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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볼거리, 성공회성당으로 가는 이색 여행

국내여행/서울 by 심심한사람 2016.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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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성소, 숨어 있는 서울 볼거리, 성공회성당 

서울광장에서 대로를 사이에 두고 숨어 있는 오래된 성당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성공회 성당을 가로 막아 왔던 일제의 잔재, 남대문 국세청 건물을 허물고 공원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조용했던 성공회성당이 꽤나 사람들의 발길을 끌 듯 합니다.

성공회는 중용과 미덕의 입장에서 천주교와 개신교 모두를 포용하는 포괄적인 성격을 갖는 교회라고 합니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앞장섰으며 노숙인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에 앞장서 오기도 했습니다. 지금 대형화된 한국 교회들의 실망스런 행태속에서 성공회는 작지만 의미있는 교회인것 같습니다. 시청이나 광화문에 발길이 닿는다면 숨어 있는 서울의 볼거리, 성공회성당도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성공회성당

주황색 지붕을 한 건물이 대한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입니다. 서울시의회와 국세청 남대문 별관 건물에 가려져 세종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데요, 최근에는 서울시가 성당 앞을 막고 있는 국세청 건물을 허물고 공원으로 조성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성공회성당이 서울의 명소가 될 것 같습니다. 

정동 성공회성당

 전통 로마네스크 양식의 정동 성공회성당은 도심속 성소로 불릴 정도로 종교와 문화가 함께 하는 곳입니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있는 덕수궁과 함께 둘러 보시면 동서양의 대표적인 건축양식을 비교해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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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형문화재 지정된 성공회성당

정동 성공회성당은 대한성공회 3대 주교인 조마가(Mark Trollope)의 추진으로 1922년 9월에 건물을 짓기 시작해 1926년 1차 완공했습니다. 초대 주교가 세운 한옥 성당이 있던 자리에 로마네스크 건축양식에 한국 전통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뤄 독특한 분위기를 주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적 가치때문에 1978년에는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벽돌을 사용해 지어진 둥근 아치형 벽 등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건축양식입니다. 건축 학도들이 즐겨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성당 외부는 항상 열려 있어 평일에는 직장인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며 성당 내부는 10월~3월까지는 오전 11시~16시까지 개방하며, 4월~9월까지는 11시~17시까지 개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휴일은 16시까지 개방합니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면 영국 해리슨 사에 의해 1985년에 제작된 파이프오르간이 눈길을 끄는데요. 이 파이프 오르간으로 녹음된 곡이 스피커를 통해 방문객을 맞이 합니다.  

 

 천장이 높고 두꺼운 화강암 벽으로 지어져 공명에 깊이가 있고 잔향감이 없어 공연장에 와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건물을 하늘에서 보면 십자가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하는데요, 성당을 받치고 있는 12개의 기둥은 예수 그리스도의 12제자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당의 지하에는 또 하나의 성당, 세례자 요한성당이 있는데요, 요한 성당의 바닥에는 성당의 건축자였던 조마가 주교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오방색을 이용한 창문 아래로  한국전쟁 당시 성당을 지키시다 돌아가신 순교자들의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경건하고 조용하며 숙연한 성당의 분위기 입니다. 

 

  성당 내부는 비잔틴식 모자이크 제단화와 동방정교의 이콘화 등 미술품과 함께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서울 성공회 성당에서 가장 주목할 모자이크화

 

 서울 성공회 성당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성당 내부 주교좌 뒤편에 유리조각으로 만들어진 모자이크화 입니다. 비잔티움 회화 양식의 모자이크로 한국에서는 유일하며 동양에서도 가장 큰 규모(5m)라고 합니다. 인공조명을 쓰지 않고 오로지 자연채광으로 은은한 금빛을 띠고 있습니다.  영국의 장인인 조지 재크에 의해 디자인 되어 1927년부터 38년 까지 11년의 기간에 걸쳐 완성된 모자이크는 총 2단으로 되어있는데요, 상층부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과 그 아래로 다섯명의 성인이 있습니다. 그 밑으로는 '대제대'가 있습니다.

