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으로 가는 계방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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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국립공원에 속하며 100대 명산중에 하나인 계방산, 겨울 심설산행지로 유명한 곳 입니다. 정상의 높이가 우리나라 다섯번째로 높은 1,577m로 해발고도는 높지만 우리나라 고개 중에 가장 높다는 1089m 운두령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표고차는 488m로 쉬운 등산코스에 속합니다. 만약 운두령이 없었다면 계방산 등산코스의 난이도는 한참 올라갔겠죠?

심설산행 준비

고개가 높아서 항상 운무가 넘나든다고 해서 붙여진 운두령, 계방산을 등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두령을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해발 1089m의 운두령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초보산행자도 아이젠, 스틱, 스패츠같은 겨울장비만 제대로 갖춘다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스틱은 두개가 필요하고 아이젠은 짚신모양의 체인젠도 좋지만 지금처럼 눈이 많으면 설벽용 아이젠이 더 적당합니다. 그리고 심설산행에서 스패츠는 필수 입니다. 그리고 소백산과 한라산 처럼 눈보라가 많은 산이라면 스키고글도 가져가야 합니다.    

겨울 심설 산행의 묘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아침일찍, 또는 해 뜨기 전에 출발하는게 좋습니다. 해가 뜨고 나면 온도가 올라 상고대와 눈꽃들이 떨어지기 때문 입니다. 그리고 눈이 온 다음날 일찍 출발해서 아무도 밟지 않은 신설을 밟는다면 더 없는 행운이겠죠?

계방산 등산코스

운두령에서 계방산 정산까지는 4.8km의 거리로 두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정상을 지나 능선을 따라 아랫삼거리로 하산하는 길과, 주목삼거리에서 노동계곡을 따라 윗삼거리로 가는 두가지 등산코스가 있습니다. 계방산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운두령-정상-윗삼거리-이승복생가터의 등산코스를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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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대설주의보 그리고 계방산 심설산행

 어둑어둑한 아침7시 무렵 운두령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일행들은 아이젠과 스패츠 장갑 비니같은 장비를 착용하며 계방산 심설산행을 준비합니다. 어제 꽤 많은 눈이 내린 뒤라 더 일찍 서둘렀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첫 눈을 밟기 위해서 입니다.  

운두령에서 계방산 정산까지는 4.8km,  두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 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 시간이 훨씬 늘어날 것 같습니다.  대설이 내린 뒤라 등산로가 이미 사라지고 무릎까지 푹푹 빠져서 한발 한발 그리고 교대로 러셀해서 등산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운두령으로 올라가는 고갯길 입니다. 부지런히 제설을 해 놓은 덕분에 어렵지 않게 올라갑니다. 

아침 7시 계방산 산행 출발, 운두령 주차장에는 우리 일행 이외에는 인기척이 없습니다.  

어둑어둑했던 시야가 차츰 밝아 오자 주변은 온통 설국의 향연이 시작됩니다. 

 

눈덥힌 조릿대 사잇길을 걸어 점점 짙어지는 안개속으로 계속해서 들어갑니다.  

능선에 다다르니 새찬 바람을 맞고 상고대가 되어 얼어버린 취나물이 나타납니다. 

흰고슴도치가 되어버린 큰뱀무도 보입니다.

능선에 올라서자 줄곧 따라 오던 안개는 더욱 짙어집니다. 어디가 어딘지 길도 없습니다. 오직 등산로를 알리는 나뭇가지의 리본만따라 한발 한발 큰 걸음을 이어 갑니다.   

쉼터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깔딱고개는 무릎까지 빠지는 눈 때문에 체력이 많이 소진됩니다. 

그리고 이런 설산에서는 몸의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스틱은 필수 입니다. 

드디어 운두령에서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20분만에 계방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시작부터 앞을 막던 가스는 여전히 그대로 입니다. 계방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점봉산과 설악산 대청봉이 조망되고 동쪽으로는 오대산 노인봉과 대관령이 서쪽으로는 운두령 넘어 회령봉과 태기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고 했는데 아쉬울 뿐입니다.

