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환삼덩굴
혹시 환삼덩굴이라는 풀을 아십니까?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숲가장자리나 황무지를 뒤덥고 있는 한해살이 잡초입니다. 꿀풀과 풀들처럼 줄기는 네모지며, 아래로 향한 거친 가시가 온 몸을 뒤덥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전역에 기세가 한창인 환삼덩굴은 덩굴성 초본이라 제거하는것도 어렵습니다. 또한 환삼덩굴은 자기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덩굴식물이기 때문에 다른 나무나 풀을 감고 올라가는데요, 사람손 모양으로 넓게 난 잎 때문에 다른 나무나 풀이 받아야 하는 햇볕까지 모두 빼앗아 고사시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온 몸에 난 가시털은 사람몸에 살짝 닿기만 해도 가려움과 함께 부풀어 올라 꽤 오랫동안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흉악하고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잡초 중의 잡초인 셈이죠.
그러데 흉악한 잡초 중의 잡초인 이 환삼덩굴도 좋은 구석이 있다고 합니다. 목련이 막 꽃을 피우는 이른 봄, 땅을 막 뚫고 올라온 환삼덩굴의 새싹은 아토피에 좋고 항암효과와 고혈압에 뛰어난 약이 된다고 합니다. 야들야들한 환삼덩굴의 새싹은 맛도 좋아 샐러드를 해 먹기도 하고 조금 더 큰 연한 잎으로 쌈채로 먹어도 맛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좀 더 자라 먹기가 힘들면 효소를 담궈도 좋다고 하니 이런 좋은 면도 있는군요. 봄이 오면 환경을 위해 부지런히 환삼덩굴을 많이 뜯어 먹어야 겠습니다. 요즘 약이되는 들풀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풀입니다.
환삼덩굴은 암수가 따로 있는 암수딴그루입니다. 사진은 암꽃인데요, 암꽃은 짧은 총상꽃차례입니다.
환삼덩굴의 수꽃입니다. 7~10월 황록색의 꽃받침과 수술이 5장씩 있는 꽃을 피웁니다.
기세 등등한 환삼덩굴입니다. 대마, 삼이라 불리는 잎과 닮았다고 해서 환삼덩굴이라는 이름이 됐습니다. 환삼덩굴이 자라는 곳에는 딴 식물들이 자랄 수 없을 정도로 하늘을 뒤덮어 버립니다. 함께 살고자 하는 배려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풀인것 같습니다.
환삼덩굴 암그루에 핀 암꽃입니다. 줄기에는 아래로 난 거친 가시가 있습니다. 어릴때부터 이 놈 때문에 다리에 상처가 아무는 날이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환삼덩굴 수꽃입니다. 7~10월 피는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가루를 날립니다.
환삼덩굴은 제가 어릴때부터 밭뚝이며 산 가장자리나 버려진 땅 등에 여지없이 한 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습니다. 사방팔방 들로 산으로 뛰어 다녔던 어릴적 제 다리는 환삼덩굴의 가시때문에 채찍에 맞은 듯한 흉터가 아물날이 없었습니다. 저에겐 치가 떨리고 악명높은 잡초인데요, 요즘은 이런 잡초까지도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니 세상 참 오래살고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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