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고치는 세운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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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의 기운, 세운상가

왕년에 사람들로 붐비던 한가락 했던 세운상가는 점점 쇠락해 가고 있습니다. 찾는 사람들도 많지 않고 건물은 점점 더 낡고 좁고 불편해 슬럼가 한가운데 있는 느낌입니다. 

요즘은 눈꼽만한 저항, 콘덴서같은 전자 부품들도 모두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는 시대입니다. 굳이 세운상가에서 발품을 팔아가며 전자부품을 찾는 사람이 잘 없죠.

세운상가는 미로처럼 얽힌 골목 곳곳에 크고 작은 가게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각각의 가게들에는 특화된 부품들을 팔아서 세상에서 못 구할 부품이 없다고 했었죠, 그리고 전자부품과 함께 전자제품을 수리하던 장인들도 이름을 떨치던 곳이었습니다. 

오디오 좀 한다는 사람치고 '세운상가 황기사'나 '연음향사' 같은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니 말이죠. 세상에 못 구하는 부품도 없을 뿐 더러 못 고치는 전자제품도 없는 곳이죠.

LP 턴테이블, 추억을 듣다.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재택을 하게되고, 책장위에 올려뒀던 오래된 리시버와 턴테이블을 다시 내렸습니다. 그런데 십년을 넘게 먼지를 덥고 있던 터라 한쪽 출력에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고치는건 인터넷으로 할 수 없으니 별 수없이 몇 차례 세운상가 빈티지 오디오 수리점를 찾아 왔었죠. 

그런데 오랫만에 들렀던 세운상가가 리모델링 이후로 곳곳에 재밌는것들이 생겼네요. 박원순 시장 시절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세운 프로젝트'로 건물이 단장됐고, 역사와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들이 나타났습니다. 지금 오세훈 시장의 재개발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추억을 고쳐 듣다

세운상가 2층

세운상가 2층에 올라오면 한쪽에 전시공간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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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협동조합 청음실

수리수리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청음실 입니다. 

수리수리협동조합 청음실

이곳은 무료로 원하는 음악을 오래된 LP로 들려주는 청음실인데, 노래를 찾아 상주하시는 분에게 이야기 하면 LP로 직접 들려줍니다. 7080 레트로 감성 물씬 풍기는 곳입니다. 

수리수리협동조합 청음실

우퍼 사이즈가 엄청난 스피커와 매킨토시 턴테이블, 앰프에서 든든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 나옵니다. 

수리수리협동조합 청음실

많지는 않지만 대중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LP판을 골라 들을 수 있습니다.

세운상가 LP 턴테이블

민감한 기계이다 보니 직접 만지지는 못하게 해놨습니다.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 들어 볼 수도 있고, 자신이 소장한 LP판을 가져와서 들려 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세운상가 1층에 있는 종로좌판이나, 부근 종로레코더 같은 곳에서 lp를 구입해서 이곳에서 청음해보면 딱 좋을것 같습니다. 

매킨토시 앰프와 진공관앰프, 못해도 40년은 더 된 기계들 입니다. 

지금은 플레이어가 없어서 듣기도 힘든 비디오테이프와 cd, 그리고  저 뒤에 있는건 게임팩일까요?

청음실 옆으로는 세운상가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 전시공간도 있습니다. 

세운상가에서 생산되는 전자부품들

빈티지 오디오 수리점을 재현한 전시 공간 입니다. 

빈티지 스러운 라디오

릴테이프 등 다양한 오디오 기기들

수리공간을 재현해 놓은곳 입니다.

원샷 018간판, 정말 오랫만에 봅니다. 저의 첫 휴대폰인 pcs 018... 시간이 멈춘 간판 이네요.

오랫만에 방문한 세운상가, 예전보다 찾는 사람들이 없이 웬지 휑한 느낌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볼거리와 전시공간들이 생겼고 옥상 전망대도 가볼만 합니다. 주변에 작은 맛집들이 있어 맛집 탐방도 재미있고요. 종묘와 이번에 연결된 창경궁 연결로를 걸어도 좋고, 시끌벅적 광장시장도 가깝습니다. 

시간이 멈춘듯한 세운상가의 시간은 언제 까지 이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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