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에 쏘였을때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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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말벌독에 쏘이다

몇해전 경험입니다. 북한산에서 엄지손가락 만한 장수말벌에 양쪽 복숭아뼈 부근에 두방을 쏘인 일이 있었습니다. 굵은 송곳이 몸속으로 쑥 들어오는 듯한 뜨거운 통증과 함께 삼사분 후 하늘이 빙글 돌면서 땅으로 꺼지듯 쓰려졌는데요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숨쉬기가 곤란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다행이 바로 근처에 북한산 산악구조대가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네명의 구조대원이 교대로 나를 업고 20여분을 뛰다시피 내려가는데 그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가뜩이나 호흡곤란으로 숨이 넘어갈 지경인데 구조대원의 등에 줄로 단단히 묶인 상태여서 더욱 고통이 가중됐습니다. 숨쉬기가 너무 힘들어 구조대원에게 제발 내려 달라고 사정을 할 지경이었습니다.
이틀같이 긴 20여분간의 사투끝에 산을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하니 119응급차가 대기중이었습니다. 응급차에서 응급실까지 갈때는 삐뽀삐보하는 싸이렌 소리만 간신히 들릴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 지더군요.

병원에 도착해서 수액을 걸어 놓고 해독제 같은 이런 저런 주사를 6대 가량 맞은것 같습니다. 정신을 좀 차리 후에야 의사는 혈압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여서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했을거라고 말해주더군요.

몇 시간이 지나니 기분도 좋아지고 걸을 수도 있게 되어 집으로 귀가했는데 온 몸에는 붉은 반점의 두드러기가 징그러울 정도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어릴때부터 별나게 놀아서 벌에는 여러번 쏘여봤지만 말벌에 쏘여본 적은 이날이 처음인데요 이 때부터 말벌은 나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버렸습니다.

심각한 말벌 알레르기

말벌알레르기

말벌에 쏘인 후, 배와 가슴, 등에 나온 알레르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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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에 쏘인 후 구조되는 장면

구조대원 4인1조로 저를 업고 산에서 내려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산과 숲을 좋아해 자주 가는데 이 때마다 공포스런 말벌이 나타나곤 하는데요. 말벌때문에 산이나 숲속에 안갈수도 없고 참 곤란한 지경입니다.
특히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말벌이 많이 보이는데요.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다 말벌에 쏘여 사망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말벌의 독성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장수말벌의 독은 꿀벌의 500배라고 하니 대단합니다. 

 

사진은 함께 있었던 동료가 찍었습니다. 실신하는 와중에서도 카메라를 그에게 주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습니다. 

 

말벌을 피하는 방법과 말벌에 쏘였을때 대처방법입니다.

 

▲산이나 숲에서 자극적인 화장품이나 향수를 뿌리면 안됩니다.

이날 저를 업고 내려오신 북한산구조대의 김창곤대장의 말에 의하면 얼마전에 북한산에서 와인를 마시다 벌에 쏘여 돌아가신 분이 있었다고 합니다. 포도는 아주 당분이 많고 향기가 멀리 퍼져서 벌이 아주 좋아한다고 합니다. 와인 잔에 벌이 빠진걸 모르고 마셨다가 입안에 쏘여 기도가 막혀 사망했다고 합니다.

 
당분이 많은 과일이나 음료수는 오랫동안 방치하지 않습니다. 


당연하지만 말벌집을 발견하면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하고 말벌이 공격하면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벌을 자극시키는 동작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말벌에 쏘였을때 응급처치 방법입니다.


일반벌과 달리 말벌은 쏘인 자리에 침이 남지 않습니다.

 
침에 쏘인 부위를 심장보다 낮춰 안정을 취하고 무조건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거의 20분을 업고 내려 왔습니다. 북한산구조대원이 아니었으면 저는 큰일날 뻔 했습니다.  

 

도선사 광장에 대기중인 119 구조대원에게 인계되고 있습니다. 저는 얼굴이 일그러져 고통스러운 표정입니다.

 

 구급차에 싣는 모습까지 세세하게 촬영했습니다.

 

아나필락시스에서 살아남는 방법

 

말벌독에 의한 쇼크도 특정 음식을 먹었을때 나타나는 알레르기 쇼크와 동일한 것인데요 가볍게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저처럼 심각한 쇼크상황에 빠져 두드러기, 혈관부종, 기관지 천명, 호흡곤란, 어지러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를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곤충과 음식의 특정 항원에 대해 과도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아나필락시스'라고 합니다.

 

 

 

저처럼 벌 쏘임에 대해 과민증이 있는 사람을 위해 '에피펜'이라는 응급 자가주사제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주성분은 아드레날린으로, 강심작용, 혈압상승, 기관지 확장 작용이 있어, 과민증의 징후나 증상을 느낄 때 신속하게 주사하면 쇼크 증상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고 30분 이내, 늦어도 한시간 이내에 주사하면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자기몸에 직접 주사하는 주사제

 

아드레날린 자가주사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서울에 있는 한국희귀약품센터에서 구입하면 됩니다. 요즘은 자가주세제인 '에피펜' 제조사의 제품 생산이 원활치 않아 2014년 7월부터는 동일 적응증에 사용하는 '젝스트'(덴마크 ALK사)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에피펜(젝스트)는 법적인 책임 문제로 의사와 1급 구조사, 본인, 보호자 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평소 알레르기가 심하거나 쇼크 경험이 있는 사람은 항상 휴대하고 다니면 좋을것 같습니다. 

 

 

 

자가주사제 사용방법

*주사 부위의 검은 끝 부분이 아래로 향하도록 한 손으로 쥔다.

반대편 손으로 안전핀인 노란 뚜껑을 당겨서 제거한다.

*허벅지 바깥쪽에 수직 방향으로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세게 누른다.
이 상태로 10초간 유지한다.

10초 후에 자가 주사기를 허벅지에서 떼고 약물이 잘 흡수 될 수 있도록 주사 위를 10초간 문지른다.

자가주사 후에는 반드시 119에 전화해 아나필락시스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될 경우 첫 주사에서부터 5분에서 15분 후에 새로운 자가 주사기를 사용해 에피펜을 투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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