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겨우살아 겨우살이, 겨울에만 살아 겨우살이
겨우살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나무들이 낙엽을 모두 떨구가 난 11월 말 부터 새 잎이 나오기 전인 3월 까지만 눈에 보이는 나무입니다. 어제 조령산에 갔다가 올해 첫 겨우살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겨우살이는 땅이 아닌 나무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반기생식물입니다.탱자나무처럼 삐죽삐죽 뻗어 올린 가지들과 노랗게 빛나는 형광빛 열매들이 아름답더군요.
나무들이 잎을 모두 떨군 겨울이 오면 까치집 같은 '겨우살이'가 비로소 사람들의 눈에 보입니다.
겨우살이 효능
겨우살이는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는 약용식물이며 1990년대 부터 '천연 항암제'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관심거리가 됐습니다. 위암과 신장암,폐암 등의 암과 고혈압에 인한 두통과 현기증에 효과가 있으며 진정제로도 좋다고 합니다. 녹차 처럼 묽게 끓여 장복하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서 탈모나 성인병, 관절염, 잇몸질환,이뇨작용, 당뇨에도 좋다고 합니다. 이처럼 나무들에게는 암적인 존재지만 인간에게는 한없이 이로운 약 입니다. 그 덕분에 깊은 산속에 사는 겨우살이의 개체수가 점점 줄어 들고 중국산 까지 수입된다고 하니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겨우살이 서식지
겨우살이는 우리나라 전역의 1000미터 이하의 깊은산에 자라는 키 큰 참나무에 주로 기생하는데요 요즘은 그 개체수가 줄어들어 나라에서 체취를 금하고 있는 국립공원에나 가야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지금까지 산에 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겨우살이 군락지는 무주 적상산과 한라산 관음사길, 발왕산 레인보우코스로 올라가는 곤돌라 아래, 조령산, 영월 배틀재에서 마대산 정도입니다. 키 큰 나무위에 자라는 탓에 겨우살이를 채취하기 위해 나무를 송두리째 베는 무분별한 채취가 이뤄지고 있다니 머지 않아 우리나라의 겨우살이가 멸종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 입니다.
겨우살이는 오래전부터 하늘이 내린 영초라고 해서 성스러운 식물로 인류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참나무의 일부 인냥 뿌리를 참나무 속에 콱 박고 가지를 뻗은 겨우살이들입니다.
그렇지만 겨우살이는 태생이 숙주식물(기생식물)이다 보니 숙주인 나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어떤 나무는 겨우살이 탓에 죽어버리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겨우살이는 사람에게는 이로운 나무이지만, 나무 입장에서는 암적인 존재나 마찬가지죠.
겨우살이 번식전략
겨우살이는 '조매화'로 씨앗을 퍼트리는 매개인 새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래서 높게 나는 새들과 가까운 높은 나무위를 선호하고 새들이 미치도록 좋아하는 한 입 크기의 과육이 많은 열매를 만들어 새들을 유혹합니다.
똑똑한 겨우살이들이 새들에게 무작정 맛있는 열매만 줄까요? 겨우살이는 새들에게 맛있는 열매인 심부름값을 준 뒤, 자신들의 씨앗을 멀리 퍼트리는 전략을 구상합니다. 겨우살이는 열매속에는 끈적끈적한 과육을 만들어서 열매를 마음껏 따먹은 새들은 부리주위에 붙은 끈적끈적한 과육을 나무가지에 비비듯 닦아내면서 씨앗이 나뭇가지에 옮겨 붙게 됩니다. 겨우살이 만의 독특한 번식전략입니다.
겨우살이는 천천이 자라는 나무입니다. 발아한 겨우살의 어린싹은 2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가지가 둘로 나뉘기 시작합니다. 그 뒤로 매년 한번씩 가지를 두 갈래로 만들면서 성장하는데, 두 갈래로 갈라진 횟수를 보면 겨우살이의 나이를 알 수 있습니다. 겨우살이의 수명은 대략 30년을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씨앗에서 발아해 5년이 되면 연노랑의 초록꽃이 피고 열매가 맺힌다고 합니다.
겨우살이는 대부분 참나무에 기생하지만 그 외에도 오리나무나 밤나무, 버드나무, 팽나무같은 낙엽활엽수에도 뿌리를 내린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뽕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가 약성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참나무나 뽕나무,동백나무에서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누구나 복용할 수 있지만, 버드나무나 밤나무에서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두통을 유발하는 등의 독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겨우살이도 무시못할 정도로 많다고 하니 원산지를 꼭 따져보고 구입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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