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마라톤 대회, 나의 첫 하프마라톤

하프마라톤 대회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저의 달리기 인생도 시작됐습니다. 헬스장 트레드밀을 걷다 뛰다 하던 유산소 운동이 코로나로 헬스장이 문을 닫으면서 길거리를 뛰기 시작했습니다. 목감천에서 안양천, 한강합수부까지 5킬로, 10킬로, 20킬로... 점점 거리를 더 해 가고 페이스를 올려갔습니다. 

 

지난해 구로구청장배 10km 마라톤 대회를 중학교 이후 처음 나가서 46분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3.1절 마라톤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머니투데이에서 주최한 3.1절 마라톤 대회는 올림픽공원에서 출발해 한강 자전차 도로를 달리는 코스로 5킬로, 10킬로, 하프에 풀코스까지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가수 홍진영 씨가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 저는 보지도 못했네요.

 

봄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지만 손가락이 살짝 곱아 올 정도의 추위도 있는 영상 4도의 바람 없는 날씨입니다. 하의는 나이키 쇼츠에 컴프레스 슬리브, 상의는 나이키 싱글렛에 시장에서 구입한 2000원짜리 자외선 토시, 모자와 네이키드 허리벨트에 아미노바이탈 5000mg 한 개, 일동 에너지젤 44g 청포도맛 두 개, 폰과 에어팟 버스카드 한 장,  BACC 탄 물 반 정도 넣은 소프트 플라스크, 그리고 블다 바람막이를 넣었습니다. 

3.1절 마라톤대회

인생 첫 하프마라톤 대회

 

9시 스타트와 함께 1시간40분 페이스 메이커를 뒤따라 붙었습니다. 전날까지 무릎이 시큰거려서 테이핑도 꼼꼼히 하며 걱정 했는데 다행히 호흡도 괜찮고 무릎도 아프지 않습니다. 10킬로 까지는 페매 뒤를 바짝 붙어서 잘 달려갑니다. 급수대를 스칠 때면 페매를 뒤따르는 행렬이 우왕좌왕 업치락 뒤치락합니다. 그래서 저는 급수대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8킬로에 아미노바이탈 반 짜 먹고, 12킬로에 반, 그리고 15킬로에 일동 에너지젤 한 개, 18.5킬로에 나머지 에너지젤을 한 개 짜 먹었습니다. 일동 에너지젤은 청포도 맛인데 맛있고 아주 달달합니다.  

 

13킬로 부터 페이스가 조금씩 쳐지더니 급기야 15킬로 지점부터는 다리가 털려버립니다. 두 번째 반환점을 턴 할 때 보니 페이스 메이커와의 거리는 3-4백 미터 정도 벌어져 있습니다. 이때부터 이를 악물고 마지막 힘을 짜내서 뛰어갑니다. 올림픽공원으로 들어가는 짧은 오르막에서는 아무리 팔 치기를 해도 양다리는 걷는 건지 뛰는 건지 반응이 더딥니다. 그렇게 몇백 미터를 더 가니 피니쉬가 보이고 마지막 힘을 짜내 경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는데 이날 5km 뛰기를 끝낸 아내와 아이가 기다리고 있어서 더욱 감격합니다. 

 

하프 마라톤, 1시간 40분 안에 들어오는게 목표였는데, 욕심이 컸나 봅니다. 소중한 첫 하프 기록, 1시간 42분 28초 입니다. 전체 등수로는 하프마라톤 출전자 583명 중에 124등이라고 합니다.  

 

대회가 끝나고 후기를 보니, 오늘 코스가 업힐과 턴이 많았고, 길이 좁고 바람도 있어서 대체적으로 +2분 정도가 오버 됐다고 합니다. 그러면 저는 1시간40분이 되는건가요? 

 

어찌됐던, 한 달에 100km만 뛰자 해서 휴일에만 10km씩 뛰었는데, 장거리 훈련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대회였습니다. 

 

 

 

페이스 기록

킬로미터당 시간 및 심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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