보고 난 후 자갈치 시장쪽으로 돌아 나가면 생선구이집이 있습니다. 고소한 생선 굽는 냄새에 발걸음을 멈췄지만 서둘러야 해서 아쉬운 마음만 남았습니다.  영화 '친구'의 촬영 장소로 유명한 건어물시장 둘러본 뒤 집으로 향했습니다. 

도다리는 서러운 나이의 아버지의 다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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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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