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보약이다.
프롤로그: 제천 닷돈재에서 신나는 하루를 보내고 만수계곡까지 돌았더니 점심시간이 훌쩍 넘기도 하고 시장합니다. 다음 일정은 제천 수산리에 있는 자드락길 6코스인 '괴곡성벽길'을 걷기 위해 30분 이상 이동해야 합니다. 그 전에 점심을 먹어야 할것 같아 제천 맛집을 검색합니다. 그런데 제천에는 눈에 띄는 맛집이 없습니다. 아무리 검색을 해 봐도 갈만한 곳이 나타나지 않네요.
일단 수산리로 가기로 합니다. 가다가 마음에 드는 아무 식당이나 갈까 합니다. 그런데 가는 내내 식당이라곤 보이지도 않고 논밭만 즐비 합니다.
덕산면이라는 간판이 나타나고 조금을 더 가니 '밥상위의 보약한첩'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제천이 원래 한방, 약초로 유명한 곳이라 몸에 좋은 약초를 이용한 요리를 하나 생각합니다.
얼마를 더 갔을까. 밥상위의 보약한첩 현수막이 또 보입니다. 그 뒤로도 한번인가가 더 보이더니 덕산면 회전교차로에 들어섰을 무렵. '밥상위의 보약한첩'이라는 입간판이 보이면서 그 넘으로 식당이 눈에 들어옵니다.
갈지 말지 망설이다. 회전교차로를 지나버렸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저기 가보자"라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합니다. 차를 돌려 회전교차로에서 세시방향의 마을길을 따라 식당에 도착합니다. 식당앞에는 넓은 브로콜리 밭이 있는 한적한 마을에 새로지은 깨끗한 건물 입니다.
식당에 들어서자 향토음식 대상을 받은 간판이 걸려 있고 뭔가 제대로 찾아온 느낌이 듭니다. 식당이 있는 이층으로 올라가자 한 방송국에서 여러가지 요리를 촬영하고 있습니다. '향토음식'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이층 야외 식당 뒷편 비탈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들꽃이랑 앵도같은 유실수들이 심어져 있습니다. 밖에서 보는것과 달리 볼게 많은 식당인것 같습니다.
밥상위의 보약한첩으로 들어가 봅니다.
농가맛집, 밥상위의 보약한첩, 줄여서 밥보라고 합니다.
향토음식 대상과 슬로푸드 금상을 받은 곳입니다. 점점더 궁금해 집니다.
식당에 들어서자 단체 손님이 막 휩쓸고 지나간 듯 모든 테이블에 깨끗히 비워진 접시들이 가득 합니다.
창밖에는 한창 수확중인 부로콜리가 천지 입니다. 부로콜리는 토양이 비옥한 곳에서만 자란다고 하는데 제천이 그렇다고 합니다.
월악산 자연이 선사한 깨끗한 농산물과 고향의 손맛으로 탄생한 건강한 향토식당이라고 합니다.
영양밥에 더덕구이, 돼지고기 수육, 꽁치구이, 된장찌개, 약초 장아찌모듬 구성인 점심특선으로 주문합니다. 밥보에서는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직접 담근 된장과, 간장, 고추장으로 요리한다고 합니다. 모든 음식들이 정갈하고 맛깔납니다. 그리고 한 입 한입 보약을 먹는 느낌이 납니다.
향기가 좋은 더덕구이와 부드러운 돼지고기수육 입니다.
약초를 넣은 부침개와 익지 않은 뽕나무열매인 오디로 만든 짱아찌도 짜지 않고 맛있습니다. 그리고 특이합니다.
후식으로 나온 산딸기와 오디입니다.
메뉴는 점심특선과 밥보 정식 으로 단촐 합니다. 그리고 오미자,오디효소, 각종 장아찌 만들기 체험도 한다고 합니다.
2층 야외 식당 한켠을 가득 메운 화초들입니다.
뒷편 산비탈은 꽃동산이 따로 없습니다. 마음씨 좋은 여사장님이 잘익은 앵도며 딸기를 마음껏 따 먹으라고 합니다. 와이프는 동네가 마음에 들었는지 덕산면으로 귀촌을 할까 하는 진심인지 농담인지 야릇한 이야기를 합니다. 덕산면에는 제천간디학교와 혁신초등학교가 있을 정도로 공동체가 잘 이뤄진 농촌체험 특화 마을이기도 합니다. 밥상위의 보약 한첩 뿐만 아니라 푸근한 인심까지 보약 두첩을 먹은 기분의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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