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토 B1x, 조비산 클라이밍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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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조비산 폐광산에서 진행된 클라이밍 촬영

마치 원주 간현암 같은 느낌의 암장이다. 과거 규석을 채취하던 광산이었던 탓에 동굴 천정에는 퀵드로우들이 어지러히 매달려 있다. 오버행 구간인 루프에서 외벽으로 빠져나가는 코스들이 만만찮아 보인다. 

경기도 용인 외곽에 위치한 296m 조비산, 그 중턱 컴컴한 동굴 주위로 5.9의 초급 코스부터 5.14의 상급 코스까지 총 50여개의 코스가 개척된 조비산 암장이다. 

이번 촬영은 스위스 마무트 브랜드와 함께 진행된 클라이밍 촬영이다. 사전에 북한산 수리봉 암장에서 촬영을 결정하고 답사까지 마쳤지만 장소가 갑자기 조비산 암장으로 바꿨다. 

듣기는 했었지만 와 보지 않았던 곳이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멋진 곳이다. 수리봉 암장에 비해 어프로치 또한 짧고 편한 곳이다. 평일인데도 암장에는 두 세팀이 등반을 하고 있다. 동굴 안쪽편에 연세가 꽤 드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서로 빌레이를 봐 주면서 등반을 하고 계신다. 수 많은 자연암장을 다녔지만 이렇게 연세 드신분은 처음이다. 저 연세에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양해를 구하고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됐다. 모델은 클라이머 차승준씨, 자그마한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에 언듯 봐도 클라이머 같아 보였다. 그리고 한국등산학교 강사님이 빌레이를 위해 동행했다.

프로포토(PROFOTO) B1x 2개와 매그넘 리플렉터, 네로우줌 리플렉터를 준비했다. 이 외에도 카메라와 렌즈, 등반을 위한 안전밸트며 쇠장비에 헬멧까지... 어프로치가 짧았기에 망정이지 큰일날뻔 했다. 

필요한 사진은 딱 세컷이다. 한 컷은 등반을 위한 준비 과정, 그리고 두 컷은 등반컷이다. 수 많은 코스 가운데 모델이 선등할 수 있는 코스를 선택해야 하고,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사진이 그럴사 하게 잘 나오는 코스를 찾는 것이다.

로프 픽스를 하고 어센더로 올라 코스 이곳 저곳을 눈여겨 본다. 그리고 모델에게 코스를 알려준다. 그 이후는 오롯히 렌즈를 통해 등반하는 클라이머의 표정 하나 하나와 손끝과 발끝을 집중해서 주시해야 한다. 

크럭스에 들어서면 새까만 눈동자는 커지고 눈빛은 더욱 빛난다. 꽉 다문 입술 사이로 새하얀 이가 드러나는 그 순간, 그 찰나가 결정적인 순간이다. 위태로운 절벽에 한 가닥 자일에 매달려 있는 신세지만 이 순간만은 모든것을 초월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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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촬영이 진행됐던 동굴 루프 오버행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양해를 구했더니 흔쾌히 자리를 양보해 주신다. 대단하시기도 하지만 마음까지 너그러우신 분이다. 

아웃도어 조명

맑은 한낮이었다면 동굴 안쪽과 외벽의 노출차이로 인해 조명의 세팅도 더욱 세심해져야 했지만, 이날 날씨는 구름 자욱하게 흐린 디퓨즈한 날이다. 일장 일단이 있지만 일장은 노출차이가 고르다는 것이다. 

 b1x 두등과 매그넘, 네로우줌 리플렉터를 세팅한다. 오늘 처럼 구름이 많은 날은 광량이 디퓨즈되어 부드럽고 노출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진 또한 플렛하고 힘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인공광의 개입이 빛을 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날 이기도 하다.     

원래의 계획은 매그넘 리플렉터를 등반이 진행되는 방향의 위쪽인 바위 위로 올릴려고 했으나 마땅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에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어시스트가 절실했다.  

자일은 힘있게, 퉁퉁 쳐 내면서 감아야 곡선이 살아 난다. 

동굴 안쪽을 배경으로 쵸크가루를 휘날리게 했다. 인공조명이 더해짐으로 가루 한알 한알이 눈부시게 표현됐다.  

첫번째 등반, 평온하던 그녀의 입술이 악 다물어지고 표정이 일그러진다. 결정적 순간임을 짐작하고 셔터를 눌렀다. 물론 아닐때도 누른다. 

두번째 동굴 천정, 첫번째 홀드를 잡기 위해서는 사다리에 올라서기도 하지만, 이날은 마무트 담당자가 어깨를 빌려주었다.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는 코스였다. 바위꽤나 한다던 모델도 첫번째 홀드에서 더 이상의 전진을 하지 못한다. 

아웃도어 환경에서의 인공조명 사용은, 번잡하고 번거럽고 성가시고 꽤나 힘들다. 하지만 그 결과를 보면 과정의 수고로움이 잊혀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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