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머리 숙인 태산, 소원성취의 산
중국에 5개의 산악 신앙이 있는 곳, 즉 신이 사는 다섯개의 큰 산을 오악(五岳)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태산'은 그 다섯개의 큰 산 가운데서도 가장 수장이라고 해서 '오악독종(五嶽獨宗)', '오악독존(五嶽獨尊)'으로 부르는데, 중국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산에 그치지 않고 재물과 성공,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영흠한 소원성취의 산이기도 하지만 황제의 산으로 더 유명 합니다.
중국의 5악, 한국의 5악
중국의 5대 명산을 5악으로 부르고 있는데, 동서남북을 기준으로 산시성에 있는 북악의 항산, 허난성에 있는 중악의 승산, 산동성의 동악 태산, 후난성의 남악 헝산, 산시성의 서악 화산을 말합니다. 그 중에 가장 으뜸인 산은 태산이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오악'의 산이 있다고 합니다. 동쪽의 금강산, 서쪽의 묘향산, 남쪽의 지리산, 북쪽의 백두산, 그리고 중앙의 삼각산(북한산)이 '한국의 오악'입니다.
태산은 1,545m로 해발고도로 따지면 오악 중에 세 번째에 불과하지만 중국 고대 제왕들이 이 곳에서 머리를 숙여 하늘에 제를 올린곳 이라고 해서 물리적인 높이보다 상징적인 높이가 더 큰 곳입니다.
태산은 태평성대를 바랬던 황제들 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에게도 소원성취를 위한 기도의 대상이 되는 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는 산으로 “천하제일산”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할 뿐 아니라 중국 10대 명산중의 하나 입니다.
천하제일산, 태산 오르는 코스
태산을 오르는 코스는 네가지가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코스로는 태산의 입구가 되는 홍문로를 통해 오르는 코스로 항상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입니다. 측백나무 숲을 지나 가파른 돌계단을 따라 중천문까지 3.8km를 오르는 길인데, 중천문까지 셔틀버스가 올라 오기 때문에 어느쪽이던 상대편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답니다.
중천문에서 정상아래인 남천문까지는 다시 계단으로 가는 길과,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길로 나뉩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은 거의 케이블카를 타겠지만, 여기까지 힘들게 걸어서 온 등산객들에게는 고민이 될 법도 합니다. 케이블카를 타며 십분이면 남천문까지 가는데 계단으로 오르면 800m의 계단길로 해발 400m를 단숨에 올라야 하는 1600개의 급경사 돌계단인 '십팔반'은 태산 최대의 난코스이기도 합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사람과, 올곧게 험한 돌계단을 걸어 올라 가는 사람들의 소원성취에 대한 염원은 그 과정의 무게부터 다를 듯 합니다.
중천문에서 남천문으로 가는 십분간의 꽤 긴 케이블카를 타면 왼편으로는 태안시내가 내려다 보이고, 오른쪽에는 태산의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명산마다 버스가 올라가고 케이블카와 돌계단에 철근들이 박혀 있는 이유가, 마오쩌둥(모택동)이 모든 인민들이 편안하게 명산을 볼 수 있게 하라'고 했기 때문이라는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제 태산 아래의 대묘에서 올려다 본 어렴풋한 태산의 모습과 버스와, 케이블카에 실려 본 태산의 모습은 너무나도 다른 모습입니다. 남천문을 지나 패방을 통과 하면서부터 속세를 벗어나 신의 세계로 들어선다고 하는 천가(天佳:하늘길)이건만 실제는 각종 기념품을 파는 속세의 상점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오분 정도만 걸어가면 남천문이라는 붉은 벽돌 건물이 나옵니다. 이제 부터 태산 정상부 까지는 두 발로 걸어야 합니다.
남천문의 모습입니다.
'십팔반'이라는 1600여개의 돌계단은 태산을 오르는 코스 가운데 가장 힘 든 길이기도 합니다. 생각 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통해 올라 오고 있습니다.
이 문은 하늘 길이란 뜻의 '천가'라는 패방입니다. 4개의 기둥 안과 밖에는 8마리의 성스러운 동물인 '기린'이 있습니다.
태산에는 이런 패방이 18개나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대묘방과 대종방입니다.
천가에서 태산의 정상인 옥황묘까지는 1km남진 되는 거리 입니다. 계단위에는 도교사원인 '벽화사'가 있습니다.
이날은 천가의 끝 부분에 있는 벽화사라는 도교사원에서 우리 일행을 위해 특별 법회를 열어주었습니다. 벽화사는 '벽화원군'이라는 푸른안개옷을 입고 온 여신이라는 뜻의 '벽화원군', 즉 태산노모를 모신 도교 사당입니다.
이 건물은 1009년 송나라때 지어진 건물이라고 합니다. 천년이 넘은 건물 치고는 너무 멀쩡해 보입니다. 천년 전이면 우리나라의 고려가 막 세워졌을 때 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오래된 건축물이 있나 살펴보니 안동의 봉정사 극락전이 그나마 800년이 넘었다고 하는군요.
중공군 겨울코트 처럼 생긴 방한복을 입고 있는 중국 관광객입니다. 천가 입구에서 이 옷을 빌려 주는데 그다지 입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행들은 태산할머니에게 저마다 마음속 소원 하나씩은 간절히 빌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3년안에 다시 태산에 와야 된다고 하니 다시 올 수 있기를 또 기도 해야 할까요.
벽화사에서 특별 법회를 마친 후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커다란 넓적 바위에 새겨진 수 많은 서예조각들이 눈길을 끕니다. 이곳은 대관봉 또는 ‘당마애(唐摩崖)’라고 부르는 곳으로 새겨진 글자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당(唐) 현종이 쓴 ‘기태산명’ 이라는 높이 13.3m, 넓이 5.3m의 바위에 새겨진 총1,000자의 비문인데 태산의 장엄한 산세를 칭송하고 봉선대제를 지내는 이유와 당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사람의 생존을 주재하는 중국 동방의 신인 '청제'를 모셔놓은 청제궁입니다. 재물을 소원하는 사람들은 금괴 모양의 시주함에 돈을 넣어라고 합니다.
태산 정상부에는 돔형태의 레이더가 있는 군사 시설도 있습니다.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니 이런 시설이 있는거겠죠.
태산의 정상인 혹황묘 바로 아래, 태산의 정상석이나 마찬가지인 ‘오악독존’ 비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 있는 사람이 족히 수십은 될 정도여서 겨우 한장의 사진만 찍었습니다. 태산을 대표하는 비석 이기도 합니다.
내려 오면서 본 계단 옆의 풀인데, 꼭 대마를 닮았네요, 설마 대마는 아니겠지만, 이름이 궁금합니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로 시작하는 시조 때문에 더욱 친숙한 태산, 기도의 대상 이외에도 수려한 자연경관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봄에는 푸른 녹색과 만발하는 꽃들의 향연을 볼 수 있으며, 여름에는 구름과 안개 그리고 수시로 변하는 기상 상태로 신비한 장면을 연출하고, 가을에는 화려한 단풍으로 겨울에는 은백색 설경의 장엄한 모습을 연출 하니 사계절 어느때나 와도 좋은 남녀노소 모두의 산이라고 합니다.
'태산'이라는 이름 처럼 무언가 거대한 것을 보기를 원했지만, 눈으로 본 것 그 이상의 것을 마음속에 담아 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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