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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골 마을, 여든은 훌쩍 넘었을법한 노부부가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밭일을 하신다.
측은한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갈 길이 바빴다.
한참을 내려 오는데 텅텅텅~ 숨가쁜 2행정 기관의 폭발음 소리가 점점 따라 내려 온다. 아까 보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다.
경운기 핸들을 꽉 쥔 할아버지의 마른 손은 불끈 힘이 있어 보인다. 평생 흙과 함께한 노동의 아우라가 역력히 묻어 난다.
자식들 출가 시키고 손자 손녀들도 이미 장성했을 법한 나이, 적당히 당신들 먹을 정도만 심고 거두어도 될 텐데 넓은 밭에는 고추 모종이 줄줄이 섰다. 농촌일이야 죽는날이 정년이라고 누군가 말한다.
노동하는 시골노인과 종묘공원 가는 도시노인 중 누가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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