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에서의 한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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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재벌인 삼성가의 안주인 홍라희씨가 관장으로 있는 '리움미술관'

'리움'은 성씨인 리와 뮤지엄의 합성어라고 한다. 홍라희 관장은 서울대 미대 응용미술과 출신으로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한남동 철옹성같은 이건희 회장의 자택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리움미술관'이 있다.

 

모처럼 파란 하늘과 따뜻한 봄기운에 한남동으로 향하는 길은 계속된 정체와 지체로 이어졌다. 

 

으리으리한 미술관의 위세와 럭셔리한 내부에서 삼성의 대단함을 실감하며 미술관으로 입장.

 

뮤지엄1관은 고미술을 뮤지엄2관은 현대미술을 전시한다.  전시 관람 요금은 상설전시 일반 1만원, 청소년 6천원, 디지털 가이드 대여비는 2천원이다.

 

특별전시되고 있는 양혜규 작가의 '코끼리를 쏘다 코끼리를 생각하다'전시는 일반 7천원, 청소년 4천원이다. 


상설전시와 특별전시 모두를 관람하려면 데이패스 일반1만3천원, 청소년 8천원을 구입하면 된다. 디지털가이드는 무료다.  

 

 

현대식으로 잘 지어진 미술관의 외관부터 삼성가의 럭셔리한 분위기가 묻어 난다.

 

 

입장권을 구입할수 있는 매표소겸 안내 데스크,

미술관에 일하는 직원들의복장은 얌전하고 고급스러운 검정색 유니폼에 친절했지만 웃지는 않았다.

 

 

이곳에서 작품설명을 들을 수 있는 전화기같은 단말기를 대여할수 있다.

 

 

전화기 같이 생긴 '디지털가이드'를 들고 작품앞에 다가가면 작품에 대한 설명이 이어폰으로 들린다.    

대여료는 2천원.

 

 

양혜규작가의 '코끼르를 쏘다 象 코끼리를 생각하다' 전이 전시되고 있었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 일까? 작품은 난해했고, 주제와 연관성을 찾기 힘들었다.

 

 

 

조지 오웰의 수필 '코끼리를 쏘다'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가 코끼리를 은유적인 매개로 삼아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사유와 상상을 펼쳤다고 한다.

지푸라기로 만든 신전같아 보이는 작품이다. 

 

 

공사장 한켠에 쌓아둔 박스때기인줄 알았는데 이것도 작품이다. 제목은 '창고피스', 보관할 곳이 없던 작품들을 전시장에라도 보관하려는 작가의 궁여지책에서 비롯됐다. 23점에 달하는 양헤규의 초기 작품들은 미술품 운송업체가 포장한 그대로 네 개의 운반용 나무 팔레트 위에 차곡차곡 쌓여'창고 피스'로 재탄생한다.... 그런가 보다.

 

 

회화나무 괴목에 바둑판을 박아 놓은 작품, 세상 모든 사물이 보는이의 생각에 따라 쓰레기도 될 수 있고 작품도 될 수 있다. 말 만들기 나름이겠거니 한다. 너무 비판적인가?

 

 

 

광원조각 시리즈 중 하나인 '서울 근성', 다양한 일상적 사물들을옷걸이용 행거에 전선, 전구 등과 함께 매달고 얹으면서 어떤 인물을 형상화 한다고 한다.... 그리고 작가는 자신이 포착한 도시, 서울과 서울 사람들의 모습을 구체적인 오브제로 생생하게 그리면서, 악착같이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의 근성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과 경의를 표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난, 망해버린 공장에 얼기설기 버려진 전깃줄 같다. 고물수집가 들이 눈독 좀 들일듯한 구리선,

내가 붙인 제목은 '돈 좀 되겠네' ...

 

 

지하1층 전시장은 꽤 넓었고 곳곳에 검은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호시탐탐 지켜보고 있다. 휴대폰 이외의 촬영장비는 사용할 수 없고, 동영상도 금지다. 이 파노라마 사진은 아이폰6로 촬영했다. 

 

 

직원들은 사뭇 '캡스'에서 출동한 경비원처럼 다소 경직되어 부담스런 얼굴과 표정들이다.   

 

 

'이웃만들기'라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코끼리 공방이다. 관람객들이 작가 양혜규가 사용했던 일상의 사물들을 재료로 의인화 조각을 만들고 다른 관라객의 조각들과 함께 대형 걸이에 걸어 보면서 리움이라는 시공간에서 특별한 이웃관계를 형성한다'라고 하는데..

 

 옷걸이, 노끈, 색색의 실과 그물망, 자잘한 반짝이 들을 놓고 뭔가를 만들어 보라고 하는데...

