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맛집, 동무밥상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는 금강산은 물론이고 평양에 갈 일도 꽤나 있었죠, 이명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남북교류가 꽁꽁 얼어 붙어 버렸지만, 그 당시 북한에서 천하제일진미 또는 민족요리라고 내세우는 평양의 옥류관 냉면을 먹고온 후배가 그러더군요, "형~ 합정역 양화대교 북단에 북한 음식점이 있는데 평양 옥류관 냉면과 가장 가까운 맛이 나니 한번 가보세요." 라고 합정역 맛집을 추천 해 줍니다.
세계 10대 맛집으로 불리는 평양 옥류관은 우리나라사람에게 알려진 대표적인 북한 식당입니다. 옥류관의 대표메뉴는 '평양랭면'으로 100%메밀면 위에 고기 편육과 절인 무 등을 올려 하루에 딱! 만그릇만 판매한다고 합니다. 만그릇에서 옥류관의 인기와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 가죠.
평양 옥류관에서 교육을 받은 함경도 출신의 요리사가 운영하는 북한음식 전문점 '동무밥상' 입니다. 요리사이자 주인인 윤종철씨는 1998년 탈북해 중국을 거쳐 2000년 한국에 정착한지 15년 만인 2015년 '동무밥상'을 열어 북한 냉면의 맛을 알리고 있습니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면서 수요미식회와 한식대첩 같은 굵직한 TV프로그램에 나오더니 지금은 웨이팅 없이는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됐습니다.
동무생각 평양냉면, 그 슴슴함
이른 더위에 본격적인 냉면철이 다가 왔습니다. 그런데 원래 냉면은 겨울음식이라고 하죠? 차가운 얼음육수를 부어 나오는 흔한 여름냉면과 달리 평양냉면은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육수에 메밀면과 고명이 얹어 나옵니다.
이날 아침, 김어준 뉴스공장에서 황교익 요리평론가는 "평양 냉면의 육수맛은 평양에서 키우던 소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소는 겨울이 가장 맛있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옥류관 평양냉면 맛의 비법은 '평양소'에 있다고 합니다.
커다란 놋대접에 소담스럽게 담긴 메밀면이 고기와 달걀, 무 고명과 함께 나왔습니다. 대접이 크다보니 냉면이 작아 보이지만, 결코 적지 않은 양 입니다.
얇게 썰어 나온 찹쌀순대 입니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맛은 진심 맛있습니다.
찐만두는 반질반질 촉촉하며 한 입 물면 입 속으로 향긋한 풍미가 전해 집니다. 무조건 먹어봐야 할 메뉴 입니다.
기본반찬으로 나온 배추김치,깍두기,콩나물입니다. 맵지않고 짜지 않습니다.
당면으로 채워진 일반 순대와 달리 찹쌀과 돼지머리고기, 채소 등으로 꽉 채워져 있어서 쫀득쫀득한 식감에 순대 특유의 잡냄새가 없어서 좋습니다.
함께 간 일행은 만두속에 넣은 고기의 잡냄새가 나지 않아 너무 맛있다고 합니다.
맛과 함께 가격도 다소 비싼감이 있습니다.
식다에는 한식대첩 출연진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식당 벽면에 붙은 사진들 입니다.
한식대첩 포스터도 한장 붙어 있습니다.
여름이면 가게부터 합정역 8번출구까지 줄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오픈시간은 11시30분, 월요일은 휴무
가게가 생각보다 적아서 꽉 채워 앉아도 열댓명 정도 밖에 앉을 수 없습니다.
냉면과 순대, 만두로 배를 채우고 나오면서 함께 갔던 일행에게 "또 오고 싶냐"고 물었더니 당연하답니다. 포스팅을 쓰고 있는 지금도 동무생각의 평양냉면과 만두가 생각나서 입에 침이 고입니다.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이민가고 싶단 생각도 안들고 이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좋은 세상이 온 거 맞죠? 잃어버린 10년 동안 단단하게 걸어잠긴 남북한의 빗장이 하나 둘씩 풀리면서 평양으로 옥류관 냉면을 먹으러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200km, 한나절이면 먹고 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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