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서문김밥, 침 샘을 자극하는 소금의 맛
지난해였던가 강화도 서문김밥이 생활의달인에 방송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강화도로 갈 일이 있어서 점심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찾아간 서문김밥, 재료가 다 떨어져서 영업이 끝났다는 청천병력같은 소리에 헛헛한 마음을 쉽게 달래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3월의 첫 휴일, 강화도로 떠난 당일 여행에서 가장 먼저 들린 곳이 서문김밥입니다. 오늘도 재료가 다 떨어졌으면 어떻하지? 혹시 문을 닫는 날은 아닐까? 혹시 멀리 이사를 가 버린것은 아닐까.. 하는 온갖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검색해서 걸었습니다. 휴~다행히 전화를 받습니다. 그리고 영업을 한다는 말에 얼마나 고맙던지...
네비에 서문김밥을 검색하니 강화읍 사무소 공영주차장으로 안내 합니다. 주차장이 꽤 넓어서 주차는 어렵지 않게 했고요, 서문김밥은 주차장 맞은편 귀퉁이에 간판이 보입니다. 두근두근 줄이 길면 어떻하지 하는 마음으로 후다닥 달려 갔는데 생각했던것 보다 대기줄이 대여섯명 정도로 많지 않아 다행입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줄이 빨리 줄지 않습니다. 주방 안에는 두 사람이 손이 보이지 않는 속도로 김밥을 싸는데 한 사람이 보통 네줄은 기본이라서 시간이 꽤 걸리는것 같습니다.
십분정도 지나니 우리 차례가 옵니다. 좁은 가게 내부에는 메뉴판도 없고 가격표도 없습니다. 뭐가 있어요? 하고 물으니 "한가지 밖에 없어요"라는 대답이 돌아 옵니다. 서문김밥은 맛살과 단무지, 시금치에 달걀, 햄이 들어간 김밥 한 종류 밖에 없습니다. 김밥 가격은 한줄에 3,000원입니다. 원래 2,500원이었다가 원자재값이 올라서 인상됐다고 합니다.
냉큼 4줄을 주문했습니다. 일손이 모자라는지 옆에 지켜만 보시던 할머니께서 김밥을 직접 썰어 주십니다. 서문김밥은 식당안에 앉아서 먹을 공간도 테이블도 없어서 무조건 테이크아웃입니다.
김밥을 받아 들고 나오자 마자 하얀 종이도시락상자에 든 김밥을 꺼내서 한 입 먹어 봅니다. 와~ 세상에 이런 맛은 처음 입니다. 보기에는 특별할것도 없는 그냥 김밥인데 침 샘을 집중 공략하는 이 맛은 형언 할 수 가 없습니다. 아이도 "아빠 무지 맛있어" , 와이프도 고개를 끄떡이며 인정 합니다.
특별할것 없는 김밥이 이렇게 맛있는 이유가 30년 동안 김밥을 만들어 파신 할머니의 내공과 볶은 소금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떤 소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짭쪼름하면서도 짜지 않은 할머니의 김밥. 지금까지 먹어 본 어떤 김밥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맛 입니다.
강화읍사무소 앞 공영주차장 바로 앞에 서문 김밥이 있습니다.
주차장 한모퉁이에 30년 전통의 서문김밥 간판이 보입니다.
생활의달인 서문김밥, 대기줄이 짧다고 안심하면 금물입니다. 한사람이 4줄은 기본.
생활의 달인에 나오셨던 할머니가 계시네요. 그리고 아들인지 딸인지 내외분이 열심히 김밥을 싸고 계시네요.
김밥 4줄, 도시락 두개를 받고 나왔습니다.
김밥 두줄이 들어 있는 도시락, 윤기가 좌르르 반질반질 흐릅니다.
단무지, 달걀지단, 시금치, 햄, 맛살이 당근이 들어간 강화쌀과 할머니의 비법 소금까지, 한 입 씹자 마자 오~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김밥 두줄은 받자 마자 해쳐 버리고 나머지 두 줄은 집까지 고이고이 모시고 왔습니다. 더운 자동차 안에서 일곱시간을 견뎌낸 김밥이 처음 그 맛 그대로 입안을 즐겁게 합니다.
고려산에 진달래 축제가 열리는 4월이면 관광버스들이 박스떼기로 김밥을 사간다고 합니다. 혹시 강화도에 꽃놀이 가실 때, 서문김밥을 먹어 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그런 상황들을 잘 감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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