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천지가 여기 있었네 첫날 백두산 서파에서 북파까지 트래킹을 마치고, 둘째 날은 아침 일찍부터 북파 천문봉에서 천지의 장관을 보았다. 다음 여정으로 소천지와, 녹연담을 소개한다. 산문에서 백두산 북파코스 입구, 백두산 천지 북쪽에 있는 소천지, 백두산 천지화구의 기생화구이며 화구호에 지하수가 고여 형성된 작은 호수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고요한 호수위에 비치는 흰색 사스레나무 반영이 신비롭다. 한국에 이런곳이 있었더라면 수많은 진사님들의 사랑을 받는 출사지가 되었을 것 같다. 물이 들어 오는 곳은 있으나 나가는 곳은 없고 수심 10m 정도 된다고 한다. 넉넉잡아 십오 분이면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호수 주변에는 사스레나무가 울창하다. 뒤쪽 바위에 '은환호'라는 붉은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중..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5. 21. 10:13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 두 번 다시 못 볼 수도... 대게 백두산하면 자동차로 서파나 북파에 올라 천지를 보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천지만 보고 발길을 돌리기에는 너무 아쉽다. 골골이 숨어 있는 꽃이며 풀이며, 광활하게 내려 뻗은 대지의 주름 하나하나 까지도 담아 보고 싶다. 백두산 화산이 곧 폭발할거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백두산은 휴화산이다. 잠시 분화를 멈췄을 뿐이다. 최근 화산 폭발 전조가 여기저기서 일어난다고 한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확률이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 99%라고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아이쿠~ 어쩌면 두 번 다시 못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천지가 용암이 펄펄 끓어 넘치는 불구덩이로 변한다는 게 실감이 가지 않는다. 지리산을 여러번 올..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4. 29. 14:28
백두산 서파에서 북파까지 트래킹 외장하드를 뒤지다가 몇 년 전 갔었던 백두산 트레킹 폴더를 발견했다. 한장 한 장 사진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머릿속에 맴돈다. 날씨도 좋고 사진도 좋다. 이렇게 외장하드안에만 처박아두기 너무 아까워서 끄집어 내게 됐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우리나라 뼈대를 이어주는 산줄기를 백두대간이라고 한다. 백두대간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백두산, 아쉽게도 반쪽은 남의 땅이 됐고 나머지 반쪽은 가 볼 수도 없는 곳이 됐다. 천지를 가운데 두고 동서남북에 따라 동파,서파,남파,북파라고 하는데, 파는 중국말로 '언덕'이라는 뜻이다. 남파와,동파는 북한 영토라서 갈 수 없다. 지금은 중국땅이 되어버린 백두산의 반쪽, 서파에서 북파까지 한발 한발 소중히 걸었던 기억을 되살렸다. 백두산 서파북파 ..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4. 29. 14:23
이 신발과 함께했던 추억을 사랑한 사람일거다. 지리산 피아골 산장을 하셨던 나는 이렇게 까지 무엇인가를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그의 애장품에서 사랑의 향취가 느껴진다.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4. 28. 17:12
일년만에 찾은 도선사광장 1년에 천만명이 찾는다는 북한산, 그 중에 가장 많은 수의 등산객이 우이동 도선사 광장을 통해 북한산으로 오른다.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우리나라 최고의 비경중 하나로 뽑힌다. 남쪽으로 노적봉과 만경대가 동쪽으로 전국최고의 암장인 인수봉과 설교벽, 북쪽으로는 숨은벽과 염초능선이 공룡의 등뼈처럼 흘러 내린다. 이제는 도선사 광장을 제집처럼 뛰어놀던 덩치큰 진돗개와 골든리트리버 은비,까비도 찾아 볼 수 없다. 가게앞에 있던 접이식 테이블과 의자에서 한잔 막걸리와 맥주며 맛있던 국수도 이제는 먹지 못한다. 왁자지껄했던 그때 많이 그립다. 도선사 광장 중앙에 자리잡은 석조석가여래좌상 둘레에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도..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4. 21. 16:06
산과 관련된 잡지에서 사진 찍는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어떤 산이 가장 좋아요?”이라는 질문이다. 산을 잘 몰랐던 초창기에는 그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산 기자였지만 상당히 부담스러운 질문이었던 것이다. 그럴 땐 무난하게 “국립공원 산이 좋죠” 라고 대답하곤 했다. 우리나라에는 4000여개의 산이 있다고 한다. 그 중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은 16개이다. 이들 국립공원은 귀하디귀한 보물과 같은 존재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산 중에서도 수려한 자연경관을 품고 희귀동식물들이 살아 숨 쉬는 천혜의 명산들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 어떤 산이 가장 좋으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국립공원이 좋다는 나의 대답이 그저 둘러대는 답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사람들은 천혜의 자연에서 삶의 에너지..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3. 16. 19:53
등산화 밑창이 떨어지는 이유 코앞까지 봄이 다가왔다. 한동안 뜸했던 동호회까페도 들어가보며 돌아오는 주말계획도 생각해본다. 나는 등산, 트래킹같이 온전히 두 발로 걸으면서 자연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잘 걷기위해서 무엇이 중요할까? 물론 튼튼한 두 다리가 있어야 겠고, 그 다음이 발을 보호해줄 신발이다. 그런데 트래킹을 하다 보면 신발로 인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하는 사람을 보기도 한다. 대부분 함께 산행을 하는 일행이었는데 등산화의 미드솔이라고 하는 중창이 삭아서 바닥창이 떨어져 버리는 사고였다. 신발 바닥이 입을 쩍 벌리게 되면 황당하면서 창피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 꼴을 하고 어떻게 집까지 가야되나 하는 걱정까지 엄습한다. 어떨때는 바닥창 앞부분이 입을 벌인것 처럼 분리되어 나..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3. 16. 10:01
백양산 삼각봉의 추억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였으니깐 시간은 30년하고도 몇 년 전 이다. 동네어딜가나 보였던 백양산 능선의 남쪽 끝 삼각봉, 당시 우리끼리는 '삼각산'이라고 불렀다. 산 아래에서보면 뾰족한 바위3개가 묘하게 쏟아 있어 그렇게 불렀다. 사상초등학교를 지나 미로같은 골목 몇개를 지나면 경부선 철길을 가로지르는 쇠로 만든 육교가 나왔다. 육교를 지나면 야산을 개간한 계단식 밭들과 판자집들이 너저분하게 있었다. 좁다란 동네길을 따라 산으로 이어진 길을 걷다 보면 키큰 소나무숲 사이로 넓직한 등산로가 나왔다.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이었다. 배낭도 없고 간식도 없고 물통도 없는 맨몸뚱아리, 슬리퍼에 반바지 하얀 런닝티가 전부 였다. 골골이 긴 뿌리를 반쯤 드러내놓고 있던 소나무 숲을 오르다 보면 쏘..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2. 23. 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