작가가 의도하는 수공의 미학은 모호하고 어려운 경험일 뿐이었다.  

 

 

작가 양혜규가 작업의 가장 중요한 도구로 삼고 있는 것은 수많은 책 읽기라고 한다.

이렇게 책이 놓인 테이블 또한 작가의 작품인지 앉아서 보라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시커먼 유니폼의 직원 둘이 째려 보고 있어서 눈치만 봤다.  

 

 

작품제목 '거꾸로 가는 지렁이'

양혜규 작가만큼이나 난해하다.

 

 

 

작가가 예전에 살았던 아현동의 어느집을 동영상으로 보여주며 사방에는 블라인드와 향냄새가 뿜어져 나왔다.

 

 

 

 

 

상자에 가둔 발레 라는 제목의 작품, 그나마 꽤 그럴싸 해 보이는 작품을 만났다.  강철 스탠드, 금속 격자, 분체 도장, 바퀴,놋쇠 도금된 방울, 금속 고리, 강선.... 사용된 재료가 안내 단말기에 적혀있다. 사실 재료는 궁금하지 않았는데...물론 그 뒤에 긴 내용도 있다.

 

 

올챙이 알 처럼 우글우글 모인 놋쇠 도금된 방울

이렇게 찍은 사진의 시선은 작가의 의도와는 달라도 한참 다르겠지?

 

 

 

방울들을 엮어 만든'소리 나는 의류'라는작품인데... 유일하게 관람객이 만져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조각물의 무게와 착용감은 몸에 대한 인식과 조각의 물성 등을 몸으로 느낄 수있게 한다. 방울소리는 전시장에 청각적인 효과를 더한다. 몸의 움직임이 청각과 공명하는  이 공감각적인 작품은 방울이라는 소재가 불러오는 다양한 연상작용으로 더욱 풍부 해진다. 라는 내용인데...그냥 재미있다.

 

 

이것 또한 7살이 되지 않으면 몸에 걸치지도 못한다고 한다. 옆에 있는 직원이 흰 장갑으로 아주 소중하게 다루는 작품인데..내가 보기엔 장난감 같기만 하다.

 

 

외국인들도 찾아와서 관람을 한다. 이 사람들은 어떤 생각들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 전시회의 주제가 '코기리 어쩌구...인데 전혀 코기리는 연상되지 못했다. 난 예술적 소양이 부족한 듯...

 

 

 웅장한 높이의 천정, 고급스러운 금속, 대리석, 유리들로 만들어진 건물들이 전시작품보다는 더 눈에 다가 온다.

 

 

파란 하늘 아래  넓은 마당 주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유리창을 통해 보인다. 잘 지어진 미술관이라는 느낌이 든다.

 

 

 

1층 로비, 이곳에는 출입의 제한없이 둘러 볼 수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팔고 있는 아트샵이 있고 몇몇 작품들을 볼 수 있다.

 

 

1층 로비에 있는 번쩍번쩍한 사슴작품,  나와 코헤이라는 작가의 작품인데 제목이 '픽셀-중첩된 사습#6' 이다.

반짝이는 크리스털 구슬 속에는 실제 사슴 박제가 있다.

 

 

크리스털 구슬을 통해 확대되어 실제 사슴 박제의 털이 보인다.

작가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들이 인터넷, 대중매체 등 여러 경로로 유통되는 과정을 통해 모호해지고 불확실해진다는 점을 말하고자 한다는 내용이다.

공감가는 첫번째 작품이다.

 

 

뮤지엄 1,2관은 상설전시로 따로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뮤지엄2관의 지하1층에는 국제현대미술, 1층에는 외국 근현대 미술, 2층에는 한국 근현대 미술이 전시되어 있다.

 

 

예술을 좋아하는 커플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많은듯 하다.




 


 

리움 미술관 앞마당에 설치되어 있는 애니쉬 카푸어의 '큰나무와 눈'이라는 작품. 스텐레스의 공모형이 모여 커다란 나무처럼 우뚝 쏫아 눈처럼 세상을 비추어 보고 있다.

 

 

역시 애니시 카푸어의 '하늘거울'이라는 작품이다.

이쪽은 뒷면, 땅을 비추는 부분이다. 정면의 오목한 부분에는 하늘이 구름들이 그대로 비춰졌다.

 

 

움직이는 조각, 모빌의 창시자로 유명한 알랙산더 칼더의 '거대한 주름'이라는 작품이다.

 

 

미술관을 한바퀴 돌고 내려오는 길, 코끝을 자극하는 진한 향기로 수수꽃다리가 반갑게 인사한다.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다 포기해버린 듯한 관람의 답답함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나에겐 수준이 너무 높았던 전시회였다는 자평으로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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