 

 

비잔티움 회화의 양식에서는 주인공을 그릴때 머리가 길고 눈은 통찰력이 있게 부리부리 하며 수염을 길게 그린 후 주인공의 양쪽에 이름을 쓴다고 합니다. 주인공의 양쪽에 IC, XC라는 글자는 예수, 그리스도 라는 글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계시는 반원을 가만히 보면 산도 들도 아무것도 없는 무한 천공속에 계시는 것 같은데요 이것은 비 물질의 세계, 초월의 세계, 영의세계, 신성의 세계를 의미 하는 천상에 계시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또 예수님의 머리와 후광 사이에 십자가 보이는데요, 머리와 후광 사이의 십자가는 예수님에게만 있는 십자가라고 합니다. 또 예수님의 오른손은 손가락 세개를 들고 계시고 왼쪽은 책을 한권 들고 계신데요, 손가락 세개를 들고 계시는 모습은 "이 신전에 들어온 그대를 축복하노라" 라고 하는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손가락이 세개이니깐 교인들은 성부 성자 성령의 의미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왼손의 책은 요한복음서인데요, '나는 세상의 빛이라' 라는 글귀가 담겨져 있습니다. 

 

천상에 계시는 예수님 그 아래로는 5분의 성인의 모습이 있습니다. 

 

파란옷 입은 이분은 스테반입니다. 스테파노라고도 하죠, 개신교에서는 집사라고도 하고 성공회에서는 부제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스테반은 아시는것 처럼 최초의 순교자입니다. 무릎쪽에 있는 무더기는 돌무더기 입니다. 돌에 맞아 순교한 최초의 순교자, 순교자의 대표로 저쪽에 서 계신건데요, 그런데 앞에 뭔가를 한아름 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식량, 즉 빵입니다. 스테반은 예수님 당시에 식량을 관리하고 배급하는 분이셨다고 합니다. 저 자리에 스테반이 계시는 이유는 두가지인데요, 하나는 순교자의 대표적인 분으로 서 계시고, 또 하나는 교회는 구제사업 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두루마리를 보고 계시는 분은 요한사도입니다. 요한사도는 아시는것 처럼 성경의 여러편을 집필

하셨죠, 예수님이 들고계시는 요한복음서를 비롯해서 요한1서,요한2서,요한3서 그리고 요한묵시록까지 

그래서 아마 글을 쓰는 폼을 하고 계시는것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루마리 밑에 독수리가 있는데요, 독수리는 요한이 쓴 요한묵시록 속에서 요한을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그런데 저 독수리는 그냥 독수리가 아니고 등에 날개가 여섯개, 눈이 앞뒤로 빼곡하게 박혀 있는 독수리입니다. 

 

 다섯분의 성인 그 가운데 성모마리아의 품에 안겨있는 아기예수님인데요, 아기예수님의 발 아래에는 비둘기 두마리가 있습니다. 성경속의 비둘기는 정결, 예물, 희생, 재물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을 위한 희생, 재물로 오셨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마리아님 옆으로 빨강 망토를 입으신 분은 예언자 이사야 입니다. 예수님 탄생 이전 분이시니깐 어쩌면 구약의 자리입니다. 저분은 예수님을 로고스 말씀이라고 하다면 말씀을 예언하고 신약에 와서 완성했다는 의미를 가질수 있습니다. 

 

 

가장 오른쪽에 주교님 한분이 서 계신데요, 4세기경 터키 어느 마을의 주교님이신 니콜라오 성인입니다. 니콜라오 성인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원형이라고도 합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마리아님 다음으로 추앙받는 분이시라고 합니다. 저분은 아주 부자집 아들로 태어나기는 했지만 구제사업을 굉장히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니콜라오 성인의 발치에는 아기들이 있는데요, 주교님의 모습으로 아기들을 축복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어깨쪽에 흰 돗이 있는 배가 한척 있는데요, 터키쪽의 바다는 선원들이 많은 곳이어서 선원들의 수호 성인이기도 합니다. 니콜라오 성인은 교회의 대표로 저자리에 계시는 것인데요 또한 대한 성공회 전체에 수호성인 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자이크화 성인들의 아래쪽에 띠로 된 글귀가 보이는데요, 저 글귀는 순교자가 찬미하고 요한같은 사도가 주를 찬미하고 이사야같은 예언자가 주를 찬미하고 교회가 주를 찬미한다는 찬미가 입니다. 지상에 오신 예수님은 시간안에 계시는 분, 천상에 계시는 예수님은 시간넘어 계시는분의 이야기가 저 모자이크화 안에 모두 들어 있습니다.  

 

왁자지껄한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 경건하고 조용한 기분을 느끼고 싶을때, 이곳 성공회 성당에 돌아보며 일상의 상념을 털어버리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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