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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가 흰색인 이유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by 심심한사람 2015.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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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미인, 자작나무

자작자작 불에 잘 타서 자작나무라고 해요, 어느 숲속에서나 잘 어울리지만 아무곳이나 살지 못하는 자작나무 입니다. 흰색 피부를 가지고 있는 겨울나무, 그래서 담빡에 자작나무인것을 알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자작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가 몇 있기도 합니다. 거제수나무와 사스레나무인데요, 자작나무처럼 정확히 흰백색은 아니지만 거의 흰색에 가깝고 수피도 자작나무처럼 얇게 벗겨져서 멋 모르고 보면 자작나무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자작나무는 원래 추운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북한지역이 자작나무가 자랄 수 있는 남방한계선입니다. 그런데 강원도 어느 숲이나 하얀색 자작나무들이 많이 있죠? 모두 사람들의 손에 심어진 나무들입니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이 대표적인데요. 요즘은 아파트나 공원에서도 자작나무를 많이 심고 있더군요. 시베리아 벌판의 하얀 자작나무를 상상하면서 심었겠지만 원래 살던 곳이 아니니 그렇게 멋진 모습으로는 자라지 못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자작나무가 살기에는 너무나 더운 곳이죠 

 

 백두산 소천지의 사스레나무 군락입니다. 자작나무 처럼 희고 얇은 수피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강원도 산속에는 자생하는 사스레나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결혼식을 할때, '화촉을 밝힌다'라고 하죠? 여기서 '화(樺)'는 자작나무란 뜻으로 자작나무 껍질을 돌돌 말아 불을 밝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자작나무 껍질을 불 태우면 그을음 없이 밝은색의 불꽃이 생긴다고 합니다. 자작나무는 매년 수피를 겹겹히 만들어 가장 바깥쪽의 껍질이 찢어져 잘 벗겨집니다. 또한 수피의 지방이 부패를 막아 옛날에는 불경이나 그림을 그리는 데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경주 천마총의 천마도가 자작나무에 그린 그림입니다. 그리고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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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소리산 부근입니다. 초록이 뒤덥힌 계절에도 자작나무는 확연이 구분됩니다.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에 유명한 자작나무숲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작나무는 인간에 의해 식재된것들인데요,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여의도 면적의 6배 크기로 약 7만평에 달한다고 합니다. 멀리 눈 내리는 시베리아까지 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강원도에서 자작나무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자작나무 수피(껍질)가 하얀 이유를 아시나요?

  • 자작나무가 사는 지방은 춥고 연중 몇 달을 제외하고는 항상 눈이 쌓여 있는 곳입니다. 눈의 반사율은 85~90%나 돼 여름철 해수욕장의 반사율보다 4배나 더 높습니다. 스키장에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으면 얼굴이 타고 화상을 입는것과 같습니다. 검은색은 빛을 흡수합니다. 반대로 흰색은 빛을 반사합니다. 그래서 자작나무는 긴 시간 동안 햇볕에 의한 화상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수피를 하얗게 만들었답니다. 
  • 자작나무가 태양의 복사열과 눈에 의한 반사열을 고스란히 받는다면 나무의 물관을 비롯한 내부 기관이 타 죽고 마는 상황이 되므로 필요이상의 햇볕은 반사하고 적절한 온도만을 흡수해 효율적으로 열을 관리하기 위해 수피를 하얗게 만드는 것입니다. 

 흰색의 수피(나무껍질)도 멋지지만 눈썹모양, 여덟팔자 모양의 지흔(가지의 흔적)을 보면 자작나무를 쉽게 구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피가 하얗다고 모두 자작나무는 아닙니다. 거제수나무와 사스레나무도 자작나무처럼 희고 얇은 수피를 가지고 있습니다. 겨울철 멀리서도 자작나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사진에 보이는것 처럼 가지의 끝부분이 붉은색을 띠고 있는 특징을 찾으면 됩니다.     

 

가지끝에 매달려 있는 방망이 처럼 길쭉한 자작나무 열매는 바람이 불면 하나 하나 분리 되어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버립니다. 실편하나에 씨앗이 두개씩 붙어 있는데 이것이 열매의 중심기둥 사이로 겹겹이 쌓여있습니다. 길쭉한 열매 하나에는 보통 씨앗이 1천개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자작나무가 왜 자작나무일까요? 나무껍질을 태우면 '자작자작'하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실제로 산에서 조난을 당했을때, 자작나무 껍질을 태워서 불을 붙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자작나무 껍질은 지방이 많아서 습하거나 비오는 날에도 불이 잘 꺼지지 않고 잘 타는 특징을 이용한 것입니다. 자작나무는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껍질에 지방을 쌓고 하얀색으로 치장을 했지만 때로는 위기에 처한 인간들이 생존할 수 있는 소중한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자연의 생존이 곧 인간의 생존인 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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