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허름한 뒷골목, 추레한 중국집에서 찾은 만두 맛집
원래는 합정동에 있는 모 만두를 먹을 계획이었지만, 일요일은 일찍 문을 닫는 덕분에 급조해서 찾아간 연남동 편의방(편의점이 아니라 중국집 이름이 '편의방'입니다).
연남동에는 편의방 외에도 이품만두나 하하 같은 유명한 만두집이 있습니다. 이품만두는 먹어봤기에 패스하고 하하는 문앞에 줄이 있어 패스, 결국 편의방으로 오게됐습니다.
지금이야 연남동하면 '연트럴파크'라는 이름으로 핫플레이스가 됐지만, 과거에는 기사식당들과 화교들이 하는 중국집들이 골목 칸칸을 채우고 있던 낡고 오래된 동네였었죠.
그랬던 연남동이 지금은 '걷기 좋은 곳'이란 타이틀과 함께 보행자 중심의 상권이 형성되면서 트렌디한 까페와 술집, 식당들이 꽉꽉 들어차 임대료가 하락하고 있는 인근 홍대와 달리 최고 주가를 날리며 폭탄 임대료로 악명이 높은 곳이 됐습니다.
네비게이션에 찍은 '편의방'은 길가에서 좁은 골목 안으로 이어집니다. 차가 겨우 한대 지나갈 듯한 좁은 주택가 뒷골목, 이런곳에 무슨 식당이 있을까 하면서 들어가 봅니다. 그리고는 허름하기 그지없는 식당과 간판을 발견했습니다. 연남동 편의방은 핫플레이스라고 하는 연트럴파크에서는 한참 벗어난 변방에 있는 작은 중국집 입니다. 그리고 길가도 아닌 골목 안에 있어 주인이 얼마나 자신감이 있으면 이런곳에 식당을 냈나 싶더군요. 다행히 대기가 없어 바로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테이블 6개 정도의 작은 식당안도 바깥 분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뭔가 어수선하고 중국말을 하는 종업원들의 복장도 지저분하고 깨끗하지 않는 주방까지 훤히 보여 "아이쿠야~" 라는 탄성이 새어 나옵니다.
그러나 저러나 일단 왔으니깐, 그리고 맛있다니깐, 먹고 가야죠, 짜장면은 6,000원이고 만두는 생선만두 빼고는 모두 7,000원 입니다. 생선만두가 맛있다고 하던데 그냥 물만두, 군만두와 짜장면을 주문합니다.
얇은 면의 노란 짜장면과 싱거운듯한 짜장소스위에 오이채가 올려져 있는 짜장면은 그냥 그런 평범한 짜장면맛 입니다.
만두는 주문과 동시에 만들어 튀기고 삶습니다. 기름에서 막 꺼낸 군만두는 겉이 바삭바삭하고 속은 고기가 가득차 씹는 맛이 있습니다.
만두가 보기보다 커서 한입에 다 들어가지 않습니다.
속이 꽉 차 있는 군만두 입니다. 가격에 비해 푸짐합니다.
얇지 않는 만두피가 쫄깃하고 육즙이 환상적인 물만두 입니다.
물만두는 한입에 먹기 좋을 정도의 크기입니다.
간장 소스에 푹~찍어도, 찍지 않아도 간이 적당합니다.
이거 한입 깨물면 육즙이 콸콸콸 샘솟듯 흘러나오는게 '만두 마니아들의 성지'이자 '미식가들이 숨기고 싶은 맛집'이라는 명성이 빈 말이 아닙니다.
쫀득한 만두피에 고기의 누린맛이 없이 담백하고 고소한 그리고 육즙이 흔건한 중국식 물만두입니다.
지저분한 첫 인상과는 반대로 또 오고 싶은 맛을 품은 편의방 만두를 배 불리 먹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이품교자를 보며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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