계방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운두령으로 원점회귀하는 등산코스와, 정상을 지나서 능선을 따라 아랫삼거리로 가는 길과, 주목삼거리에서 노동계곡을 따라 윗삼거리로 가는 세가지 등산코스가 있습니다. 

우리는 윗삼거리로 하산하는 등산코스를 선택하고 가파른 눈길을 미끄러지듯 내려갑니다. 이렇게 눈이 많은 산은 올라가는 것 보다 내려가는것이 더 위험합니다. 그리고 아이젠은 체인젠 보다 10발짜리 설벽용 아이젠이 좋습니다. 

스패츠 없이 가던 일행이 발이 얼어버렸다면서 퍼져 버렸습니다. 등산화 사이로 차가운 눈이 한움큼 들어가버렸거든요.  

다행히 여분의 양말이 있어 갈아 신었습니다. 덕테이프라도 있으면 신발부터 발목까지 동여맸을텐데 아쉽습니다.

주목삼거리를 지나 신설을 헤치고 하산합니다. 

얇은 가지 위에 까지 무거운 눈이 켜켜이 올라앉았습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비해 하산하는 길은 포근한 설국을 걷는 느낌 입니다. 

가파른 눈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니 계곡길이 나타납니다. 빙판이된 계곡길을 몇차례 건너다 보면 드디어 경사는 완만해지고 하늘까지 솟은 개잎갈나무숲을 만납니다. 여기서 얼마간을 더 걷다 보면 이승복 생가터가 나오며 산행은 끝이 납니다. 계방산 정상에서 이승복 생가터까지 하산시간은 2시간10분이 소요됐습니다. 

산행이 거의 끝날무렵, 쪽동백나무에 걸려있던 눈들이 점점 녹아 내립니다. 짙은 안개를 뚫고 해가 쏫았나 봅니다.

계방산 능선의 주목군락지와 계곡을 따라 이어진 원시림은 차디찬 겨울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초록잎 풍성한 계절에 다시 와야 할 것 같은 천년의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높이 자란 개잎갈나무숲을 지나자 등 뒤로 파란 하늘과 낮선 설산이 따라 옵니다. "오~ 저 산이 우리가 올랐던 계방산 이구나" 하면서 모두들 탄성을 자아냅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풍경입니다.

산행 내내 자욱한 구름으로 앞을 볼 수 없게 하더니 등산을 끝나고 나서야 계방산의 올곧은 모습을 보여 줍니다.  

영원한 반공어린이, 이승복의 생가터 입니다. 여기서 큰 길로 나가면 운두령으로 가는 차도와 만납니다. 

지나가는 화물차를 얻어타고 운두령까지 차를 회수 하러 갑니다. 

운두령에서 보는 계방산의 모습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서울에서 계방산을 가는 방법은 동서울터미널에서 진부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진부에서 운두령으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계방산 주변 볼거리 먹거리

양사언이 강릉부사로 부임해 가던중 이곳 경치에 빠져 8일이나 머물렀다고 해서 붙여진 '팔석정', 기암괴석과 소나무숲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위장병과 피부병에 좋은 방아다리약수

가리골 약수라 부르는 '신약수', 안질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산행후에는 평창의 명물 계방산 송어회, 개인적으로 연어나 참치 송어같은 붉은살 생선을 좋아합니다. 

'메밀꽃 필 무렵'의 이효석 문학관,  문학관을 둘러 본 뒤 이효석의 흔적을 따라 걷는 문학기행은 어떨까요? 

시리도록 눈 가득한 계방산에서의 힐링, 약수와 송어회에 문학기행까지. 메밀꽃 필 무렵에 가도 좋지만 지금처럼 겨울에 가도 좋은 해피 평창에서의 겨울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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